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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관문, 제주를 ‘탄소없는 섬’으로~

대한민국의 관문, 제주를 ‘탄소없는 섬’으로~

  • 기자명 정욱형 기자
  • 입력 2015.07.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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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에너지코리아 7월호] 지난 2014년 6월 4일 압도적인 표차로 제주특별도지사에 당선된 원희룡 도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에너지관련 국회 지식경제위원을 거쳤고, 2008년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 대표를 맡았던 기후변화·에너지전문가답게 취임 후 제주도를‘카본프리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는 2030년을 목표로, 모든 전기는 풍력이나 태양광, 또 일부는 천연가스를 통해 충당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100% 전기차로, 대중교통까지도 모두 바뀌게 된다는 비전이다. 원희룡 도시사는 이 ‘에너지 섬’ 프로젝트가 제주에서 성공하면 해외에까지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에너지믹스에 대한 고려 없이 전기차를 100%로 운행한다는 계획은 안보를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정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도지사 취임후 1년간 금주선언에 밤잠도 줄여가며 세계와 소통하는 대한민국의 관문, 제주를 청정에너지와 지능형 네트워크를 활용한 첨단스마트도시로 바꾸어 가고 있는 원희룡 도시사를 만나 에너지와 관련한 다양한 제주도의 정책에 대해 들었다.

도지사 취임 1년이 됐네요. 그동안 제주도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1년간의 소회를 간단히 말씀해주시죠?
20세기 산업구조에서는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21세기 들어 앞서 갈 수 있는 기회와 흐름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주가 사실 대한민국의 관문이에요. 제주에서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전파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거죠. 이를 테면 폭증하는 중국인 관광객, 투자, 풍력발전, 전기차, 기후변화 대응, 특히 난개발에 대한 대응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먼저 바람이 일고 이러한 것들을 풀어나가려면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어요. 금주선언까지 하고 밤잠도 줄이며 1년을 보냈는데요. 우선적으로 제주의 미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서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했고, 공직내부 혁신, 예산 보조금 관행이라든지, 농지 감귤 카지노 건설문화 등 잘못된 부분들을 어느 정도 바로잡고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혁신의 방향에 대해 도민사회가 공감해 주니까 힘이 더 나죠.

원희룡 도지사께서 이끄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에너지정책이 궁금합니다. 도지사님은 국회의원시절에도 에너지관련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08년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 대표를 맡아 세계 각국의 그린 정책도 소개하고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 등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강연도 많이 했었죠. 이제 많은 힘의 이동이 오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기후변화를 통해 에너지부터 산업구조가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수요 증가세로 인한 문제들이 현실화되고 있잖아요. 환경과 경제가 상충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두 축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환경과 성장, 경제발전이 상호 연계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방향조정을 할지가 굉장히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우리 제주를 탄소로부터 자유로운 섬, 신재생에너지가 충만한 섬, 전기차와 함께 새로운 성장을 하는 섬을 만드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제주도를 ‘카본프리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로 키우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으셨는데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이신지요? 임기내 실현이 가능할까요?
가능한지 아닌지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우리가 가야 할 미래로 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이게 성공하면 조선, 자동차에 버금가는 에너지와 IT 신산업 경쟁력을 우리나라가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는 2030년 목표입니다. 모든 전기는 풍력이나 태양광, 또 일부는 천연가스를 통해 충당한다는 것이고, 자동차는 100% 전기차로, 대중교통까지도 모두 바뀌게 됩니다. 그 다음 스마트홈, 스마트타운, 스마트시티로 가서 제주가 청정 에너지와 지능형 네트워크를 활용한 첨단스마트도시가 되는 것입니다.

