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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기업이 강하고 오래간다

가족기업이 강하고 오래간다

  • 기자명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권오현 연구위원
  • 입력 2010.08.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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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기업은 여러 나라에서 지배적인 기업형태로 각국의 생산 및 고용창출, 대외 경쟁력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도 많다.

가족기업의 비중은 미국 54.5%, 영국 76%, 호주 75%, 한국 68.3% 등으로 나타난다. 가족경영은 후진적 기업형태가 아니라 외국에서도 지배적인 형태임을 의미한다. 통상 가족기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영미식 전문 경영체제에 비해 전근대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훨씬 양호한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Fortune>이 선정한 500대 기업의 1994~2000년까지 경영성과를 조사한 결과, 가족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9.6%로 비가족 기업의 13.8%보다 높고, 자산수익률(ROA)의 경우도 가족기업이 11.6%로 비가족 기업의 10.9%보다 높았다.

미국 상위 200개 가족기업의 1975~1995년 기간 동안 평균 주주수익률은 16.6%로, S&P’s 선정 500대 기업의 14.0%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상위 1000개 기업의 1982년부터 1992년까지 가족기업의 자기자본 순이익률은 25.2%, 일반 기업은 15.8%였다. 한국 상장 가족기업들의 1997~2002년까지 평균 총 자산영업이익률은 9.0%로 비가족기업의 6.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가족기업은 일반 기업에 비해 생존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과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 기업의 평균 수명은 12년인 데 비해 가족기업의 평균 수명은 24년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300년 이상 된 기업 중 대부분은 가족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코틀랜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족기업의 30~60년 생존율은 일반기업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알려졌던 일본 건설회사 곤고구미(金剛組)의 경우도 1400년 이상 가업 승계를 통해 내려온 대표적 가족기업이었다.

이와 같이 가족기업이 양호한 경영성과를 거둘 수 있는 요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있다.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가족기업 CEO는 기업에 헌신적이며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건전성을 중시한다. 대를 이어 사명을 완수한다는 각오로 사업에 임하며, 구성원들과 가치를 공유하고 외부 파트너 및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집단주의적인 문화가 강해 동기 유발 수준이 높고 직원들은 조직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며, 낮은 이직률 등으로 중요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다. 가족기업의 후계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사업감각을 빨리 익히고, 가족 경영자들로부터 반복적인 경험과 충고를 들어 CEO로서 유력한 경력을 쌓을 수 있다. 하버드대 Landes교수는 가족기업이 개도국 경제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가족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족간의 감정적인 문제가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는 친인척들의 경영참여 및 특권 행사로 다른 직원에 대한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가족과 기업의 애매한 경계로 인한 불투명성도 나타난다. 후계자 승계 및 외부 전문가의 보완이 필요하며 가족기업의 원할한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등 관련 제도의 개선 검토도 요구된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09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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