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영구 해체되는 ‘고리원전 1호기’, 그 역사적 의미와 미래

영구 해체되는 ‘고리원전 1호기’, 그 역사적 의미와 미래

  • 기자명 유혜린 기자
  • 입력 2017.07.03 09:4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0 년간 국가경제발전에 기여…2032 년까지 해체 완료할 계획

   
▲ 발전기 출력 0% 직후

[에너지코리아 7월] 고리원전 1호기, 명예로운 퇴진 그리고 새로운 시작!’ 한국수력원자력이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의 퇴역을 기념해 만든 팸플릿의 제목이다. 고리원전 1호기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4번째. 세계에서 21번째 원자력발전 대열에 참여하게 해준 신호탄이었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해왔고, 수많은 인력이 여기서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탈(脫)원전 선언’이 고리1호기를 마지막 보내는 인사여서 씁쓸함이 남았다. 글 I 정욱형

 

지난 40년간 운영해온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 전소인 고리1호기가 6월 18일 24시를 기점으로 가동이 영구 정지됐다. 고리1호기는 1972년 12월 착공해 1977년 6월 첫 가동을 시작했으며 1978년 4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고리 1호기를 필두로 한 후속 원자력발전소들은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준국산 에너지원으 로서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를 해왔다. 고리1호기 건설은 우리나라가 중화학공 업으로 가는 길목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며 원전기술 자립의 초석이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 (UAE)에 원전을 수출하는 등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개발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 다. 미래에너지로 차세대의 원전 노형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다.

원자력계 종사자들은 그동안 원전이 우리나라 전력의 기저부하를 담당하며 경제적이고 안정된 전력공급과 함께 온실가 스, 미세먼지 배출억제에 앞장선 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후쿠 시마 사고와 지진 등으로 원전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했고, 새정부는 탈원전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원자로 해체산업은 새로운 기회로 다가 오고 있다.

 

40년 동안 총 15만 5,260GWh 전력생산
고리1호기는 1972년 12월 15 일 착공됐다. 1977년 6월 19일 최초임계,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40년 동안총 155,260 GWh의 전력을 생산했다. 고리1호기의 설비용량은 587MW이며, 총 건설비용은 1,560억 7,300만 원이었다.

고리1호기는 30년간 운영을 하고 발전소 설계수명이 만료됐 으며, 2007년 12월 11일 원자력 안전위원회(원안위)로부터 계속 운전을 위한 허가를 받아 2017 년 6월 18일까지 10년간 연장운 영을 했다.

지난해 6월 에너지위원회는 경제성・수용성・해체산업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영구 정지를 한수원에 권고하고, 같은달 16일 한수원 이사회는 2차 계속운전을 신청하지 않기로 의결 했다. 이어 한수원은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원안위에 제출하고, 2016년 지난해 6월 9일 원안위는 허가를 승인함으로써 6월 18일 24시부로 고리1호 기는 영구정지 됐다.

영구정지는 원자로 및 관계시 설의 운영을 허가받은 한국수력 원자력이 허가받은 시설의 운영을 영구적으로 정지하는 것을 말하며, 운영허가를 받은 자가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를 규제기 관에 신청하여 승인을 받음으로써 원자로 및 관계시설을 영구정 지(원자력안전법 제21조제2항) 하게 된다.

원전해체는 시설운영을 영구 적으로 정지한 후, 해당시설과 부지를 철거하거나 방사성오염을 제거함으로써 법 적용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모든 활동(원자력 안전법 제2조제24항)을 말한다.

 

한국의 독자적인 해체기술 확보 나선다
영구정지에 들어간 고리1호기는 즉시해체(15∼20년 소요)하는 것으로 결정돼(‘15.10, 원자 력진흥위원회) 해체 절차에 착수한다. 한수원은 ▲안전 최우선, ▲ 자체 역량 확보, ▲소통과 협력 하는 자세 등 3가지 원칙 아래전 해체과정을 안전하게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공정상 발생 예상되는 위험 요소들을 사전에 방지하고 철저한 방사선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정부는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할예정이다.

