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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이슈는 ‘녹색성장정책의 성공정착 유무’

올해 최고 이슈는 ‘녹색성장정책의 성공정착 유무’

  • 기자명 정욱형 기자
  • 입력 2010.08.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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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경제 전망, 국내 최고권위자에게 듣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방기열 원장


지난 하반기이후 현재까지 지속되면서 세계 에너지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의 국제 거래가격은 지난해 피크 가격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OPEC의 추가적인 생산량 감축 등도 예상돼 유가반등도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미국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럽 위주로 불던 녹색바람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이명박 정부도 저탄소 녹색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에너지기업들은 먼나라 이야기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에너지문제는 이제 에너지업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항으로 그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는 분야다. 국내 최고의 에너지경제부분 최고권위자로 꼽히는 에너지경제연구원 방기열 원장을 만나 에너지업계 올해 최고 이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Q 전세계적으로 에너지문제는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에너지문제와 관련해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 될지?

지난해에 고조되었던 고유가현상은 불과 수개월 사이에 급락해서 이젠 오히려 유가가 너무 낮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올해의 에너지문제와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에너지가격이나 수급문제 보다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얼마나 경제 각 부분에, 그리고 국민 의식 속에 자리 잡힐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우리나라만 시행하는 정책이 아니고, 이미 오바마 정부도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유럽과 나아가 중국까지 유사한 정책들이 국가적 아젠다로 시행하고 있다.
올해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15차 당사국총회에서 2013년 이후의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이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밀한 대응전략들이 추진돼야 한다. 현재 EU 등 선진국 그룹들은 개도국에 대해 BAU대비 15~30%의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고 있고, 개도국들은 대폭적인 재정지원과 환경
기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협상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새로 들어선 미국 정부의 정책변화 여부다. 전임 대통령인 부시는 2025년 이후에나 온실가스 배출 동결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현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시절에 2020년에 1990년 수준의 온실가스 동결을 공약한 바 있다. 
이번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여부, 그리고 의무감축 수준이 결정되면 향후 우리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국제적 동향을 세밀하게 파악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전략들이 조속히 수립돼야 할 것입니다.
 
Q올해 경제전망이 어둡다. 환율, 유가, 원자재 가격도 불안한데 올해 이들 가격변화는 어떨 것으로 예상하며 국내 에너지산업에 미칠 영향은?

현재 에너지, 원자재 가격은 작년 피크 가격대비 절반이하로 떨어지고, 특히 원유는 작년 7월 가격의 30% 수준에 있다. 이와 같은 가격하락 현상은 곧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고유가로 에너지수입액이 1415억달러에 달해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의 국제 자원가격 하락현상은 우리나라 경제운용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두바이산 기준 금년도 평균 유가는 배럴당 약 52$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40$대 초반보다 금년 평균 유가를 높게 본 것은, 하반기 때는 세계 경제위기가 지금보다는 완화되어 유가도 후반기에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글로벌 경기침체 현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는 평균 유가는 $40대로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다만, 세계 석유수요가 계속 위축될 경우, OPEC의 추가적인 생산량 감축이 예상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날지는 몰라도 현재보다 급격한 가격하락 현상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저유가는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나 현재 달러당 1500원을 넘나드는 불안한 환율변동은 저유가 효과의 상당분을 잠식되고 있다. 또한 원화가치가 낮아져도 세계 경기침체로 아직은 수출 증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환율이 높은 것은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위험과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효성 우려 등, 국제적인 요인과 국내에서는 무역적자나 3월 금융위기설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향후 경제불안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의 환율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완화속도, 국내 무역수지에 따라 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적인 요인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고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수출을 늘리는 것이라 하겠다. 수출이 늘어나 무역수지의 흑자기조가 지속된다면, 환율도 상당히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Q특히 원자재가격의 경우 국제 원자재가격은 하락하는데 환율영향으로 국내 수입재고가 적어 곧 원자재 파동이 온다고 우려하는 입장도 있다. 어떻게 보시는지?

국내 수입재고가 낮아지는 것은 경기침체로 국내 수요가 감소해 원자재를 수입하게 되면 오히려 재고가 쌓일 것을 우려하는 현상과, 수입 기업들이 현재의 환율보다 미래의 환율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등으로 수입을 늦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경기변동과 환율변동에 따른 추세적 현상이지 외화부족으로 외환 결제가 곤란해서 생기는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국내 재고수준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낮아지게 되면 원자재 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또 경기와 환율불안이 다소 완화된다면 수입재고도 올라갈 것으로 생각된다.

Q저탄소 녹색성장이 국제적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갈 방향은? 너무 앞만 보고 달린다는 주장도 있는데.