지난 5월 26일 제주도는 LG와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죠?
LG가 세계 1등의 배터리 기술, 에너지 저장장치 기술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LG의 기술력과 시장 잠재력, 제주의 탄소없는 섬 전략과 최적화된 환경을 활용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구축, 수요관리 사업 추진 등 종합적인 친환경 전환계획의 추진에 합의를 한 것이죠. 이제 사업이행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이 설립되고 한국전력을 비롯한 공기업, 민간기업들과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협력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추진과정에 따라 조금 조정이 될 수 있겠지만 대략 3조 원 가량의 투자와 순차적으로 5만여 개의 일자리, 연관기업들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또 LG나 한국전력 등의 청사진은 이 사업 자체로는 이익을 안 가져가고, 모두 프로젝트를 위한 재투자를 하겠다는 겁니다. 대신 제주를 시작으로 성공한 모델을 가지고 해외시장에서 돈을 벌어오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도 주도적으로 끌어주고 있지만 다소 생소해도 국민적인 관심과 성원이 필요합니다.

‘에너지 섬’ 수출 계획의 현실화를 위한 비책이 있을까요?
우선 제주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대부분이 해저케이블로 받아쓰고 있어요. 제주가 이러한 에너지를 자립하게 된다면 그 자체가 수출효과에 버금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상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전략이 에너지 섬 수출의 발판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에코 플랫폼을 통해 제주에서 스마트 교통, 스마트빌딩,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연계사업화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스마트그리드기술이 연계된 미래 융복합 신산업 구조를 만들어내면 대표적인 수출형 사업모델이 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세부실행계획은 계속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도내 자동차를 모두 전기자동차로 바꾼다는 뉴스는 에너지업계에도 파장이 큽니다. ‘글로벌 에코 플랫폼(Global Eco-Platform) 제주'의 핵심일 것 같은데요.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주시죠?
제주는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의 시너지를 높이는 그린빅뱅 전략을 펴고 있는데요. 이를 담아낼 수 있는 모델이 글로벌 에코 플랫폼이 되는 거죠. 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전기차입니다. 우선 전기차와 관련한 전후방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2030년까지 구매, 이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완결형 전기차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전기차 가격도 낮춰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기차 공급가격 입찰, 배터리 리스와 재활용 사업, 그리고 현재 79개소인 전기차 급속충전 인프라를 1만5천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 빅데이터 관리, 테스트와 인증 등 전기차에 관한한 제주에서 모든 난제를 풀 수 있는 체계를 갖춰나가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100% 보급정책과 관련해 하나의 연료만으로 수송에너지를 모두 감당할 경우 안보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당장 국가 전체는 힘들죠. 또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등은 지금 미국이 독보적 개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좀 더 보편화되면 400년은 족히 쓸 수 환경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21세기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기후변화로 상징되는 환경 위기입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자제하고 녹색에너지 생태계를 확산시켜야 하고 세계적 추세도 저탄소 산업에 힘이 실리고 있어요. 역설적으로 보면 전기차가 보급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면 석유파동에서 보듯이 그동안 화석연료에 의존하며 겪었던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출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친환경 전력 에너지 생산이라든지 전기차 파생산업은 발전과 성숙이라는 단계를 더 거쳐야 하지만 이제 그리드 패러티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잖아요.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전력화, 전기차 등의 연관 산업화는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죠.

전기차 보급과 관련해 도민 반응은 어떠하다고 분석하고 계신지, 그리고 제주도내 주유소나 충전소 등 기존 에너지 인프라와의 마찰은 어떻게 피해 갈지도 궁금합니다.
지난해 전기차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족도가 80 몇 점이 나왔어요. 아주 긍정적이고, 주변에 권장하겠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전기차는 시동걸린 줄 모를 정도로 소음이 없고, 1년에 2만km를 타면 전기차 연료비는 36만 6,000원, 휘발유차는 280만 원이라는 환경부 발표도 있었어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 전기차가 기존 연료산업과 정반대 개념이죠. 전기차 보급이 보편화되면 주유소나 LPG 충전소의 수익구조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게 2018년 이후 제주에 보급될 LNG와도 맞물려 있어요. 또 전기차가 전국적으로 보편화된다고 하면 기름값의 60% 안팎인 유류세 대체방안도 정부와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제주에서 하나하나 검증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제도화 기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차원에서 단계별로 기존 주유소나 LPG충전소에 전기차 충전소를 겸하게 하고, 타 업종이나 전기차 관련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는 제도 등 종합적인 대책을 지금 검토해나가고 있습니다.

