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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는’ 안전이 ‘돈 버는’ 기술로 재탄생한다

‘돈 쓰는’ 안전이 ‘돈 버는’ 기술로 재탄생한다

  • 기자명 황무선 기자
  • 입력 2010.10.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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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기술이 IT와 만나 비즈니스모델로
차세대에너지안전연구 1단계 완료, 2단계 시동

첨단 기술과 산업도 한 차례 사고만으로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 최근 발생한 CNG버스 사고만 봐도 알 수 있다. 10년 이상을 공들여 왔던 CNG차량 보급 사업이 서울 중심가에서 발생한 단 한 건의 사고로 그간의 박수와 성과와는 상반되게 위험한 산업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 동일 사고를 막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사회적인 비용과 희생을 감수해야할지는 미지수다. 에너지 분야의 기술은 미래를 위한 기술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기술을 안정적으로 담보할 안전에 대한 실증과 검증이다.
2006년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자원기술개발기본계획에 따른 12개 국책 연구사업의 1단계 사업이 지난달 마무리됐다. 에너지안전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지금 이중 한 분야를 맡고 있는 차세대에너지안전연구단(단장 윤기봉)의 그간 연구 실적과 앞으로 계획을 들여다봤다.

불안한 사회, 안전은 기본욕구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경제 강국이란 타이틀에 비해 국민의 삶의 질은 사회적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美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지구촌 살기 좋은 나라 100개국을 선정했다. 이중 한국은 15위에 올랐다. 교육과 건강, 삶의 질, 경제, 정치 등 5개 분야에 대한 평가 중 교육과 경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덕분이었다. 하지만 평가항목 중 하나인 삶의 질은 전체 평가 중 순위가 낮아 전체 점수를 깎아내는 현상을 빚었다. 국민의 교육 수준과 학업성취도 평가 점수 등을 따진 교육에서는 핀란드에 이어 2위, 성장률과 산업 구조 등을 평가한 경제 부문에선 싱가포르, 미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삶의 질은 29위, 건강 23위, 정치 19위에 그쳤다.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정부는 사회 노령화에 대비한 정책을 비롯해 환경문제 해소를 위한 에코테크노 기술의 도입, 사회 양극화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최근 국가적인 이슈가 됐던 이천 화재사고를 비롯해 안양 어린이 유괴사건 CNG버스 폭발사고등을 통해 보더라도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국가안보, 정치적 억압, 경제적 생계 위험 등 후진국형 위험에서 벗어나 자연 재난, 생태 위험, 사회적 해체, 기술적 재난 등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중 공공재 성격을 띈 기술적 재난은 국가 주도의 투자와 기술개발에 의해 해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분야다.

융복합으로 다시 태어난 안전기술

기술의 융·복합시대를 맞아 에너지 안전기술도 새로운 기술과 만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전기, 가스, 석유화학 등 에너지 관련 설비 및 기기의 근원적 안전관리를 제고하기 위해 시작된 차세대 에너지안전관리시스템(ETI : Energy Technology Innovation Program) 개발사업의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고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업그레이드를 시작한 것이다.

중앙대 윤기봉 교수를 단장으로 한 차세대에너지안전연구단은 에너지산업의 혁신과 성장동력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12개 기술혁신 프로그램 중 하나인 차세대에너지안전관리시스템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안전관리시스템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2006년 5월 확정한 ‘국가에너지·자원기술개발기본계획(2006~2015년)’의 일환으로 지난 9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2단계 사업을 위한 워밍업을 들어간 상태다. 정부의 예산 축소로 일부 사업에 대한 변동이 예상되나 2단계 사업을 통해 실생활 및 산업시설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에너지안전관리시스템 개발 1단계 사업에는 10개 주관기관과 10개 위탁연구기관, 30개 기업이 참여했다. 주된 아이템은 우리 실생활에 필요한 구체적인 에너지 안전시스템과 제품개발을 목적으로 연구, 산업시설의 안전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 실용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10개 과제는 크게 가스안전분야, 전기안전분야, 석유화학설비 안전분야 등 3개 분야로 구분된다.

가스안전 첨단관리시스템 개발분야는 4가지 세부 과제가 진행됐다. 광운대를 중심으로 ‘U-Safety를 위한 가스안전관리시스템 개발’,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된 ‘가스안전관리 통합시스템 개발 및 구축’, 맥산을 중심으로 ‘탱크로리 안전관리 통합 시스템개발’, 서울대를 중심으로 ‘LNG 저장/수송시설 안전운전관리스시템 개발’ 등 4개 과제다.

전기안전 첨단관리시스템에서는 전기안전공사를 중심으로 ‘U-City 환경에 적합한 전기안전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 및 실증’ 사업이 진행됐다.

설비안전 첨단관리 시스템 개발은 크게 5개 세부과제로 한국전력연구원을 중심으로 ‘신뢰도 및 위험도 기반 예측정비 시스템 개발’, 연세대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에너지 공정의 설비 안전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고정설비 압력용기의 NIT기반 CMMS 개발’, 한국가스안전공사를 중심으로 ‘공정설비 개질로/가열로의 CMMS 개발’, 중앙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안전정보시스템 구축’ 등이다.

10개 과제 중 ‘가스안전관리 통합시스템 개발 및 구축’ 과제와 ‘U-City 환경에 적합한 전기안전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는 통신환경을 기반으로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안전시스템이다.

