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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킹키부츠’ 강홍석, “아직 중견 신인..하고싶은 작품하면서 연기 즐길래요”

[인터뷰]‘킹키부츠’ 강홍석, “아직 중견 신인..하고싶은 작품하면서 연기 즐길래요”

  • 기자명 정아람 기자
  • 입력 2016.12.0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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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 탐나..
배우 정성화는 존경의 아이콘..함께 작품하며 도움 많이 돼

뮤지컬 ‘킹키부츠’ 배우 강홍석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K컬쳐]“아직 롤라에게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와이프가 여러 사람과 사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뮤지컬 ‘킹키부츠’의 강홍석은 아직 드랙퀸 ‘롤라’를 완전히 놓아주지 못한 모습이었다. 극중 롤라가 밝은 에너지를 전했던 것처럼 강홍석 역시 인터뷰 내내 연신 주변을 유쾌하게 만드는 매력을 뿜었다.

파산위기에 빠진 구두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가 드랙퀸(여장남자) 롤라를 만나면서 겪는 일을 그린 뮤지컬 '킹키부츠'는 성소수자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낸 작품이다. 강홍석은 이 작품에서 롤라 역할을 맡아 화끈한 여장 연기를 선뵀다.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당돌한 신인’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강홍석은 11년째 무대와 영화, 가요계까지 부단히 기웃거린 ‘중견 신인’이다. 특별히 공연계에는 2011년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를 통해 데뷔 후, ‘하이스쿨 뮤지컬’을 통해 개성 있는 마스크로 관객들에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1년의 연기 내공은 그를 데뷔 4년 만에 ‘킹키부츠’를 비롯해 ‘드라큘라’, ‘데쓰노트’ 등 굵직한 작품의 주연으로 만들어 줬고, 강홍석은 지난해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꿰차며 당당히 뮤지컬계에 대세 배우임을 입증했다.

 

뮤지컬 ‘킹키부츠’ 배우 강홍석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킹키부츠’가 대망의 막을 내렸다. 기분이 어떤가?

아직 작품에 취해있다. 롤라의 에너지가 아직까지 남아있어 사람을 만날 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려고 무의식중에 노력하는 것 같다. 아직은 역할에 대한 노련함이 부족해 실생활과 캐릭터에서 완벽히 구분해 살지 못한다. 와이프가 여러 사람과 사는 것 같아 다이내믹하다고 좋아하더라.

 

‘킹키부츠’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작품 속 캐릭터 ‘롤라’는 나와 정 반대의 캐릭터다. 나는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의 ‘돈’과 같은 성격이다. 지난 30년간 남자답게 사는 모습에 대해서만 생각해왔다. 그런데 롤라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여성의 아름다움과 섹시함에 대해 연구하게 됐고, 그 매력에 빠져버렸다. 신사동과 청담동 일대 카페에 들러 힐을 신은 여성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손동작 표정 몸짓까지 모두 따라해 봤다. 그러다보니 진짜 롤라가 될 수 있었고, 작품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외모로만 봤을 때는 여장남자 역할을 맡기에 조금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외형적인 부분에서 부담감이 컸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즐겼기 때문에 허벅지가 두꺼운 편이다. 내가 여자로 살아가기는 좀 힘든 얼굴이지 않나?(웃음) 롤라 역할을 위해 아름다움과 섹시함을 정의하면서 매순간 나 자신을 깨부숴야 했고, 배우로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유독 이 작품에 감사함을 갖는다.

 

매 공연 높은 힐을 신고 격렬한 춤을 춘다. 힘들었을 것 같다.

매일 긴장해야 한다. 자칫 발목이라도 삘까봐 정말 무섭다. 춤을 추면서 등장할 때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나간다. 처음에 힐을 신었을 때 무릎이 안 펴져서 굉장히 고생했다. 엄청난 노력 끝에 힐을 신고 자연스럽게 걷는 데는 성공했지만 춤이 문제였다. 롤라의 아찔함을 위해 극 중 굉장히 얇은 굽의 15센티 가량의 ‘킬 힐’을 신고 춤을 추는 데, 처음에 그걸 보고 충격 받았다. 내 발에 맞게 제작된 구두라도 너무 높고 얇은 굽 때문에 춤출 때 온 몸에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더라.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가면 다리 마사지를 하면서 근육을 풀어줘야 했다.

 

뮤지컬 ‘킹키부츠’ 배우 강홍석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성화와 더블캐스팅이었는데 비교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이미 정성화 선배님은 내로라하는 대가이고, 존경의 아이콘이다. 오히려 그분을 닮고 싶었고, 함께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정성화 선배와 다르게 롤라의 캐릭터 포인트를 직선적으로 쭉 뻗어나가는 시원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은?

나는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내는 캐릭터에 애착이 간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유다’ 역을 맡아보고 싶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도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

다만 드랙퀸 역할은 ‘롤라’가 처음이자 마지막 일 것 같다. 예외로? ‘헤드윅’은 한 번 도전해보고 싶긴 하다. 소극장에서 원톱으로 자신의 스토리로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게 무척 매력적이다. 그렇게 조금씩 덤벼보지 못했던 작품을 해보고 싶다. 언급한 작품들이 모두 기본적으로 노래가되고, 무대 위에서 배우의 확실한 존재감이 필요한 작품들이기 때문에 지금도 그 능력치에 닿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고생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는 아직 신인이다. 드라마나 영화, 공연에 출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는데, 사람들은 어느 순간 나를 ‘짜잔’하고 나타난 신인인 줄 알더라.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준비하던 앨범이 갑자기 엎어지기도 하고, 오디션도 숱하게 떨어져봤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울었다. 군대 전역 후 ‘영화는 영화다’라는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전환점을 맞았고, 고생 끝에 이제야 작품을 좀 할 수 있는 배우가 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 당시 내가 실패를 거듭했는지 알 것 같다. 진짜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웃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어떤 배우로 비춰질 것인가’와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하면서 즐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자주한다. 배우로서 이미지를 신경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런데 와이프가 과감하게 “하고 싶은 거 해”라고 말해주더라. 그게 너무 고맙다. 배우 강홍석은 앞으로도 하고 싶은 작품을 하면서 꾸준히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거다. 뮤지컬로 얼굴을 알렸고, 자츰 다른 분야에도 도전하면서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내가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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