제주도청은 에너지청사로 유명한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주도는 청사에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20KW의 태양광발전을 설비했는데요. 직원들의 생활습관도 개선하고 해서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기준년도(2007~2009평균치)대비 19.3%의 에너지를 절감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2015년까지 에너지 절감 목표(20%)에 근접한 수치입니다. 제주도는 태양광 발전설비와 함께 지금까지 단열창호 및 단열필름 시공으로 냉난방온도 2~3℃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고 태양열 온수설비(122㎡)설치를 통한 친환경 온수 연중 공급, 청사 내 조명기구를 LED조명으로 교체, 태양광 발전사업(120kW)으로 62만7756kWh의 전력을 생산해 8,474만7,000원을 절감했는데요. 올해는 추가로 태양광 발전시설(30kW)을 설치하고 최대전력수요 감시제어장치 설치, 외벽 단열 설치, 고효율 냉난방기 교체 등을 통해 정부 에너지 절감목표 20%를 초과 달성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조성사업을 정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과 연계해 추진하신다는 계획도 발표됐는데….
폐기물 처리를 위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새롭게 조성되고 있어요. 이왕 짓는 거라면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자 해서 정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에 응모했는데 첫 번째 도전은 실패했고, 내년에 다시 전략을 잘 짜서 도전하려고 합니다. 그와 관계없이 부대시설을 활용한 관광자원 발굴, 친환경 농산물 판매, 풍력발전 같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통해 주민수익을 올릴 수 있고, 폐기물처리시설과 관련한 님비현상도 해결해나갈 생각입니다.

임기가 3년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제주도는 또 어떻게 변해갈까요? 향후 계획에 대해 간략이 설명해주십시오.
큰 틀에서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가 도정 목표인데요. 최소한 시스템으로 그렇게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글로벌 에코 플랫폼이 이제 제주에서 구체화되잖습니까. 그에 버금가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평화의 글로벌 플랫폼’입니다. 얼어붙은 대북교류, 평화실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겁니다. 제주를 ‘창의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도 시작했어요. 제주는 1만 8,000의 신이 산다고 유래되고 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보다 많은 거죠. 이 천혜의 제주자연과 전통을 형상화하고 스토리를 입히면 창의적인 문화의 모티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제주에 문화이주민도 많아요. 문화와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를 잉태시킬 수 있는 문화의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관광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제주는 우선 아시아 최고의 장기체류형 관광지라는 목표가 있습니다. 이러한 전제 아래 고부가가치 관광을 더욱 키워야 합니다. 유명인들이 즐겨 찾는 셀레브리티 관광, 관광객과 관광지 지역주민이 모두 만족하는 공정관광으로 체질을 바꿔나가려고 합니다.
또 중요한 것은 공항입니다.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사업은 제주만이 아닌 국가적 정책사업으로 구체적인 방식은 늦어도 오는 11월 나올 국토부 용역을 토대로 결정될 예정입니다. 저희 생각은 미래를 생각해서 단순히 공항이 아니라 관광 플러스 알파 개념의 공항 복합도시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꼭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이나 홍콩쳅랍콕공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과 같지는 않더라도 말이죠. 제주공항은 단순히 항공수요만 대처하는 공항이 아니라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대규모 컨벤션센터, 쇼핑, 문화 등 다양한 인프라가 포함된 규모가 되어야 합니다. 중앙정부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곧 휴가철입니다. 관광이나 휴식을 위해 제주도를 찾을 에너지인들을 위해서도 한 말씀해 주세요. 메르스 대처방안을 포함해서요.
메르스 여파로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제주는 메르스 청정지역이고, 공항과 항만을 중심으로 철통방어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 구제역 파동 때도 제주는 청정 지역을 지켜냈듯이 제주는 안심하고 오셔도 됩니다. 특히 에너지 분야는 무한경쟁지대 아닙니까. 치열한 경쟁에 치여 살다가 제주에 오면 바로 마주하는 게 자연입니다. 제주도에는 다들 쉬러 오지 경쟁을 하러 오는 사람은 없어요. 제주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정신적으로 영혼의 균형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게 제주의 매력이잖아요. 힐링이 필요하다면 제주로 오십시오.

본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ENERGY KOREA> 2015년 7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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