1단계에서는 10개 세부과제 중 ‘LNG 저장/수송시설 안전운전관리스시템 개발’ 과제와 ‘신뢰도 및 위험도 기반 예측정비 시스템 개발’ 과제, ‘정유공정 에너지설비 안전통합관리 시스템구축’과제는 1단계로 개발이 완료됐으나 나머지 8개 과제는 앞으로 2단계 실증화를 위한 연구를 계속하게 된다.

2단계 연구는 가스, 전기, 정유·석유화학산업설비 안전관리시스템 기술의 실증, 적용, 보완과 개발기술의 상용화를 통한 성공적인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공공안전기술로서의 입지를 마련하는 것이 2단계 사업의 궁극적인 과제다.

기술개발이어 비스니스 모델로
과제 수행에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차세대에너지안전연구단은 ‘공정설비 압력용기의 NIT 기반 CMMS 개발’, ‘공정설비 개질로/가열로의 CMMS 개발’, ‘에너지 안전정보시스템 구축’ 과제는 하나의 과제로 통합해 ‘차세대 에너지 플랜트 첨단설비관리 기술개발 및 실증화’란 과제로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U-safety를 위한 가스안전관리시스템 개발’ 과제는 ‘U-safety를 위한 CNG충전소/LPG충전소 안전관리 시스템 실증’으로 명칭을 전환해 과제의 수행목표를 구체화했다.

‘탱크로리 안전관리 통합시스템 실증사업’은 맥산 주관기관의 바통을 위니텍이 이어받아 실증사업을 진행키로 했으며 ‘탱크로리 안전관리 통합시스템 개발’, ‘U-city 환경에 적합한 전기안전통합관리 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가스안전분야 2단계 3개 과제에는 광운대, 한구가스안전연구원, 위니텍 등 3개 주관기관과 함께 전자부품연구원을 비롯 경북대, 삼천리, 예스코, 선두전자 등 12개 민간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다. 전기안전연구원이 주관기관인 전기안전분야 2단계 과제는 KD파워, 대륙, 코콤 등 7개 업체가 참여하며 연세대와 중앙대가 주관기관을 맡은 설비안전분야 2단계 과제에는 가스안전공사를 비롯 표준과학연구원, 삼성토탈, GS칼텍스, LG화학, 유양기술 등 12개 업체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광운대가 주관기관을 맡고 있는 ‘U-safety를 위한 CNG충전소/LPG 충전소 안전관리 시스템 실증’ 연구는 앞으로 안전평가 시스템의 적용과 수정보완을 통해 국가안전망과 연동을 위한 보완 및 실증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USN 기반 통신시스템을 통해 일선 충전소의 모니터링, 안전관리와 보안 사항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이 주관기관을 맡고 있는 ‘가스안전관리 통합시스템 실증연구’는 u-도시공간형 스마트 도시가스 안전괸라 시스템 현장 실증과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한 원거리 가스누출 검지기의 현장적용, 마이컴미터를 기반으로 한 u-home 가스안전관리 시스템을 실증한다.

위니텍이 주관기관을 맡은 ‘탱크로리 안전관리 통합시스템 실증사업’은 2단계 과제수행기간 중 대성산업, 에어프로덕츠, 프렉스에어, 소디프, 린데코리아 등 위험물 운반회사를 대상으로 회사별 특성에 따른 단말기와 관제요소를 구현하고 개발결과물의 기능 인증 및 관련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수행할 예정이다.

전기안전공사 전기연구원이 주관하고 있는 ‘U-city 환경에 적합한 전기안전 통합관리시스템 개발 및 실증’ 연구는 1단계 개발을 완료한 전기안전 통합관리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는 기능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대기전력차단, 에너지 절약형 전기설비 관리 제어, 조명 네트워크 제어, 전기설비 사고예방 등의 기능을 보완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중앙대가 주관기관을 맡은 ‘차세대 에너지 플랜트 첨단설비 관리기술 개발 및 실증화’ 과제는 2단계 연구를 통해 1단계 연구기간동안 개발한 안전관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직접 발전, 석유/정유, 플랜트에 적용해 검증 및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플랜트의 설비안전성 확보를 위한 통합 기술과 지식기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기술패키지화해 플랜트 사용자를 위한 최적 설비관리 솔루션을 상품화할 예정이다.

IT업그레이드 된 안전은 국가성장동력
사회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국내 에너지 사용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에너지 설비도 대형화 또는 복잡한 네크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에너지설비에서의 사고는 운영자나 사용자의 사소한 실수, 제품의 단순한 결함만으로도 엄청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수반할 수 있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소비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에너지 관련 사고도 한동안 크게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2000년 이후 국민들의 인식 개선과 정부의 적극적인 사고저감 대책 등으로 발생건수나 인명피해도 점차 감소해 왔다. 하지만 최근 그 감소율은 정체 또는 다시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 피해사례도 이전과 달리 에너지 사용기술이 복잡해지고 광범위해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설비의 노후, 사용자 부주의나 운영상의 실수로 인한 사고, 새로운 설비 및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새로운 양상의 사고 등으로 이전과 다른 상이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에너지 안전시스템을 국가적으로 개발, 보급하는 노력은 사회적 비용감소를 위한 절대적인 과제인 동시에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의 기본조건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제고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안전기술도 앞선 IT기술과 접목한다면 국가 산업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차세대에너지안전연구단 윤기봉 단장은 안전기술에 대한 고정되고 편협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국가적인 인프라인 IT기술과 접목하면 우리의 안전기술이 세계적인 명품으로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이 전제돼야 정부에서부터 안전이 산업분야의 부담이 아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안전도 하나의 서비스산업으로 바라봐야만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0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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