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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십을 배워서 ‘적용’한다면...

최고의 리더십을 배워서 ‘적용’한다면...

  • 기자명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 입력 2012.02.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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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한국의 CEO들은 정말 열정적입니다. 일에서야 이미 세계 최고의 열정과 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고, 여기에 어릴 때부터의 엄청난 학구열까지 자리잡으면서 정말 남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하고 계십니다. 그래서인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고 계시고, 그런 CEO분들을 뵈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정말 밝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런 열정에도 불구하고 막상 CEO분들을 만나보면 근심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자신이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불일치로 인해 난감해 하고, 이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자책하고, 고민하고, 또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오늘은 그런 CEO분들께 한 가지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적어도 CEO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은, 꽤 많은 잘못이 저 같은 리더십 ‘강사’‘전문가’‘교수’에게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배움과 적용 사이의 불일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것도 리더십에 관해서입니다.

기존의 방법이 마냥 옳은 것은 아닙니다!

이순신이라는 최고의 스타 리더 덕분에 제가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강의로, 책으로 자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뭐, 저 혼자뿐이겠습니까? 싸워서 진 적이 없고, 무엇보다 불리한 환경을 대승으로 이끌었던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과거에나 현대에나, 한국이나 세계 여러 나라에나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소재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런 분의 리더십을 배워서 현장에 적용한다면 우리는 놀라운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을까요? 문제는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라는 분들은 한 가지를 깊이 파거나, 한 주제를 연구하면서 다양한 사례의 ‘공통점’ 중심으로 연구를 합니다. 둘다 참 멋진 방식이긴 합니다. 당연히 둘다 한계를 지닌 방식이기도 하죠. 한 가지를 깊이 파게 되면 그 분야에는 정통하지만, 그 외 분야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기 마련입니다. 유학까지 가서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이 현장에서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은 게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후자는 그래도 여러 상황에서의 공통점을 발견하다보니 도움이 되긴 합니다만, 그게 전부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리더십 전문가분들이 이야기한 내용들 역시 위 두 가지 방식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현장에 계신 CEO분들에겐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 한계를 이야기하면서 전달을 한다면 말이지요. 문제가 될 때에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이를 현장의 CEO들에게 돌릴 때 발생합니다. 서로 완벽할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기 시작한다면 이미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 역시 여러 CEO 분들게 사과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똑같은 상황이 없고, 똑같은 사람이 없고, 똑같은 리더는 없습니다!

또다시 제2의 임진왜란이 일어난다면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각광을 받겠죠? 그런데 그런 상황이 또 생겼다면 그 자체로 문제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제대로 배우지 않은 셈이니까요. 과거의 그런 상황을 연구했다면, 그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런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현실은 과거와 전혀 다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저 혼자만의 견해가 아니라 ‘앨빈 토플러’ 같은 위대한 학자분들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과거는 좋은 학습의 사례일 뿐 대부분의 과거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런 상황의 조건이 똑같이 반복되지 않고 ? 그때의 조선이 대한민국이 아니고, 그때의 일본이나 중국이 지금과는 많이 다릅니다 ? 살아가는 사람이 다르고, 무엇보다 리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리더십을 배우더라도 그 배움의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즉, 배운 대로 했음에도 결과가 기대한 대로 나오지 않는 건 너무 당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배우고 적용한 리더분들의 노고는 치하를 받아야지, 질책을 받을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리더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런 결과는 나오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배우는 이유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다 보면 똑같은 시나리오가 나오기를 조금씩 바라기 시작합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정말 시나리오대로 하고, 그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준비하는 게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만, 시나리오 플래닝을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는 과정에서 대비하는 암묵지를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진 않더라도 일단 심리적으로 좀 더 준비된 상태에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고, 배운 내용의 일부분은 실제 현실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지금 현장에 있는 수많은 직원들, 구성원들은 분명 과거 속에 등장하는 그 회사, 그 직원들이 아닙니다. 심지어 그 리더와 여러분도 다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배움을 통해 나만의 리더십을 만드는 건 어떨까요? 우리 회사에 맞는 리더십 모델을 개발하고, 우리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전략과 전술을 찾아내기 위한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런 목적으로 책을 읽고, 사례를 연구하며, 글을 씁니다. 오늘 이 글 역시 오늘 이후엔 과거의 글이 되겠지요. 그래도 이 글을 적고, 누군가의 칼럼을 읽는 이유는, 단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을 수 있고, 그 칼럼이 전제하고 있는 유사 상황이 왔을 때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지난 60여 년 동안 전쟁이 나지 않았으니 군대가 필요없다고 믿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이겠습니까...

오늘도 저는 리더십을 연구합니다. 당장 저 자신을 위해서 먼저 연구합니다. 가장으로서도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기 때문이며,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제가 이끄는 조직을 위해서도 훌륭한 리더이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 자리에서는 칼럼을 쓰는 ‘전문가’이지만, 여러 CEO 분들을 만날 때는 저 역시 언제나 겸허한 학습자이길 노력합니다. 제가 이 세상 모든 CEO분들의 경험을 모두 겪을 수가 없기에, 그런 학습자의 태도는 당연한 게 아닐까요? 어느 날이 오면 서로가 서로에게 조언을 하고,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최고의 리더십을 배우길 멈추지 마십시오. 절대 멈추지 마십시오. 다만, 배운 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도 마십시오.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시고, 더 나은, 더 멋진 리더십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신다면 이미 멋진, 최고의 CEO가 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2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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