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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Shale Gas), 혁명인가 허상인가

셰일가스(Shale Gas), 혁명인가 허상인가

  • 기자명 김학형 기자
  • 입력 2014.07.3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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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체사피크 에너지(Chesapeake Energy)>

미국이 돌아왔다, 천연가스 넘버원으로

4~5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셰일가스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단연 미국이다. 2012년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사상 최대인 24Tcf(681Bcm)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20%에 해당하며, 이로써 미국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격상됐다.

미국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 중 비전통가스의 비중은 199015%에서 201269%를 차지, 무려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셰일가스는 2005750Bcf에 불과했으나 수평정시추, 수압파쇄법 등 채굴기술 발달로 2006년부터 급격히 증가해 2012년에는 9.7Tcf까지 늘어났고 미국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 중 39%에 달하는 경이로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2014 계간 가스산업 여름호)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져온 리먼브라더스 사태 뒤 불황에 허덕이던 미국 시장은, 이제 셰일가스의 개발로 얻은 값싼 에너지를 바탕으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625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가 텍사스를 기반의 파이오니어 네츄럴 리소시스(Pioneer Natural Resources)’,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Enterprise Products Partners) 등 에너지 업체 2곳에게 콘덴세이트(condansate,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는 액화 상태의 원유)로 알려진 초경질원유(Ultralight oil)의 수출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주미대사관은 이 소식을 우리 외교부에 보고하며 현지 언론들은 셰일가스 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산유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1차 석유파동(oil shock) 뒤인 1975년부터 자국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다. 이번 경우에도 일단은 콘덴세이트를 연료로 규정해 허가를 한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원유 수출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사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점차 자국 내에서 필요한 양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어니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713<니혼게이자신문>과 인터뷰에서 “2015년 상반기에 셰일가스 수출 프로젝트에 대해 추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셰일가스 매장량. <출처:EIA, 로이터통신 재인용 자료>

 

러시아 수입 의존도 낮추려는 유럽, “서둘러!”

여기에 더해 러시아에서 많은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도 하나둘 셰일가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이 수입하는 가스의 66%를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이는 독일 소비량의 36%, 이탈리아 소비량은 2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은 것도 유럽의 경각심을 새삼 일깨웠다. 러시아는 지난 3월 가즈프롬(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회사)의 경영책임자가 대금 체납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어 4월 푸틴 대통령이 18개 유럽국가 수반에게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미 러시아는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가스대금 체납과 가격인상 협상 결렬 등의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을 중단한 바 있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서정규·이대연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될 뿐만 아니라 크림반도 합병과 관련 EU의 강경대응을 불러올 수도 있으며 가스프롬은 유럽으로의 가스수출 감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가스공급 중단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에너지포커스 2014년 여름호)

이어 두 연구위원은 “(앞으로) 유럽은 단기적으로 통과국 문제로 인한 가스공급 불안을 해소하는 데 관심을 가질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 가스 의존도 감축을 위해 유럽 국가들이 카스피해나 중앙아시아로부터 가스수입을 확대하게 되면 중국 혹은 인도 등 서아시아 국가들의 가스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나아가 러시아의 동북아 PNG 공급이나 LNG 사업 진출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중순 베이징에서 있었던 러시아와 중국의 천연가스 공급 계약도 유럽의 조바심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Gazprom)은 중국 국영기업 중국석유공사(CNPC)2018년부터 약 30년간 연간 380억 입방 미터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의 약 1/4에 해당하는 것이며 중국 국내소비의 약 31.6%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번 중국과의 공급계약은 그동안 물량 대부분을 유럽에 공급해 온 러시아(가즈프롬)가 동시베리아 지역의 가스개발 투자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까지 천연가스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유럽 최대의 셰일가스 매장 국가인 폴란드가 올해 안에 셰일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영국과 프랑스도 최근 셰일가스 개발에 대한 환경평가와 관련 기업 인수 등으로 셰일가스 개발 대열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다만,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은 금지할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셰일가스 추출 개념도. (사진:체사피크 에너지)

 

환경오염 논란에 지진발생 우려까지

지난 717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위험 확률을 7단계로 나눠 표시한 연방지진지도를 발표했다. 그러자 <AP통신>“(이 지도에)셰일가스 시추 활동 탓에 발생한 지진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전문가들은 수압파쇄법으로 인해 셰일 암석층 기반이 취약해져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타임>USGS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지진 발생이 증가했고, 이는 깊은 우물에 폐수를 버리는 것과 같은 인간 활동과 관련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셰일가스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환경운동단체들은 셰일가스에 반대하고 몇몇 유럽 국가들은 법으로 개발을 금지했다. 셰일가스를 얻기 위해서는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king)'이 사용된다. 셰일 암석층에 화학물질이 첨가된 물을 높은 압력으로 내뿜어 암반을 깨고, 이 암반에 갇혀 있는 가스를 뽑아내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는 게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셰일가스 개발사들은 환경오염에 대한 그 어떠한 명확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시추시 사용되는 가스관이 2, 3중 처리돼 있어 메탄 등의 오염물질이 누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국에서 셰일가스 시추를 금지한 주는 뉴욕 주가 유일하다.

 

 

국내 수입 시 영향, 아직은 글쎄

셰일가스는 가장 큰 장점은 전 세계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고, 그 양도 많다는 점이다. 세계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금까지 조사된 셰일가스 매장량은 1874000으로, 전 세계가 59년간 사용이 가능할 정도의 양이다. 그동안. 중동과 러시아로 편중돼 왔던 에너지 권력 지형도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기존 LNG 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매력이 있다. 따라서 셰일가스의 개발과 수출이 본격화 될 경우, 천연가스 수입량이 세계 2위인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영향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에서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아시아의 바이어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사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바이어들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천연가스 도입 가격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국영국제연구소의 빅터 지카이 가오 이사는 더 많은 셰일가스가 개발될수록 가스 가격은 하락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석유가격도 내려간다미국의 에너지 자립은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며, 여러 에너지 수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뉴스Y ‘미국의 귀환 2중에서)

그러나, 미국이 사실상 원유 수출을 재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출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국제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들은 올해 콘덴세이트 수출량이 하루 30만 배럴에 이르고, 내년에는 최소 그 2배가 될 것으로 봤다. 브루스킹스 연구소는 내년 중 미국의 일일 원유 수출량이 최대 70만 배럴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중장기적으로 원유 수출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원유 시장과 유가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원유수입 규모는 하루 753만 배럴 수준으로, 2015년 말이면 하루 578만 배럴 수준까지 축소될 것으로 EIA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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