또한 한국의 독자적인 해체기 술과 전문인력 확보에 집중 투자해 고리1호기 해체를 국내 기술로 실행하고 우리 기업의 실적 (track record) 축적 기회로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아울러 한수원은 해체계획서에 대한 지역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의견 수렴을 대폭 강화하고, 건식저장시설 구축 등에 대해서도 지역사회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해체계획서 마련 및 승인을 비롯해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반출, 시설물 본격 해체, 부지복원등 과정은 총 15년 6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원전해체 사업은 방사선안전 관리, 기계, 전기, 화학, 토건 등여러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복합된 종합 엔지니어링·융합기술의 집합산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은 각각의 해체전략을 갖고 있다. 즉시해체는 시설의 운전정지및 사용후핵연료 냉각을 위한 안전관리 후 가능한 빠른 시간에 해체하게 된다. 독일, 프랑스 등주요 원전운영 국가에서 정책적 으로 즉시해체를 선호하고 있다.

지연해체는 원자로에서 사용 후핵연료를 제거하고 방사성물 질을 포함하는 설비 일부 또는 전부를 일정기간 동안 안전하게 저장하거나 유지한 후 해체를 진행하는 것이다. 흑연감속로 방사화 흑연 문제, 해체비용 및 방사 성폐기물 처분장 미비 등으로 일 부 국가에서 지연해체를 선택하고 있다.

 

▲ 국가별 원전해체 전략

 

▲ 즉시해체와 지연해체 비교

 

▲ 美 Connecticut Yankee 해체 사례

2032년말 부지복원까지 마무리 목표
한수원은 먼저 2022년 6월까지 해체계획서 초안(2019년 상반기)을 마련하고, 이후 주민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해체계획서를 보완한 이후 원안 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해체계획서 작성은 해외 선진 기업의 자문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평가(peer review) 를 통해 적합성을 검증받는다.

이어 2025년 12월까지 사용 후핵연료 냉각 및 반출이 이뤄진다. 본격적인 해체작업은 습식저 장시설에 보관중인 사용후핵연료를 6∼7년간 충분히 냉각시키 고, 안전하게 반출한 이후 착수 한다. 사용후핵연료는 소내에 구축할 예정인 건식저장시설에 한시적으로 보관 후 최종적으로는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로 이송할 방침이다. 건식저장시설은 지역 주민과의 협의와 소통을 통해 구체적인 구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설물 본격 해체가 2030년 12월까지 진행되며, 해체계획서 승인 이후(2022년 6월 예정) 非방사능시 설인 터빈건물을 우선 철거(2022년 6월∼2023년 12 월)해 폐기물 처리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사 용 후핵연료 반출(2025년 12 월) 이후 원자로 압력용기 및 내부 구조물 등 방사능에 오염된 시설의 제염 및 철거를 진행한다.

원자로시설의 해체 현황, 방사성 오염의 제거 현황, 방폐물 관리 현황 등을 매 반기마다 원안 위에 보고해 점검 받는다. 2032년 12월까지 부지 복원이 이뤄진다. 재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복원하되, 부지 활용 계획은 지역 의견수렴, 전문가 자문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수립할 계획이다. 부지 복원 이후 진행경과, 최종부지의 방사능 현황, 해체 전후의 원자로 시설 등 해체완료 상황을 원안위에 보고하고, 원안위는 관련 검토를 통해 고리 1호기의 운영허가를 종료할 예정이다.

현재 34개 국가에서 총 611 기의 원전이 건설되어 449기는 가동 중이며, 160기가 영구 정지 되었고, 이중 19기가 해체 완료됐다. 나머지 약 141기는 해체진행 또는 해체준비 중이다. 1960∼1980년대에 건설한 원전의 사용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2020년대 이후 해체에 들어가는 원전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 된다. 원전해체산업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 고리1호기 해체공정 계획

 

▲ 해외원전 가동, 영구정지/해체 현황 * Long-term Shutdown Reactor 불포함

 

 

본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ENERGY KOREA> 2017년 7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너지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