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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전 악화에 정유업계 ‘전전긍긍’
단기에 타격 없지만 장기적 유류확보 비상
2014년 07월 01일 (화) 이종근 기자 tomaboy@energykorea.co.kr

이라크 내전 상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긴장모드에 있는 국내 주유 정유사들이 현지 철수에 나서는 등 원유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라크 반군 세력이 이라크 최대 정유공장을 공격으로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공장은 이라크 전체 원유 생산량의 10∼25%를 생산하고 있으며, SIL이 이라크 전체 원유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남부 지역에 도달하진 못했다. 다국적 정유업체들과 국내업체들이 철수를 시작하면서 이라크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글로벌 기업 철수에 국제 유가 비상

미국 최대 정유 업체인 엑손모빌은 남부 웨스트 쿠르나 유전에서 해외근로자를 철 수 시키고 있고, 인근 루마일라 유전에서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비핵심 인력을 귀국시켰다. 로열더치셸은 이라크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이라크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국제 유가도 원유 수급차질에 비상이 걸렸다.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이날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전날보다 0.7%(81센트) 오른 배럴당 114.26달러를 기록해 9개월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정유업체의 이라크 엑소더스(exodus·대규모 탈출행렬)가 주된 이유다.

블룸버그는 19일 “바이지에서 생산되는 유류는 대부분 내수용이라 단기적으로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내수용 유류 확보를 위해 원유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 이전까지 이라크는 하루 평균 35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이 가운데 280만배럴가량을 수출해 왔다. 결국 이라크의 수출이 줄면 자연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라크 정부군 대변인 카심 아타 중장은 이날 TV를 통해 “17일부터 이어진 교전으로 군이 바이지 정유공장의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며 “이로 인해 지금까지 100명 가까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 내전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화체널을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17일 이라크 사태로 이라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EA는 석유시장 중기 보고서에서 2019년 이라크 원유 생산량 전망치를 10% 낮추고 “정치적 혼란과 안보 우려가 증산에 점차 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업체 이라크 내전사태에 비상

이라크는 국내 정유업체들이 원유를 수입하는 주요국 중 하나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 이라크서 들여온 원유는 전체 9.83%(101억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31.99%), 쿠웨이트(14.53%), 카타르(10.96%)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이라크에 진출한 국내 에너지기업의 개발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에너지기업들을 보면 가스공사가 아카스·만수리아·주바이르·바드라 등 네 곳이며, 석유공사가 하울러·바지안·상가우사우스 등 세 곳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가스공사의 아카스 가스전이 위치한 서북부 지역은 반군세력에 완전히 장악당했다. 가스공은 국내 근로자를 전원 철수시키고 현지 업체에 캠프 조성작업을 맡겼으나 기자재 조달 등의 문제로 사업 중단이 사실상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20일 정부 및 관련기업에 따르면 이라크 내전이 확산되면 한국진출기업 건설에 차질이 생겨 252억달러(25조원)에 달하며, 이로인한 유가상승이 지속된다면 오일 쇼크는 물론 국내는 세계경제에도 크나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라크 원유 의존도가 가장 심한 20~25%를 충당하는 업체인 GS칼텍스,는 초비상 상태다. 이라크산 원유 도입량은 매월 400만∼600만배럴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2번째로 규모가 크다.

국내 정유업체 수입선 다변화 시도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라크산 원유는 배럴당 1.5~2달러 저렴하다”며 “반군이 남쪽으로 영역을 넓히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산유국으로 도입처를 옮기고 장기적 관점에서 이라크 등 중동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 하려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7~8%, SK에너지 1~2%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에쓰오일은 이라크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상승 우려스럽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마진이 확대돼 정유사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그러나 유가가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한동안 걸릴 것으로 보여 저마진을 감수해야 한다.

이라크 내전 이후 원유는 선물거래소가 많고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는 데 한달이 걸리고 휘발유 등으로 정제해 파는 데 2~3주가 걸린다. 두바이유 가격은 6월5일 배럴당 104.3달러에서 일주일 만에 5.2달러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휘발유는 배럴당 0.7달러, 등유와 경유는 각각 2.1달러와 1.3달러 약간의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선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이라크 내전 이전보다 4.38달러 오른 배럴 당 106.89달러로 고점을 찍었다. 17일에는 0.57달러 하락한 106.32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이 기간 두바이유도 4.99달러 상승한 배럴 당 109.51달러까지 오른 뒤 108.76달러로 내려왔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 내전에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중동 불안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면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었던 원화 강세 우려를 진정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원화 강세 속도가 가파르면서 증시에 원화 강세에 따른 한국 수출기업의 채산성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이라크 내전으로 달러 인덱스가 상승한다면 원화 강세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4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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