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국의 이라크 침략 내막과 밑 빠진 항아리

미국의 이라크 침략 내막과 밑 빠진 항아리

  • 기자명 계충무
  • 입력 2010.03.04 10:0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은 대를 이어 두 번에 걸쳐 이라크를 침공하여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락시켰다. 미국은 어떤 저의로 엄청난 재정 지출과 귀중한 인명 피해를 감수하면서 이라크에 집착하는가를 간단하나마 한번 생각해보고 그 비용을 분석하려고 한다. 물론 석유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으나 과연 석유뿐만 일까? 그 깊은 속셈을 정확히는 알 수 없겠지만 그들이 표면적으로 내 세운 침공의 이유를 유추해보면 어느 정도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세 가지 이유를 공표했다. 첫째 911사태와 사담 후세인이 연계되었으며, 둘째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주변국에 크나큰 위협이 상존하며, 셋째 사담 독재정권을 붕괴하여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고 나아가 민주화를 촉진시킴으로써 중동의 민주화를 선도하는데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석유 때문은 절대 아니라고 부시 행정부 요원들이 강조하는 모습을 우리는 매스컴에서 수차 보고 들었다.

2003년 9월 9·11 사태 발발 일주일 후 필자가 이라크 유전개발 관계로 미국 달라스를 방문해 국제석유회사 경영층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어느 사석에서 9·11사태에 관하여 지도층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내용인즉 ”9·11사태에 대하여 미국의 지도층 인사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으며 어떠한 형태로든지 보복이 있을 것이다. 아주 심각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미국은 역사상 외세의 공격을 받아 본적이 없어 분노와 허탈이 극에 다했을 것이니 어떠한 형태로든지 보복은 필요했으며, 결국 여타의 국익과 연계하여 이라크를 보복의 대상으로 정하고 침공했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이 공격을 받아 2백 년간 지속된 먼로주의가 도전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절치부심했으며, 그리고 Pax Americana를 위해 실력으로 밀어부친 것이다.

미국은 인공위성의 발달로 중동 지역의 CIA 지상요원을 대거 철수시키고 정보위성에 의존했기 때문에 1차 걸프전에서도 이라크의 군사 움직임을 뒤늦게 알고 나서 심지어는 전선에서 망원경으로 확인한 것이 가장 확실한 정보라고까지 비아냥거림을 받았다.

사실상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도 대량살상무기가 이라크에 없다고 보고했으며 보다 세밀한 조사를 위해 시간을 요구했으나 이를 완전히 묵살했다. 터무니없는 영국의 정보가 구미에 맞아 살상무기가 있다고 믿어 침공을 감행했고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을 찾을 길은 없고 급기야 한 영국정보원은 자살까지 했으니 미국은 정말 이라크에 관한 정보가 그렇게 어두웠겠는가? 절친한 이스라엘의 세계 최고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과연 몰랐을까?

필자도 버그다트를 수 십차 다녀왔으며 지도층, 정보관리, 정부요인을 만날 때 마다 핵무기를 넌지시 언급했지만 그런 것은 없으며 오히려 이스라엘은 언제고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사담 후세인은 왜 IAEA의 재조사를 정면으로 거부하여 미국의 침공의 구실을 주었나?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판단과 미국의 침략 야심을 과소평가한 결과이다. 사담은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가 미국의 침공에 대해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 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이들 나라 또한 그 이사회가 개최됐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중국과 프랑스는 석유에 눈독을 드렸고, 러시아와 프랑스는 무기판매 대금(줄잡아 300억달러 이상 될 것임)을 받아내면서 미국의 무력행사를 힘 안들이고 막아보자는 속셈이 깔려있고 이라크와도 내통했다. 그리고 부시 행정부도 이러한 복선이 깔려 있는 것을 알고 여러 안전보장이사국들이 무력행사는 유엔의 결의를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무시하고 유엔 결의없이 서둘러 이라크를 침공한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를 점령하고 이라크의 채무를 탕감해주고 중동에 굳건한 군사 교두보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셋째 이유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매일 듣고 보는 이라크 국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이 강변해주고 있다. 사담 후세인 시절보다 더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으니 전기, 물, 도로, 학교시설병원, 박물관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 없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사실은 필자가 지난번 기사인 ‘석유와 전쟁’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라크는 3개국으로 분리 독립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바 있다.

