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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을 보내고 봄의 생명력이 넘치는 5월입니다

잔인한 4월을 보내고 봄의 생명력이 넘치는 5월입니다

  • 기자명 정욱형 발행인
  • 입력 2010.04.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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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노벨 문학상을 탄 영국의 시인이며 평론가, 극작가인 T.S 엘리엇(Eliot)이 자작시 '황무지'(The Waste Land : 1922년작)에서 말한 것처럼 지난 4월은 참으로 잔인했습니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의 끝자락에 이어진 4월은 한 달 내내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사(순직의 가능성도 있죠)한 많은 해군 장병들와 그의 가족들, 사고원인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 등등으로 우리는 참으로 우울한 달을 보냈습니다. 이외에도 4월은 링스헬기 추락, 철원 GOP총기사고 등등 유독 슬픈 뉴스가 많았습니다.

에너지관련 공기업들은 4월 한 달 정부의 경영평가를 받느라고 몸살이었죠. 공기업 CEO는 물론 직원들도 피로를 느꼈다고 하더군요. 대부분 공기업 CEO들은 높은 평점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공기업 건물 입구에는 평가단 여러분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걸려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어떠한지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반드시 사용해야할 소요자금을 묶어놓거나 일부에서는 안전에 투입해야 할 자금도 절약 아닌 절약하는 경우도 들었으니까요. 우수한 신입직원의 채용 역시 쉽지 않구요.

국제 에너지시장이 열리는 요즘, 청년실업확대로 넘쳐나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 훈련해두면 세계시장진출이 훨씬 활발해질 거라며 아쉬워하는 발전사의 한 처장도 계셨네요. 4월말 원자력계에서는 많은 신입직원을 채용한다니 반가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요? 엘리엇은 ‘April is the cruelest month(4월은 가장 잔인한 달),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mixing Memory and desire(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며 5부나 되는 장문의 시를 썼지요.

엘리엇은 이 시에서 2차대전 이후 서구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황무지'로 형상화해 표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조차 왜 이렇게 자주 인용되는지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예전 제가 창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경영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조언을 구하자 배경훈 전 서울도시가스 회장님이 하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새싹이 땅을 뚫고 밖으로 나오려면 씨앗에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그 시간은 땅속 어둠과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고통의 시간이라구요. 시간이 지나면서 배 전회장님의 교훈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해 뜨기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4월이 아마 그런 시기인가 봅니다. ‘차라리 겨울이 더 따뜻했다’는 엘리엇의 시구처럼 말이죠. 겨울을 보내고 새봄을 맞으면서 그 넘치는 봄의 에너지를 두려워해서가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엘리엇도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로 시구를 열었지만 역설적 의미를 담았다고 봅니다. 봄의 생명력을 찬양하기 위해서...

 

5월이 시작됐습니다. 이제 또 다시 충만된 에너지를 가득담은 봄의 기운을 제대로 펼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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