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하락, 생산력 증가…국제유가 하락
유로지역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등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지연됨에 따라 세계 석유소비량은 OECD국가를 중심으로 지난 2월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OECD국가의 석유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OECD국가의 석유소비는 올해 들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이후 비OECD국가의 석유소비량이 OECD국가의 석유소비량을 상회하고 있다. 미국 및 BRICs국가의 석유소비는 꾸준한 반면 유럽 및 일본의 석유소비는 경기 계절적 요인 등으로 비교적 큰 폭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석유생산량은 지난 2월 이후 OPEC 및 비OPEC국가 생산량이 모두 늘어남에 따라 5월중 사상 최고치인 하루 평균 9007만 배럴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석유소비량이 감소를 지속한 반면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2월 이후 수급갭(소비-생산)이 큰 폭 줄어들었으며 4월부터는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마이너스 상황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석유 재고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OECD 석유 재고량이 3월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석유 재고량(전략적 비축유 미포함)은 지난 4월 3억95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5월 3억9700만 배럴로 다시 한번 경신하는 등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 국제경제부 국제종합팀이 국제유가 변동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SVAR모형을 추정한 후 역사적 분해(historical decomposition)를 실시한 결과, 최근 3~4월중의 국제유가 하락은 자기충격을 제외하면 소비충격보다는 생산량 증가 등에 의한 생산 및 투기 충격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변동성 여지 남아있어
향후 세계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유수요가 비OECD국가를 중심으로 늘어나겠으나, 석유생산량이 비OPEC국가를 중심으로 더 크게 증가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OECD국가의 경우 유로지역이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석유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비OECD국가는 올해 중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높아지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석유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란의 대통령 선거 결과 온건파 후보(Hassan Rouhani)가 당선됨에 따라 선거 전에 비해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일부 완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아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등으로 중동지역의 갈등이 현재보다 심화될 경우 유가가 예상보다 급등할 수 있다.
또한 한편 미국의 양적완화규모 축소 가능성,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지속 전망 등으로 국제 석유시장으로의 투기자금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가 변동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 유로지역의 회복이 더욱 지연되거나 중국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유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CEO ENERGY>2013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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