오늘의 양상은 어떠한가?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등으로 3분 되어 종파분쟁이 극에 달해 극심한 사회 혼란을 빚고 있으므로 온갖 유형의 테러리스트들이 모여 들고 있는 현실이다.

석유만이 살 길인 이 나라는 아직도 석유법이 제정되지 않았으며 중앙정부에서 입찰을 통하여 맺어진 유전개발 계약조차도 무효라고 피소됐으며 쿠르드 자치정부와는 석유수출과 수익배분으로 대립상태에 있다. 그리고 자살 폭탄테러는 얼마나 자주 일어나고 있는가?

사담의 동상을 넘어 뜰이고 처형을 한 것이 고작이니 미군은 해방군이 아니고 자국의 국익을 위한 침략군에 불과하다고 대부분의 이라크 국민들이 하는 말이다. 중국, 러시아, 프랑스와 내통을 하던 사담을 무너뜨리고 중동을 관장하는 미국의 전략 중앙 사령부(CENTCOM)는 이라크 내에 교두보를 확실히 확보했고, 향후를 대비하여 이라크의 현 정부와 ‘주둔군 행정협정 (Status of Force Agreement, SOFA)’도 체결하여 미국은 필요하면 또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 의회의 동의 없이 군대를 파견 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석유 수요의 6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중동에 군사 기지를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아프카니스탄에서 러시아를 몰아내고 확보하려는 의도는 석유 산지인 카스피해연안과 호르므츠 해협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이러한 의도를 사전에 읽어 협조를 통하여 이득을 챙겨야만 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미국은 정당한 이유없이 잘못된 정보가 자국의 정책 방향과 합목적이었기 때문에 이라크를 침략했다. 미국은 대 중동 정책 수립에 있어 항상 두 가지 만을 염두에 두었으니 하나는 석유이고 또 하나는 이스라엘이다. 이라크 침략 전쟁 전 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을 다루는 정치적인 문제가 경제적인 원유 문제 보다 우위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이라크를 조정 통제할 수 있다면 석유와 이스라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스라엘을 중동의 패권국가로 만들고 이라크의 석유 개발되어 석유 생산량이 증대면 미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의존도가 감소하고 나아가 고유가의 견제를 기대한 것이다.

이라크 침공 당시 많은 미국의 전쟁 지지자들은 이라크 침략은 감행하면서 속전속결로 끝나 전쟁비용은 적게 들고 이라크의 민주화, 중동 평화 등이 달성되어 충분히 보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볼 때 이 전쟁은 원인이나 결과로 보아 실로 엄청나고 끔직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제 미국은 목적달성을 위하여 치르고 있는 전비를 살펴보려고 한다. 부시 행정부는 전쟁 이득을 잘못 판단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 비용도 아주 잘못 계산했다. 대통령과 그의 고문들은 단기간에 전쟁이 끝나 돈 들일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이병사들의 장기적인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전쟁의 직접비용은 이미 12년이나 걸린 월남전 비용을 초과했고, 한국의 625 동란 비용을 2배나 넘게 지출됐다.

전쟁전야에 부시 대통령의 경제고문이며 국가경제 위원회의 의장인 L. Lindsey는 전쟁비용이 2000억 달러 정도 될 것이라고 제의했으나 국방장관 R. Rumsfeld는 이를 난센스라고 일축 해버렸다. 그의 국방차관 P. Wolfowtiz는 이라크의 전후 복구는 그들의 석유 수입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예산관리 국장과 Rumsfeld는 전쟁비용은 500억 달러 내지 600억달러일 것이며 이 중 상당한 액수가 다른 국가에서 충당될 것으로 보았다. (2007년도 불변가격으로는 570억달러 ~ 690억달러임.)

당시 행정부는 전비가 얼마 안들 것으로 간과 하면서 무신경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비용예측인가. 한마디로 항아리의 크기도 모르고 더욱이 밑 빠진 항아리라는 것은 짐작도 못했거나 알고도 이라크 침략에 광분해 모르는 체 넘어간 것일 수도 있다. 피 흘리는 전쟁에 몇 천억 달러이 든다면 어느 납세자가 가만히 있겠나?

