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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CEO 풍속도, 과연 변할 수 있을까?

공공기관 CEO 풍속도, 과연 변할 수 있을까?

  • 기자명 정욱형 기자
  • 입력 2013.07.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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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CEO자리를 놓고 예전과 다른 이상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시대가 바뀐 것이다. 최근까지 공공기관의 CEO는 주로 정당이라고 볼 수 있는 정치인과 해당 행정부처의 고급공무원(담당 행정부서) 출신이 나눠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당인은 대학교수로서 인수위에 참여한 경우가 많다.

더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공공기관이 별들의 안식처’였던 시절도 있었다. 그 당시는 장성급을 비롯한 군부출신 CEO들이 공공기관을 장악했었다. 지난 MB정부는 현대그룹이 대부분 이었지만 어쨌든 대기업 출신 CEO들도 공공기관장으로 상당수 임명됐었다.

하지만 해당 공공기관의 소속 직원들이나 출신 임원들이 CEO로 승진하는 사례는 적었다. 에너지관련 분야만 국한 한다면 한국석유관리원의 이천호 전 이사장, 한국석유공사의 서문규 사장, 한국남부발전의 이상호 사장,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방기열 전 원장과 김진우 전 원장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일반적인 회사에서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직장내에서 꿈이 뭐냐’고 설문조사를 하면 상당수가 ‘그 회사의 CEO까지 승진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는 예외였다. 물론 민간기업의 경우도 신입직원이 CEO까지 오를 확률은 극히 적지만 많은 CEO들이 그 회사나 그 그룹의 신입직원에서 시작한다. 부모가 재벌이 아닌 인상.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경우 잘하면 임원, 대부분 1급 직원으로 정년을 맞는다. 민간기업에 비해 정년은 쉽게 보장되지만 CEO까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게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말 능력이 있거나 운이 좋으면 자회사의 CEO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공공기관 CEO 풍속도가 최근 조금씩 바뀔 기미가 보이는 것이다. 새정부 이후 실시된 공공기관의 CEO 공모에 기관소속 임원이나 출신 임원들의 지원이 늘고 있고, 조심스럽게 성공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더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 비서실이 정치인 출신 CEO를 지명하고 있고, 행정부 고위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거기에다 일부 언론이 친박계의원의 입을 빌어 박 대통령이“ ‘모피아(Mofia·옛 재무부 관료 출신)’를 손 한번 볼 것이다” 고 보도하면서 산피아(산업통산자원부 마피아), 국피아(국토교통부)등을 함께 거론했고, 곧 임명될 것으로 보였던 행정관료 출신 에너지공기업 CEO의 임명이 늦춰지기도 했다.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낙하산 부대가 일반 보병부대를 진두지휘하지 않는 시대가 곧 올수도 있다. 공정한 경쟁을 벌여 CEO를 뽑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오랫동안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가장 잘 그 조직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문제는 진정한 실력자를 가려내는 과정이겠지만.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CEO ENERGY>2013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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