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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일인자, 사장들의 이야기

고독한 일인자, 사장들의 이야기

  • 기자명 정욱형 기자
  • 입력 2009.09.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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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고독한 결단을 내리는
이 땅의 CEO를 위한, CEO들의 마음을 말하다

며칠 전 남편이 내게 책 한권을 건넸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언론사랍시고 코딱지만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아내가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그가 ‘꼭 당신 이야기 같으니까 읽어봐...’며 건낸 책은 ‘사장이 차마 말하지 못한, 사장으로 산다는 것’ 이었다. 표지나 제목이 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공감대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여기 그 이야기를 풀어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독한 CEO들의 이야기라면 CEO에너지 독자들에게도 쉽게 다가서리라는 생각에서다.

이 책은 2005년 12월에 발행돼 지난 5월로 45쇄가 발생된 베스트셀러였다.

그만큼 고민하는 사장들이 많다는 반증일까? 일단 지은이를 보니 서광원 생존경영연구소장이라는 재미난 직함이 눈길을 끌었다. ‘살아있음의 진화’를 지향하는 생존경영연구소라... 그는 신문기자출신으로 벤처기업을 경영하다가 시련을 겪고, 다시 기자생활을 하며 비즈니스현장에서 있었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나와 비슷한 이력이라서 관심이 갔다.

20년 가까운 기자생활에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기사는 많이 썼지만 정착 회사 대표가 되어보니 사장이 된다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모든 선택의 순간에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지 몰라 수없이 고민했고, 내부 조직 운영이나 구성은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장 단기적인 수익구조는 어떻게 짜야할지, 등등등 매순간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많은 에너지업계 CEO를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나름 해결방안이라고 소견(작지만 소중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즐기는 나였지만 정착 회사운영은 초보수준을 면치 못하다 보니 아닌게 아니라 잠못이루는 밤이 많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일기장을 읽는 것 같은 공감대를 느꼈다. ‘그래 그래! 맞아 맞아!’ 아마도 회사의 CEO가 아니라 언젠가는 CEO가 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사회인이라면 쉽게 공감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두 타는 CEO의 심정

‘깊은 밤, 사무실 창가를 서성이며 뭔가를 생각하는 리더는 필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숱한 데이터 검토와 회의를 거쳐 이제 결정을 해야 할 때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안을 검토하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다. 오직 혼자서 해야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결정지어야 한다. CEO가 사인을 하면 내일 아침 모든 구성원은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이 결정에 내 운명이, 회사와 회사에 적을 둔 수많은 이들의 운명이 걸려 있다. 하지만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 사진= 지식경제부 제공
이 책은 구조조정이나 신사업을 시작할 때, 신제품을 출시할 때 느끼는 CEO의 심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어느 조직의 리더나 마찬가지겠지만 한 기업의 CEO는 경영의 매순간이 결단의 연속이다. 마치 작두를 타는 심정이라는 부분이다.

성공하면 인정받고 대우받지만 실패하면 십중팔구 ‘주홍글씨’를 떠안고 살아야 한다.최근 에너지업계는 신재생을 포함한 그린사업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할 투자사업이 없는 것 같은데 뭔가 시작은 해야 겠고 다들 힘들지만 중요한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에 있어 공감이 갈 것이다.

이 책은 CEO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결정의 순간에 국내외 유명 기업들의 CEO들은 어떻게 그 고통의 순간을 넘었는지 사례도 소개하고 있어 선택의 순간을 맞고 있는 CEO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유능한 리더의 길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은 부분이 있다.

사장은 새가슴일 수밖에 없다는 것, 사장에게 숙면의 기회는 그리 많지않다는 것이다. 나도 이른 새벽까지 밤자리에 들지못하거나 이른 새벽에 눈을 뜰 때가 많아졌다. 하지만 나를 잠 이루게 하는 상념들은 모두 미래를, 희망을, 확신을 향해 있다는 점이다.

넘쳐나는 아이디어들로 뇌기능이 마비될 지경이니 어찌 보면 행복한 일이 아닌가? 비슷한 맥락으로 이 책은 ‘열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앞날을 만들어가는 리더에게는 독특한 체취가 묻어난다. 가끔 좋은 강의를 듣기 위해 조찬을 나가보면 중소기업 사장들이나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 임원들과 한 테이블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들과 굳이 명함을 교환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회사상태가 어떤지, 개인은 또 어떤 처지에 있는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유능한 리더에서는 밝고 자신감이 느껴진다’고 쓰고 있다. 늘 밝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면 유능한 리더로 보여질 수도 있고 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 사진= 지식경제부 제공
기다릴 줄 아는 CEO

이 책에서 재미나게 읽은 부분이 있다. 아니 약간은 아프게 읽었다. 어느 젊은 CEO가 첫 1년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1년 동안 CEO를 하면서 ‘참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CEO가 되기 전 여러 부서를 거쳤는데 그러다 보니 은연중에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그걸 경계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직원들이 ‘뭘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면 ‘그거 내가 옛날에 했는데 안됐어’,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겁니다. 상황이 달라졌는데 말이죠. 일을 다 한다고 생각하니 지시를 내리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도 정말 고통스럽더군요, 하루면 될 성부른데 왜 일주일이 걸리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담당 직원에게 전화 한 통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참아야 하는 것도 힘든 일 중 하나였습니다”

절대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CEO에 오른 초보사장들이 겪는 공통된 과정이라니 위안 아닌 위안이 되지만 직원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게 한다. 기자출신 CEO의 간섭이나 지시가 때론 잔소리로 느껴졌을까 살짝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하도록 끈기있게 기다려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이 책은 기다림이란 자연의 본성이며 자연의 포식자들은 각자 훌륭한 사냥꾼이 되어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어찌보면 젊은 직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일을 잘 하고 있는데 풍부한 노하우 오랜 경력…어쩌고 저쩌고 CEO의 생각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지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 책을 추천한다>

언젠가 사장이 되고 싶은 사람,

당장 사장을 그만 두고 싶은 사람

그리고 사장을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리더로서의 고충과 원칙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개인과 조직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 안철수(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정신, 고통을 견디는 인내심 그리고 때로는 자신이나 온 가족의 운명까지 걸어야 하는 것이 사장의 역할이다. 언젠가 사장이 되고 싶은 사람, 당장 사장을 그만 두고 싶은 사람 그리고 사장을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이 책은 우리 사장들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어떠한 비밀이라도 걱정없이 얘기할 수 있는 친구다. 독백을 하고 싶을 때, 잠 안오는 불면의 밤을 곁에서 지켜줄 애인이 되어 주는 책이다.- 이상경(현대리서치연구소) 

크기와 형태는 다르겠지만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의 치열함과 바람들은 사실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이 책은 모든 CEO들의 공통적인 운명과 그 극복 과제들에 관한 이야기를 실감나는 여러 사례를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윤세웅(디자인하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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