세계는 지금 자원위기와 기후변화로 상징되는 환경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토마스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은 그의 저서“The World is Flat”에서 현재의 세계 상황을 'Hot, Flat, and Crowded'로 표현했다. 'Hot'는 지구 온난화를 의미하며, 'Flat'는 세계화와 중산층 확산을 가리키는 데 이로 인해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American Dream’이 세계적으로 보편화된다는 것이다.‘Crowded’는 인구증가와 도시화의 가속화를 위미한다. 따라서“우리가 직면한 최대위험은 테러보다는 인구증가와 도시화, 경제성장이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낮 국제적 조류의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저감, 저 에너지소비 사회를 당장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또 하나, 이제 세계는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과 환경 자원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으며, 여기서 앞서가는 나라가 곧 미래의 선진국으로 남을 것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녹색산업, 녹색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화하는데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녹색산업의 세계 경쟁에서 뒤쳐진다면 미래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어렵다. 따라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초기부터 정부를 중심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시행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Q특히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국민포럼이 쌍두마차 격으로 녹색성장산업을 견인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의 역할에 대한 전망은?
지난 2월 16일 공식출범한 녹색성장위원회는 국무총리와 민간의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민간위원 29명과 기재부장관 등 당연직위원 18명 등 총 47명의 위원들도 구성되어 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많은 민간위원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정부의 공식 기구로서 우리나라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최고 의결기관이다. 반면에 녹색성장국민포럼은 정치인, 기업인 및 각 계 전문가, NGO 등 사회지도층들이 참여하는 순수 민간단체다. 녹색성장위원회가 녹생성장에 대한 정책을 입안, 의결, 추진한다면 녹색성장국민포럼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공론화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고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촉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즉, 국가 최고 리더인 정치권이나 기업, 전문가, NGO 등이 모여 국민의 참여속에 진정한 녹색성장을 구현하는 국가 전략에 대한 토론도 벌이고 정책도 제안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녹색성장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는 현재 녹색성장국민포럼의 사무국을 연구원내에 두고, 포럼의 제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기회로 연구원도 녹색성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는데 여러 가지 기여하는 방안들을 마련중에 있다.

Q이외에 올해 에너지경제연구의 중점 추진사업을 소개한다면?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이, 앞으로 저탄소 녹색성정 정책은 에너지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각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연구원도 국책 연구소로서 녹색성장과 관련한 해외 동향들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국제기구나 국가기관, 연구소, 민간단체와의 활발한 국제교류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녹색성장 관련한 정책수단들을 발굴하고 연구, 분석하는 Think Tank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초에 조직변경을 통해 녹색성장연구본부를 신설했다. 또한 이 본부내에 기후변화협약부를 두어 올해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를 대비한 다양한 대응전략가 중장기 기후변화 대책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유가는 낮은 수준이지만 근본적으로 세계 수급문제가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유가가 재상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제 에너지수급문제나 유가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면서, 향후 수급과 가격불안에 대비하는 연구들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Q끝으로 국내 최고 에너지경제관련 연구기관장으로서 업계에 바라고 싶은 바는?

현재 경기침체, 고환율로 에너지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우선은 경기침체 기간 동안 필요하다면 자산매각이나 비주력사업 매각 등 다각적인 방안을 통해,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기업을 생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제가 기업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무리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해도, 현 금융위기 이후의 시장변화를 항상 준비해둬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저유가에서 고유가로 전환되면서 자원개발사업이 활성화되자, 자원개발 설비가격이나 서비스 비용들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최근 유가급락으로 많은 석유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고점 대비 70% 정도 급락했고, 일부 자원개발 사업이 중단되는 등 부진한 형세이지만 자원개발 설비나 서비스 비용은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았다. 이는 설비와 서비스 업체들이 현 금융위기가 지난 이후 경기가 회복될 때 다시 기업설비나 전문인력들을 복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자산매각, 고용축소 등의 구조조정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심한 경기침체시에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겠지만, 경기가 다시 살아날 때를 항상 대비하면서, 구조조정의 대상과 폭, 시기 등에 대해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방기열, 그는 누구?

연구원 출신 연구기관 CEO
국책연구기관서 에너지연구만 35년
자원경제학박사로 최고 권위자 우뚝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간판이자 대한민국의 에너지경제분야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방기열 원장(48년생)하면 떠오른 것이 두 가지다.‘늘 정신없이 바쁜 남자’와 , ‘무슨 일이든 똑 부러지게 하는 완벽남’이라는 점이다.
35년간 대한민국 에너지경제연구에 몸 바치며 국내 최고이자 원조 자원경제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라는 중책과 함께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 에너지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등 10여개 기관과 학회에서 자문역을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에너지문제 해결사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60을 넘긴 나이에도 연구원내에서 테니스 복식선수로는 최고라고 자랑할 만큼 건강까지 유지하고 있는 그는 늘 의욕에 넘쳐있어 보는 사람까지 혈기왕성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고려대 지질학과을 졸업하고 자원개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연구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한국동력자원연구소로 옮기면서 자원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여기서 응용지질학 석사를 받고 86년 지금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91년부터 98년까지 호주 주재 국제기구에 파견근무를 하면서 당시로는 생소한 학문이었던 자원경제학으로 호주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에너지경제 전문가가 됐다.
그는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선임연구위원을 거쳐 2004년 6월부터 현재까지, 정권의 변화에도 굳건히 연구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CEO ENERGY 제4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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