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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리더, 저런 리더

이런 리더, 저런 리더

  • 기자명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 입력 2012.04.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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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어제 하루 동안에도 정말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삶 같아도 어제 처음으로 생긴 일들이 수십 가지쯤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하루도 고민스러웠고, 어제 하루도 골치 아팠으며, 어제 하루도 우리를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믿어 왔습니다. 한결같이 지내다 보면 언젠가 나를 알아줄 때가 있지 않겠느냐, 면서 말이지요.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긴 합니다. 5분 늦게 가는 시계보다 멈춰 있는 시계가 실제 시간을 맞출 확률이 더 많긴(!) 하니까요.

리더의 생각 스타일

저는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편입니다.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놓고 오랫동안 고심을 하는 편입니다. 대체로는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는 편이고, 안되는 이유보다는 되는 이유를 좀 더 많이 찾는 편입니다. 확실히 저는 도전적이고, 열정적이며, 진취적입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시행착오를 많이 겪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런 저의 도전이 자신들을 두렵게 하고 자주 힘들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무언가에 골몰해 있으면, 덜컥 두려움이 앞선다고 합니다.

반면에 어떤 리더는 ?제 주변에는 잘 없습니다, 끼리 끼리 어울려서 그런가 봅니다? 수백, 수천 가지 상황을 머리 속으로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합리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습니다. 가능하면 안전한 상황을 찾고, 가능하면 유리한 상황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대체로 경험치를 중시하고, 새로운 변화는 최후의 카드로만 사용합니다. 확실히 이런 리더의 결정은 주변 사람들을 안심시킵니다. 자주, 갑자기 결정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며, 자신들보다 몇 배 더 많은 상황을 고려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리더의 행동 스타일

어제도 새벽까지 혼자 고민을 했습니다. ‘다음 십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약 두 시간 정도 고민 끝에 저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음 십년 동안 새로운 일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때가 새벽 다섯 시쯤이었고, 전 제 페이스북에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암시를 남기고 잠에 들었습니다. 두어 시간쯤 지난 후 다시 일어났고, 저의 결정은 속도를 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주변 환경들을 새로운 결정에 맞춰 재편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은 영문을 알지 못합니다. 결정 이후 저의 행보는 남들보다 먼저, 일찍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지요. 뭐랄까, 전장에 앞서 ‘나를 따르라’고 명령하는 전진형 리더라고 할까요?

저의 이런 행동은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많은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저를 따라잡지 못할 때 답답해하기 시작하고, 자신들이 원치 않았던 변화에 대해 설득을 하거나 이해를 구한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투덜댈 수 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맞지 않는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어려움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리더의 모습을 꿈꾸곤 합니다. 자주 이야기하고, 의사 결정에 자신들을 참여시키며, 때로는 이해를, 때로는 설득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합니다. 물론 그런 리더들이 있습니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게 더 중요하고, 전체의 힘을 더 잘 살리는 리더들은 그런 과정을 선호합니다. 확실히 느리지만, 확실히 오랫동안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리더의 감정 스타일

남들보다 먼저, 앞서 가다보면 함께 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투덜대는 걸 너머 다툼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자주 사과하고, 늦게나마 제 실수를 인정합니다. 그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만, 막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문제가 덜 생기게 하려면 속도를 늦춰야 하는데, 속도는 제가 가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도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도를 늦추는 상황은 저를 화나게 하고, 그러다 보니 자주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리더는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기도 합니다. 감정을 변화시킬 상황이 잘 안 생기는 것도 있고, 늘 온화하거나 늘 근엄한 모습이 그 조직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좋은 점은 일관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안 좋은 점은 재미가 없습니다. 기분 좋은 리더가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 같은 게 별로 없고, 늘 다음이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안심되는 건, 그런 모습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듬직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그런 분들의 리더십 스타일이 부럽기도 합니다만, 배우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놀랍게도, 수많은 리더들은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 성향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위의 3가지 조건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을 분류하면 8개의 리더 유형이 나옵니다. 자신을 혹은 자신이 모시고 있는 리더를 한 번 평가해 보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건, 어느 유형이 정답인 게 아니라 그저 차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명한 리더라면,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장점을 개선하려고, 단점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세계적인 리더들을 보면, 개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자신의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줄이는 노력의 성과라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상황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모두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때로는 도전적이면서 때로는 뒤로 물러선 듯 꾸준한 고민을 한다면 어떨까요? 때로는 웃고 울지만, 때로는 듬직한, 변함없는 리더라면 어떨까요? 아이들 만화처럼 변신 카드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에선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본질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알고 갈 필요는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 어떤 생각 유형, 어떤 감정 유형, 어떤 행동 유형이 유리할지 안다면, 적어도 자신보다 나은 누군가를 앞세우는 게 낫다는 생각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후계자까지 세울 줄 아는 리더라고 하지 않습니까?

오늘 하루에도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어제처럼 다 처리해도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겁니다만 ‘오늘은 다른 리더라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을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면서 처리해 보시면 어떨까요?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라, 오늘은 완전히 새로운 하루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2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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