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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석유와 전쟁 1부

[기획연재] 석유와 전쟁 1부

  • 기자명 계충무
  • 입력 2009.09.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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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석유공사 부사장이 이야기하는 석유 그 불편한 진실

유는 국가 에너지 안보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 경제에 직접적이고도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석유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오히려 부족하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현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떤 길로 가야 하는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선 세계대전에서 석유가 얼마나 중요하였나를 살펴보고, 다음으로 최근에 석유와 관련해 발생한 세 차례의 국지전을 검토하면서 우리가 설 땅을 찾아보고자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전국가들은 내연기관의 출현이 전쟁에서 얼마나 복잡한 충돌을 야기할지 몰랐다. 비행기, 탱크, 트럭, 오토바이 등이 전장에 투입돼 신속하게 대량의 전투원이 이동됨으로써 4년 전쟁에 1300만 명이 희생되고, 수백만 명이 부상했다. 그리고 전쟁에서는 점점 많은 석유가 필요하게 됐다.

독일 측은 이를 확보하지 못했고 연합군 측은 미국이 석유를 공급해줬다. 전쟁의 승패가 석유 확보에서 갈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제2차 세계대전, 유럽은 또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됐는데 이번에는 양측 모두가 석유확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히틀러는 유전지대인 소련의 바쿠 지역을 확보하려 하였는데 거리가 멀고 코카사스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난관에 봉착했다.

석유 부족으로 그 유명한 펜져 탱크(Panzer Tank)의 전격작전이 실패했고, 아프리카의 여우라 불리던 롬멜 휘하의 탱크부대도 페이튼 장군의 연료 봉쇄 작전에 말려 힘없이 붕괴되고 말았다.

본은 당시 아시아를 식민지화해 대동아공영권을 구축하려는 한편 인도차이나반도의 유전에 눈독을 들였다. 일본이 유전지대를 건드린 것을 간파한 미국은 태평양 함대의 기지를 캘리포니아에서 진주만으로 옮겼다.

일본은 가미가제 특공대를 투입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으나 큰 잘못은 진주만 항에 있는 450만 배럴의 저유탱크를 쉽게 폭발시킬 수 있었는데도 못한 것이다. 저유탱크를 폭발시켰다면 전 함대를 상당 기간 묶어 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기 전에 이미 석유 부족으로 패전의 길로 치닫고 있었다. 미국은 일본으로 들어가는 유조선들을 격침시켜 큰 성과를 얻었던 것이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석유는 승패의 갈림길을 나누는 전쟁물자로 큰 비중을 갖게 됐다. 그러나 2차 대전 후 세계문명의 혁혁한 발전은 값싼 석유가 풍부하게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으니 석유문명의 석유파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전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우리는 석유에 중독됐다”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이제 석유는 전쟁물자에 앞서 국가경제의 유지 발전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강대국은 이를 확보하고 지배하려고 할 수 밖에 없다. 대체 에너지는 아직 석유만한 가치와 효율을 내지 못한 현실에서, 석유소비지와 석유생산지는 지리적으로 극히 이질적이어서 국제적인 알력과 갈등은 더 심화될 것이다.

진국인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은 높은 1인당 국민 소득을 누리고 있는데 석유 소비량 또한 어마어마하다. 고소득, 산업화와 소비자 중심 경제는 높은 석유 소비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들이 산업화와 도시화의 방향으로 번영을 누리기 위해 변화하는 데에도 석유소비 증대는 필연적이다.

<그래프 1>
<그래프 1>은 1인당 국민소득과 석유소비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UAE 등은 주요 석유생산국이기 때문에 상관관계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국민 소득이 높은데 석유 소비가 낮은 경우는 없다.

현재 세계 1인당 석유 소비량은 연 평균 4.4배럴이다. 미국이 24배럴, 한국이 16배럴인데 중국은 1.3 배럴, 인도가 0.9배럴이다. 이와 같은 통계 수치가 시사해주는 바를 분석해보면 중국과 인도와 같이 거대 인구와 산업화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석유가 있어야 하는지 유추 할 수 있다.

중국과 인도의 1인당 연 평균 석유 소비가 세계수준에 도달할 경우 세계 석유수요는 32% 증가해야 하며 물량으로는 하루 2720만 배럴이 필요하다. 만약 중국과 인도의 석유 소비가 미국의 1/4 수준이 되려면 세계 석유수요는 44% 증가해야 하며 물량으로는 하루 3740만 배럴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치는 초대형 유전(가채매장량 5억 배럴 이상)을 100여 개 넘게 찾아내야 가능한 수량이다. 1960년 이래 초대형 유전의 발견이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1990년 이후 일산 100만 배럴 규모의 유전은 발견된 바가 없다. 게다가 석유의 최고 생산 정점이 급속히 다가오고 있어 세계 각국, 특히 중국과 인도는 석유자원 확보에 한 치의 양보 없이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석유와 전쟁 2부에서 계속)

글: 계충무 국제아동돕기연합 고문
계충무 고문은 서울대 경제학을 전공했고 한국전력, 대한석유공사(현 SK), 동아건설 등을 거쳐 한국석유공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얼상사와 코람자원의 대표이사 활동으로 국제 자원개발 사업에 남다른 성과를 내기도 했으며 현재 HI&T 사장으로 취임해 이라크 할파야 유전개발 사업을 협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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