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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감축’ 한국의 개봉작은 이렇다

‘온실가스감축’ 한국의 개봉작은 이렇다

  • 기자명 이권진 기자
  • 입력 2009.09.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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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최대 30% 감축 등 3개 시나리오 들고 찾아오다

녹색성장위원회의 <온실가스감축 목표>라는 제목의 영화가 충무로에 진출한다는 설은 헛소문으로 확인됐다. 초창기 일부 시민단체에서 ‘빅쇼’를 하는 기관이라는 혹평를 받았는데 그 말은 이제 배니어판 문짝처럼 낡은 표현이다.  위원회의 성과가 괄목할 만하다. 그래도 일부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진출은 진출인데 충무로가 아닌 국제사회다. 녹색성장위원회는 국제사회에 상영할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준비했다. 지난 8월 13일에는 산업계, 시민단체, 학계, 일반인 등 300여명을 대상으로 공개 시사회도 했다. 눈치를 이미 채셨겠지만 이건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우리들 이야기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상황과 우리의 계획은 이렇다.

#상황1

지난 8월 30일 일본에서 열린 총선은 ‘온실가스정책’이 당락의 핵심사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집권당인 자민당을 두고 야당인 민주당은 “애매한 태도로 세계 흐름에 뒤꽁무니를 쫓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오는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25%, 2050년까지 60% 이상의 감축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의 녹색정책안이 선거전의 핵심 공약이었던 것이다. 과도한 공약으로 일부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가능성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일본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상황2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탄소법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하원에서는 <청정에너지 및 안보법>이 통과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법안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63% 줄이고,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 주요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토록 했다. 올 하반기에 상원을 통과한다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대응 선도국가로 나서게 된다. 미국이 이렇게 ‘나서는’ 이유에는 미국발 세계 경기침체를 기후변화대응을 통한 일자리 및 시장창출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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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의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선진국인 영국은 1990년 대비 34%, 일본은 2005년 대비 15%, 미국도 2005년 대비 17%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개도국인 대만은 2025년에 2000년 수준 동결, 멕시코는 2012년 5000만톤을 감축할 것을 제시했다.

구경만 하던 국내 에너지산업에도 올 것이 왔다. 산업계는 갑자기 날아온 입영영장처럼 ‘온실가스감축’ 통지서를 받은 표정이다.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더라도 ‘참고’에서 ‘의무’로 돌변한 규제에 대해서 손발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 할 말도 해야 할 일도 쌓여 있다.

더욱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 껴 있는 한국의 온실가스감축 목표는 모델이 전무하다. 그래서 현재 녹색성장위원회를 중심으로 계획하고 있는 감축 목표는 국제사회의 새 지표인 동시에 국내 실현가능한 로드맵이 돼야 한다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3가지 시나리오 마련…연내 확정·발표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에서 밝힌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 3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각계의 여론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지난달 4일 2020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 기존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계속 유지할 경우 미래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에 비해 각각 21%, 27%, 30%씩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3개 중기 감축목표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러한 수치는 2005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교할 때 각각 △8% 증가 △동결 △4% 감소시키는 것에 해당합니다. 3개 감축 시나리오는 각각 유럽연합(EU)이 개발도상국에 대해 요구하는 BAU 대비 15~30% 감축 권고안을 충족시키는 수준입니다.”

김형국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최근 15년간 OECD 가입국 중 최고치인 99%나 증가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 15년간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소폭 증가(8%) 내지 감소(-4%)하는 수준으로 제시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획기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번 시나리오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선언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연내 설정 약속을 이행하고 국내적으로 그린산업 육성 계기로 삼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업계와 환경시민단체, 관련 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간담회와 공청회,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이들 3개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올해 안으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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