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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훌륭한 리더vs.다수의 훌륭한 팔로워?

한 명의 훌륭한 리더vs.다수의 훌륭한 팔로워?

  • 기자명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 입력 2010.12.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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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락 대표
더십에 대해 고민한지 십여 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리더십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한지 5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참 많은 리더십 책이 등장했고, 참 많은 리더십 전문가가 나타났고, 참 많은 리더십 이론을 접했습니다. 리더에게 이런 저런 주문도 늘어났고 몇 달에 한 번씩 이런 저런 시도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도 만들어졌습니다. 적어도 이 시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리더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위대한 조직을 만든 위대한 리더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런 조직을 만드는 데 있어서 리더 혼자만의 역량으로 평가할 것인가는 좀 다른 문제입니다. 환경이 좋았을 수도 있고, 좋은 조언자를 만났을 수도 있고, 멋진 팔로워들이 많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볼 때 한 조직에서 한 번의 위대한 성공을 거둔 리더의 리더십이 보편화되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성공 변수가 있겠지만 오늘은 ‘사람’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리더십을 풀어볼까 합니다.

임진왜란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순신 장군을 알았을까?

확실히 이순신 장군은 천재가 아니었습니다. 누구처럼 과거에 최연소 급제를 하지도 않았고, 누구처럼 어릴 때 일화가 널리 알려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늦게 무과에 급제했고 (이유야 어쨌든) 평상시 부하들의 지지도 시원찮았을 뿐더러 윗사람들 보기에도 그리 좋게 보이진 않았나 봅니다. 대부분의 지휘관 생활을 열악한 전방 위주로 한 걸 보면 말입니다. 그런 인물이 임진왜란 직전 전라좌수영의 수장으로나마 있었다는 것은 참 노력을 많이 하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수군의 핵심이라는 부산이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일본군은 승승장구 하며 조선을 유린했고, 처음 계획처럼 먹을 것은 조선 땅에서 구하겠다는 계획대로 전라도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러다 권율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인물을 만나게 되고 결국 전라도에서 식량을 얻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깁니다.

‘전쟁은 병참에서 결정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일본군도 알았을 테지요. 그래서 바닷길로 물자를 수송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그러다가 이순신이라는 장수에게 제대로 당하게 됩니다. 그 이후 얘기는 너무 잘 아실 테지요. 일본군은 임진왜란 내내 이순신에게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그만큼 이순신 장군의 결과는 대단했지요. 본진이 무너지고, 사기가 꺾였으며, 병력도 군함도 많지 않은 전라좌수영이 일본군을 막아낸 데에는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되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거북선을 제조했던 부하도 있었고, 여러 훌륭한 장수들도 있었겠지만, 위기와 같은 결정적인 상황이 주어지면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갖는 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위대한 리더에 훌륭한 팔로워가 더해진다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는 재미있는 전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단원들이 지휘자를 초빙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직원들이 최고경영자를 초빙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 오케스트라는 그렇게 해서 세계적인 지휘자를 초빙합니다. 그래서 그 지휘자의 지휘 아래 세계적인 명연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단원들 한 명 한 명이 세계적인 연주 능력을 가진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즉, 최고의 팔로워인 셈이지요. 지휘자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역량을 가진 오케스트라에 초빙된다는 건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세계적인 지휘자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는 오랜 시간 동안 최고의 연주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평범한 조직을 훌륭하게 만든 리더도 많겠지만, 멋진 조직을 망쳐버린 리더도 그에 못지않게 많을 거라고 봅니다. 언제나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최고의 리더에 대한 존재 여부는 조직의 승패를 사실상 좌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고의 팔로워 만으로는 조직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리더십을 중시하고, 리더십 교육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고의 리더는 최고의 팔로워를 키울 책임이 있고,
최고의 팔로워는 최고의 리더를 만날 권리가 있다!

오늘 제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두 가지 요소 중 하나 정도는 집중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 모두를 향해 달려가는 조직은 매우 드물다는 것입니다. 하나만의 선택으로도 좋은 결과를 내면 좋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은 그 정도로 만족하지 못하나 봅니다.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하려면, 훌륭한 리더만큼 훌륭한 팔로워도 있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체로 국가는 훌륭한 국민들이 훌륭한 리더를 뽑는 시스템이고, 기업은 훌륭한 리더가 훌륭한 팔로워를 뽑는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각 조직의 목적과 역할이 다르다보니 그런 차이가 있겠지만, 두 조직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너무나 똑같은 조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고의 리더라면 훌륭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을 키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리더의 높은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조직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반면에 훌륭한 팔로워들은 최고의 리더를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임금의 격차가 날 수도 있고,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높은 이상과 역량으로 무장하지 않은 리더가 아니라면 팔로워들의 노력에 부합하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있고, 팔로워의 의견을 쉽게 묵살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조직이 되고자 하는 모든 욕구가 오늘 이 순간에도 우리를 매진하게 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최고의 리더 입장에서, 최고의 팔로워 입장에서 최고의 조직을 만들어 가는 멋진 목표가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보시기를 소망합니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0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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