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에너지기업들도 최근 세계로, 세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연이어 수출 성공낭보가 들어오고 있지만 언제 어떤 어려움을 직면할지 모르는 일이다.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확실한 품질력을 갖춰야 한다. 수출계약 단계부터 신중한 검토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마케팅보다는 품질력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수출시장의 경우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호주에 진출한 LG전자가 냉장고 에너지효율 등급과 관련, 속임수를 썼다는 지적과 함께 호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호주 현지의 에너지효율등급 체계가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사용 환경’기준으로 바뀌었는데 이 부분이 미처 생산 공장에 전달되지 않아 착오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결국 LG전자 호주법인은 문제가 된 제품이 호주기준상 잘못된 에너지 등급으로 광고된 것에 사과 입장을 밝히고, 해당제품 구입자들에게 에너지 효율 차이에 따른 12년분의 요금 차액 환불, 제품 교체, 구입대금 전액 활불 등 3가지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일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도 크지만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 손상은 그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정도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에너지효율등급 체계다. 국내에서도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사용 환경으로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 세계수준의 품질과 기준을 갖춰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에너지 기기업체들의 해외진출이 눈에 띄게 늘은 것은 반가운 일이나 해외 수출시장에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갖가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정확한 에너지 사용량 측정이 선행돼야 한다. 실험실에서는 에너지가 절약되지만 설치현장에서 에너지절감률이 떨어진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0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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