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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트윗(Twit)을 허하라~

직장인에게 트윗(Twit)을 허하라~

  • 기자명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 입력 2011.01.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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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락 크레벤 대표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만, 아이폰 덕분에 스마트폰의 시대가 제대로 열린 건 확실합니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제대로 열리자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도 제대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등장한 트위터(Twitter)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들의 입소문으로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도 열풍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으면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검증 안된 말들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수많은 이들이 이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최근 트위터에 대한 열기는 한풀 꺽여가는 것 같습니다만, 실은 페이스북이라는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로 이동하면서 사용자는 되레 많아진 형국입니다. 가히 소셜 네트워크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제가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잘 쓰자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속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잡담에 대해서입니다. 트위터에 올려지는 글들은 140자 이내의 아주 짧은 단문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글들은 진지하거나 지식적이거나 가치 지향적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왜 이리 많은 직장인들이 여기에 열광을 할까요? 단순히 트위터가 좋아서, 스마트폰이 좋아서일까요? 저는 오늘 다른 쪽에서 이유를 찾아볼까 합니다. 바로 ‘잡담할 수 없는 문화’가 만들어 낸 대안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잡담을 한다는 건 꽤나 눈치가 보이는 행동입니다. 소리도 소리거니와 잡담하려면 의자를 이동해야 하고, 근무시간에 엉뚱한 짓 하는 것처럼 비칠까 걱정 되기도 합니다. 하긴 좋은 회사일수록 잡담하는 공간이 갖춰져 있습니다. 보통 ‘휴게실’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글쎄요, 그다지 잡담을 하기에 좋은 장소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게 보통입니다. 일하는 시간에 왜 잡담을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공부하는 아이가 왜 많이 자야 하냐, 시험칠 사람이 왜 책 읽어야 하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에 공장에서 잡담을 한다는 건 실수를 야기하거나 사고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었는지 모릅니다만 요즘 직장은 되레 잡담이 필요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첫째, 잡담은 긴장을 완화시킵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는 병의 근원만이 아니라 불화의 근원이기도 하고, 각종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직장인들은 정말 바쁘고, 긴장된 상태로 일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고(이 역시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입니다) 상하관계도 쉬운 게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그 스트레스를 대놓고, 누구에게나 솔직하게 다 쏟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배우자 정도되면 모를까, 아니 배우자에게도 제대로 이야기해 본들 다 이해해줄 수 없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잡담은 속에 있는 부정적 감정을 끄집어 내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이가 누가 있겠습니까? 신문에 나오는, 아무 관계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놓고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니 상사나 직장 동료의 험담을 조금 하는 게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비판도 잘 연구해 보면, 일종의 관심이기도 합니다. 관심이 없으면 비판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비판 받는다는 것은, 개선될 때 애정을 갖겠다는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잡담은 정서적으로 매우 좋은 도구임이 분명한 것입니다.

둘째, 잡담은 창의성의 근간이 됩니다.

창의성의 시대를 아무리 외쳐본 들 사소한 생각이 보장받지 않는 곳에서 창의적인 생각은 나올 리 만무합니다. 사소한 생각이라고 무심코 꺼냈는데, 상대방이 살을 붙이다 보니 제대로 된 아이디어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집단지성이니 CoP니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을 끌어낼 필요가 없습니다. 실리콘밸리가 세계 최고의 아이디어 본고장이 된 데에는 근무 시간 이후 동창들끼리, 친구들끼리 어울리면서 주고 받는 정보 덕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걸 가지고 보안 규약의 위배다라고 하신다면 달리 더 드릴 말이 없습니다만 주고 받는 거라면 좋은 결과물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뿐이지 않습니까? 대화하면서 가끔은 기밀이 새어나갈지도 모릅니다만, 제 경험상 그 정도로 새어나간 이야기 때문에 회사가 궁지에 몰린다면 회사의 역량이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셋째, 잡담 잘 하는 직원이 회의도 잘합니다!

휴게실에서는 말을 잘하는 직원이 회의시간만 되면 말을 하지 않는다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평소 회의 때 가벼운 이야기를 꺼낼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탓입니다. 회의 때면 항상 검증된 이야기, 준비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 계시는데, 창의적인 결과물의 과정을 연구해 보면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회의 시간에 주제에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는다면 회의 때 더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지 않을까요? 결국 잡담도 그럴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니까요. 소통이란 게 어려운 게 아닙니다.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 게 ‘자유로워야’ 소통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데, 요즘 우리네 직장은 소통하기 좀 힘든 환경입니다.

전 현대 직장인들을 믿습니다. 가끔 극소수의 무례한 직장인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건전하고 생산적이며 창의적입니다. 그런 이들은 잡담도 수준이 다를 것이며, 그 잡담을 통해 탁월한 아이디어와 결과물을 만들 거라는 것도 믿습니다. 오늘부터 직원들과 잡담을 한 번 즐겨보면 어떨까요? 처음엔 이상한 눈빛으로 볼지도 모릅니다. 원래 안 하던 행동을 하면 처음엔 눈총을 받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회사를 위해, 미래를 위해 잡담을 즐기시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마음을 열 것이고 역시 다양한 잡담을 들려주기 시작할 것입니다. 바로 그날이 소통이 형성되고 완성된 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직원들은 자신들끼리 모여서 이렇게 잡담할 것입니다. ‘우리 사장님 멋있지 않아?’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1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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