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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原電) 핵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Ⅰ)

원전(原電) 핵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Ⅰ)

  • 기자명 계충무 국제아동돕기연합 고문
  • 입력 2013.09.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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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에너지의 지속적인 위협

‘피크 오일’, ‘석유종말론’, ‘파티(석유에 중독된 문명)는 끝났다’ 등 여러 저서들은 한결같이 석유의 종말을 말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종말이 석유의 종말보다 오히려 먼저 있을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후자의 경우 “석기시대가 돌이 없어서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구가 발명 또는 발견됨으로써 끝난 것이다”라고한다. 화석연료는 온실가스 유발로 지구표면의 평균 온도를 상승시켜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를 조장하고 있는데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석유 보다 먼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어떤 각도에서 보든지 석유사용은 줄여야 하며, 현 여건 하에서는 원자력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핵폐기물의 처리 문제라는 크나 큰 부담을 안고 있다.


▲ 1945년 히로시마시 철저한 파괴 현장

핵에너지는 두 가지 큰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핵무기로서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원전에서 일단 사고가 나면 유독성의 방사능이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누적돼 독성이 없어질 때까지 수십 년에서 수백 만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러니 원전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남아공과 스페인은 이미 원전을 포기했고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은 원전을 곧 폐기 하려고 한다. 한국도 원전 부지를 한번 선정하려면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처참한 광경을 보고 나니 지역 이기주의라고 나무랄 수가 없다. 이처럼 핵 에너지에 대한 평판은 좋지 않다. 기술상의 위험, 군사목적 사용(지구상의 무수한 핵탄두), 폐기물의 독성 등이 가장 불편한 점들이다.


▲ 핵 사고 등급
▲ 최초의 원자탄 투하

68년 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도시 전체가 초토화됐고 20만여 명의 희생자를 내었다. 시내의 집들은 차례로 붕괴되어 내려앉아 버렸고 곧 화마로 사라지기까지 했다. 몇몇 사람들은 집안의 사람들을 구하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시내의 전차들은 핵폭발로 인한 폭풍으로 넘어지고 시내 곳곳에는 불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불에 타거나 이미 죽어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강 속으로 뛰어 들었다. 핵폭발 후 먼지와 핵 분열 생성물이 하늘로 올라갔고 낙진으로 인한 두 번째 방사선 피폭이 시민들에게 내려 앉았다. (별첨 #1) 이는 물론 일본의 항복을 조속히 받아 내려는 목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만들어놓은 원자탄의 위력을 시험해 보려는 속셈도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 1979년 스리마일 원전사고 직후 원전 통제실을 방문한 지미 카터 대통령
▲ 미국 쓰리마일 원전사고

34년 전 미국 쓰리마일섬 멜트다운에 있는 원전에서 일어난 사고다. 시설 외까지 위험을 수반한 사고로 국제 원자력 사고 척도로는 레벨 5등급이다. 그러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별첨#2) 이 사고는 당시까지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였다. 가장 오염이 없고 비용이 적게 드는 꿈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던 원전이었지만, 이 같은 시각은 한 순간에 뒤집혔다. 최첨단 과학기술 수준을 자랑하던 미국에서 일어난 사고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당시 129개 원전 건설 계획이 승인을 받은 상태였지만 이미 짓고 있던 53개 발전소만 건설이 계속됐을 뿐 나머지 계획은 취소됐다. (별첨#3) 사고 종료 후 TMI-2원전은 영구적으로 폐쇄됐고 같은 구조로 된 원자로 7개의 작동이 중지됐다.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은 사고 현장을 방문해 “미국은 새 원전을 짓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원전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나 불신은 증대됐으며, 새로운 원자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운동도 강해졌다. 사고의 원인을 기기결함, 운전미숙, 불완전한 설계 등 복합적인 것이었다. 그 후 원전에 관한 안전 기준, 심사기준 등 법규제정이 강화됐다.


