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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원자력을 알고 제대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신의 선물임이 분명하다.”

“진짜 원자력을 알고 제대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신의 선물임이 분명하다.”

  • 기자명 정아람 기자
  • 입력 2015.07.0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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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이에 요이치 박사, 원자폭탄 직접 경험했지만 가능성에 의심 없어….

[에너지코리아 7월호] “노화원전의 연장으로 인해 안전성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고리1호기 폐로 결정으로 들뜬 일각의 국내 분위기를 꼬집는 것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원전 수명연장의 안전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후지이에 요이치 박사는 조심스럽게 입을 땠다. 고리 1호기가 10년의 수명 연장 기간을 남겨둔 상황에서 폐로 결정을 내린 것이 아쉬운 듯한 모습이다.

후지이에 박사는 도쿄공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를 거쳐 일본원자력위원회 초대위원장과 일본 원자력안전전문심사회 회장을 역임한 명실공히 원자력분야의 권위자로 최근 <신이 준 최고의 선물-원자력 진짜 이야기>를 국내 번역 출판했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자력 문명의 전반을 되돌아보고, 원전문제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는 노력에 앞장서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가 전환점을 맞은 양국 원전에 대한 최근의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했다.

 

한국의 원자력에 대한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된다.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지금까지 많은 나라를 방문하고 수많은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그때마다 일본이 원자력을 대하는 기본자세에 대한 얘기를 해왔다. 내 경우 어린나이에 전쟁을 경험하고, 원자폭탄 두 번으로 전쟁이 끝난 것을 봐왔다. 원자폭탄으로 인해 불행을 겪었지만 자원 빈국인 일본은 아이러니 하게도 원자력을 대안으로 생각해냈다. 협소한 국토의 숙명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로 자원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원자력에서 자원 확보의 해답을 찾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1945년 나가사키 원폭 투하 직후 구호책임을 맡았던 나가이 다카시 교수가 했던 “원자폭탄의 원리를 이용해서 새로운 행복 세계를 만들자”는 말이 일본 원자력 학계를 대변한다. 일본의 여러 지역에서도 원자력 개발에 대해 입장이 나뉘고 있지만 지역 대표 정치인들이 나서서 원자력에 대해 이해시키고, 주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도 무작정 반대하기 보다는 원자력을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민들의 안전과 환경 파괴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까지 방사선 피폭량 관점에서는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원전설치허가를 낼 때 주변지역 주민의 피폭선량과 ‘원자로 입지 심사지침’에 정해진 목표선량의 범위 안에 들어 있는지가 입지조건의 적합성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다. 공표된 기준으로 평가를 내린 결과 지침기준(전신피폭 250 밀리시버트(mSv), 갑상샘 피폭 3Sv(성인), 1.5Sv(유아), 집적선량 2만 명Sv)은 모두 충족된 상태로 많은 사람의 생명이 지켜진 셈이다. 방사선 피폭으로 희생된 주변 지역 주민은 없었다. 방사성물질의 누출이라는 점에서 국제원자력사고평가등급(INES)에서 7등급을 받았으나, 이는 같은 7등급인 체르노빌 사고의 10% 정도의 양에 불과하다. 이 같은 여론의 발표는 공포감을 조성할 뿐 실상은 급성질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더라도 원자력손해배상법이나 원자력재해특별조치법 등을 적용해 경제적 보상이 해결되고, 주변 환경이나 바다 역시 방사성물질의 제거나 이송을 포함해 정상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자력을 ‘자연에서 배우고 자연에서 모방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흔히들 원자력 발전소만을 보고 원자력은 우수한 과학기술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원자력은 그 원형이 자연, 우주, 태양 그리고 지구에 여러 형태로 존재해왔다. 그 원형과 원리를 모방해 현재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일본인 화학자 구로다 가즈오 박사는 지구의 자연에 핵분열 원자로가 존재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가봉의 오클로 우라늄 광산에서 과거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측되는 우라늄 235의 비율이 낮은 것이 발견됨으로써 그의 주장이 증명됐다. 인공 원자로처럼 1기, 2기라고 셀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지는 않으나 핵분열 원자로의 화석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오클로 광산에서 18기나 발견됐다. 여기서 20억 년 전 지구에 발전용 원자로와 같은 종류의 원자로, 즉 경수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고리원전 1호기가 10년의 수명 연장 끝에 최근 폐로 결정을 내렸다. 원전 수명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원자로는 오래된 것이어도 부품 교환 등을 통해 항상 안전이 유지된다. 일본에도 몇 기는 수명 연장을 추진해 왔지만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 낡았느냐 새것이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노화원전의 수명 연장만으로는 원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 원전 폐로에만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고리1호기 폐로 결정은 정부와 국민이 국가의 장래와 인류의 미래까지 생각해 합의를 도출했을 것으로 본다. 한국에서 일본이 이미 70여 년 동안 쌓은 원자력 경험을 참고했으며 한다.

 

본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ENERGY KOREA> 2015년 7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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