이와 같이 국민을 속이는 정부의 수법은 미국정부도 별 수 없이 무지에서 또는 교묘한 수법으로 엄청난 피해를 국민에게 주면서 정치적 야욕을 채우고 있다.

직접비만을 계산해도 상당한 금액이지만 실로 눈에 보이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은 전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상자 수이다. 경제적 부담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 지출되는 비용은 대부분 차입으로 충당하고 이미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도 목적달성을 못했어도 터무니 없이 줄잡아 발표하고,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수습하는데 드는 비용은 고의로 얼버무려 버린다.

사상자로 인한 비용은 막대하며 한대에 걸쳐 발생한다. 1991년 걸프전의 경우를 본다면 4개월 전쟁에 69만 여명의 병력이 파견됐고 174명의 사망자와 467명의 부상자만을 냈으나 16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연간 43억 달러가 보상금, 연금, 부상지급금 등으로 20만 명의 부상 재향군인에게 지출되고 있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J. E. Stiglitz와 하버드의 경제학교수인 L. J. Bilmes의 공동 저서 ‘삼조 달러 전쟁’에서 “이 전쟁의 비용은 적어도 미국 부담만 3조불이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The Tree Trillion Dollar War, 부제; The Cost of Iraq Conflict, 2008년 발행)
왜 일반 미국 국민들은 이 엄청난 이라크 전비 지출을 모르는가? 부분적으로는 행정부가 단지 긴급 특별 지출에 따른 비용만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비의 재정 확보는 개전 후 6년이 지난 지금도 긴급 지출제도에 의존하고 있다.)

앞의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0년 9월까지 이런 비용만 7482억달러에 달하고 여기에 여기 저기 감추어진 국방예산, 향후 부상 재향군인 지원비, 그간 마모된 군장비의 재정비 비용 등을 합하면 1조5천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국민들의 사회 경제적인 부담은 더 더욱 클 것이다. 젊은 병사가 이라크에 파견되어 사망하게 되면 그의 가족에게 50만달러짜리 정부 수표를 주는데 이 액수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젊은이의 보상금 보다 훨씬 적다. 이에 더해 불구가 된 군인에 대한 보상은 아주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그리고 중상자 5명중 한 명은 그의 가족 중 한 명이 직업을 포기하고 전적으로 수발을 들어 주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로 인해 미국경제는 이미 삐걱거리고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이라크 전비는 3조달러가 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보수적으로 추정한 수치이다.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전쟁으로 인한 직간접 비용이 장기간에 걸쳐 부담을 주게 되어 국내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없게 되었다. 즉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국가 부채는 의료보험개선, 도로와 교량 보수 등을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미합중국은 부자이고 강한 국가이지만 수조 달러를 위험을 무릅쓰고 낭비하는 것보다 이라크 전비 한 달치만 가지고도 전혀 차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마샬프랜으로 절박한 모슬램 국가를 원조하면 오늘의 반미주의자인 모슬램들의 마음도 살 수 있으며, 세계 수백만의 어린이 들을 질병으로부터 구하고, 현재 아프리카의 원조 금액을 두 배로 늘려 중국의 대 아프리카 영향력의 팽창을 자연스럽게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2차 대전 후 대공황의 회복을 말하며 정쟁은 경기회복을 가져온다고 하나 오늘 날에는 이외에도 경제를 촉진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석유가격은 이라크 침공으로 25달러 대에서 100달러 때로 치솟게 하여 미국정부는 큰 부채국가로 전락했다.

미국은 2009년 금융제도의 혼란으로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실업률은 사상최대이다. 한 장의 암울한 사진을 보는 느낌이다. 이러한 지경에 처에 있으며 여기에 3조 달러는 감안 되지 않았다. 오바마정부는 이제까지 흘린 피와 쏟아 부은 돈의 대가를 최대한 챙기고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 이라크에서 철수 해야만 할 것이다.

글: 계충무 국제아동돕기연합 고문
계충무 고문은 서울대 경제학을 전공했고 한국전력, 대한석유공사(현 SK), 동아건설 등을 거쳐 한국석유공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얼상사와 코람자원의 대표이사 활동으로 국제 자원개발 사업에 남다른 성과를 내기도 했으며 현재 HI&T 사장으로 취임해 이라크 할파야 유전개발 사업을 협상중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