▲ 체르노빌의 후유증
▲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27년 전 구 소련 체르노빌 발전소의 원자로 4호기의 비정상적인 핵 반응으로 발생한 열이 감속재인 냉각수를 열분해시키고, 그에 의해 발생한 수소가 원자로 내부에서 폭발함으로써 생긴 사고다. 폭발은 원자로 4호기의 천장을 파괴했으며, 이 파괴된 천장을 통해 핵 반응으로 생성된 다량의 방사성 물질들이 누출됐다. 누출된 물질에 의한 방사능의 총량은 약 5.3엑사베크렐(엑사는 10의 18승으로 백경이며, 베크렐(㏃)은 방사능 활동의 양을 나타내는 국제 표준 단위. 1초에 방사성 붕괴가 1번 일어날 때 1베크렐이라고 한다.)로 추정되며, 국제 원자력 사고 척도(INES)에 의해 분류된 사고 등급 중 가장 심각한 사고를 의미하는 7등급에 올라 있다.

화재 진압과 초기 대응 과정에서 발전소 직원과 소방대원 등을 포함해 약 1100명의 인원이 투입됐는데, 이들 중 237명이 급성 방사능 피폭 증상을 보였다. 최종적인 진단 결과 134명이 급성 방사능 피폭으로 확진 됐고 이들 중 28명(사고 직후 최초에 투입된 14명의 소방관 포함)이 사고 후 수 개월 이내에 사망했다. 이후에 발생한 사망자를 포함해, 2006년 우크라이나 정부의 집계로는 총 56명이 초기 대응 과정의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했다.

사고 당시 발생한 방사능 낙진은 체르노빌 주변에 있는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세 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으로 퍼져 많은 지역을 오염시켰다. 우라늄-235의 핵분열 생성물 중 하나인 세슘-137의 농도로 토양의 방사능 오염을 측정한 결과, 유럽 전체에 걸쳐 19만 제곱 킬로미터에 이르는 영역이 m2당 37킬로베크렐 이상의 방사능으로 오염됐으며, 주변 3국의 오염 규모는 15만 km2에 이른다.

체르노빌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 중, 세슘과 아이오딘 등의 일부 방사성 원소는 대기권으로 방출돼 사고가 일어난 후 며칠 동안 북반구 전역을 떠돌았으며, 이들은 대기권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지구 생태계를 오염시켰다. 특히 낙진이 집중된 발전소 주변의 3국과 유럽 대륙에서는 농작물과 낙농 제품이 방사능에 오염되기도 했다. (별첨#4)


▲ 생각보다 심각한 태평양 오염
▲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福島 原發 事故)는 2011년 3월 11일, 도호쿠 지방 태평양 앞바다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3월 12일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냉각 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발생한 원전 사고이다. 현재도 방사능 사건이 진행 중에 있으며 일본정부와 도교전력의 불분명한 처사로 그 피해 정도를 알 수 없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등급을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의 최고 단계인 7등급으로 상향해 동급인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비교되고 있다.

2013년 8월 4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최대 1300명, 암 발생건수는 최대 2500건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사고 당시 현장소장이 2013년 7월 10일 식도암으로 숨졌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또 로이터 통신은 2013년 8월 8일 다음과 같은 기사를 발표했다. “고준위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망가진 후쿠시마 원자로에서 매일 300톤씩 방류된다.” 일본의 관계자들이 최근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정부 각료들에게, 방사능 오염수의 처리과정에 개입하여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거대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이 파괴된지 2년 6개월이 지나도록, 원전의 운영자인 도쿄전력(Tepco)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최근에 이르러서야 물이 샌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일 하루 300톤의 오염수가 2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면, 방사능 수치는 훨씬 더 악화됐을 것이다.
이와 같은 참사 이외에도 핵 에너지의 위협은 또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1만6975개의 핵 탄두를 미국, 러시아, 영국 불란서, 중국 등 5개국이 보유하고 있다. 이 중 4400개 (중국은 자료불명으로 제외 됨.)는 즉시 사용 가능하며 나머지도 폐기했다고는 하나 손쉽게 재 사용을 할 수 있다. 2차 대전 후 무기로 사용된 바는 없지만 가능성은 상존해있다.

▲ 2008년 세계 전력 생산 비율
2013년 1월 현재 전 세계 원전 수는 435개이고 건설 중인 것이 65개다. 여기서 연간 발생하는 핵 폐기물은 상당한데 관리를 잘못하면 방사능 피해는 보이지 않게 서서히 확대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의 방법은 핵분열이다. 핵분열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원자들이 서로 같거나 혹은 다른 가벼운 원자들로 나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물을 끓이고, 끓은 물은 증기로 변해서 터빈을 돌리게 된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원료는 우라늄이고 우라늄이 핵분열 하게 되면 동위원소의 우라늄과 플루토늄 이외에 갖은 방사선 원소들이 나오게 된다. 이때 새로 생산된 방사선 원소들을 통틀어 핵폐기물이라 부르고 아무런 처리 없이 공기 중에 뿌리게 되면 방사선 오염으로 큰 재앙을 맞이 하게 된다. 물론 올바른 처리 방법이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현대 기술로는 아직까지 새어 나오지 않게 밀봉하고 놔두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면 계속 밀봉 시켜두면 되지 않겠냐고 반박 하겠지만, 그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핵폐기물들의 수명은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만 년이 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하에 매장한다고 해도 지하수에 녹아들 가능성이 많으며, 사실상 사라지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 이런 핵폐기물들은 한정된 지역 안에서 계속 해서 쌓아 두는 것 또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커다란 문제가 된다. 하물며 보관 중에 실수로 오염물질들이 새어 나가게 된다면 그 또한 엄청난 재앙으로 변할 수 있다.

현재 보관 방법의 또 다른 문제점은 핵폭탄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핵폐기물 중 재사용이 가능한 플루토늄은 원자력 발전의 원료로써도 훌륭하지만 핵폭탄의 주 재료로서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좋은 예로 일본을 들 수 있는데, 현재 일본이 축적해놓은 플루토늄의 양으로는 핵폭탄 1만개의 생산이 가능하다고도 한다. 2년 전, 세계를 경악시킨 원자로 사고를 저지른 일본이 핵폭탄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항간에는 약삭빠른 일본인이 그간 축적해놓은 플루토늄을 어떻게든 건져 보려고 긴급 조치를 미루어 사고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하지만 핵 에너지가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간과 할 수 없다. 효율이 대단히 높고 안정적이다. 석유 고갈 후 그 대응책으로 전 세계가 대체 에너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최소한의 양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은 가히 전세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기대치가 크다. 1g의 석탄을 태웠을 때와1g의 우라늄을 핵분열 시켰을 때 나오는 에너지는 백만 배의 차이가 날 정도이니 원자력 발전의 우수성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2013년 1월 현재 31개국에서 437개의 원자로가 운영 중이고 68개가 건설 중인데 가동 중인 시설 용량은 374GW(이고 건설 중인 것은 65GW이다. 한국은 23개에 20GW이다. 2008년 기준 전력생산의 소요 연료의 비율은 62.1%가 석탄과 가스이고 수력이 16.2%, 원자력이 13.4% 기타 8.3%이다. 건설 중인 원전이 가동 되면 원자력의 비중은 더 커질 것이다.

계충무 국제아동돕기연합 고문
계충무 고문은 서울대 경제학을 전공했고 한국전력, 대한석유공사(현 SK), 동아건설 등을 거쳐 한국석유공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얼상사와 코람자원의 대표이사 활동으로 국제 자원개발 사업에 남다른 성과를 내기도 했으며 현재 HI&T 사장으로 취임해 이라크 할파야 유전개발 사업을 협상중이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CEO ENERGY>2013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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