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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종말은 오는가?

석유의 종말은 오는가?

  • 기자명 계충무 국제아동돕기연합 고문
  • 입력 2011.01.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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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생각하면서 살아 가려는 사람들을 위해 ‘석유의 종말’과 관련된 3가지 경우를 간단히 살펴보고, 향후 인류를 위한 에너지는 무엇인지 알아 보려고 한다. 우선 석유 비관론(석유생산의 정점도래)은 2020년 후 생산은 감소하고 수요는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석유 낙관론(석유매장량은 충분)은 미 발견 석유자원 양의 측정 불가 및 생산 증대 가능으로, 석유 대체론(조속한 석유대체)은 석유가 온실가스 발생의 주원인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석유비관론(석유생산정점설 , Peak Oil)

석유는 9000만년 내지 1억5000만년 전에 조류(藻類)가 햇볕을 받아 따듯해진 물 속에서 크게 번성했으며, 그 유기체가 바다 밑에 깊숙이 퇴적돼 고압과 고온에 의한 화학 반응으로 생성됐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한번 쓰면 없어지는 고갈성(枯渴性) 자원이기 때문에 어느 국가이건 지역이건 간에 처음 발견해 생산하기 시작하면 줄어들어 종래에는 끝나게 된다. 석유생산의 정점이란 대략적으로 총 가채량의 절반이 생산되었을 때를 말한다.

석유발견의 정점은 1960년대에 끝이 났고, 1981년부터 세계석유 소비는 신규유전에서 발견하는 양보다 초과하기 시작했다. 그 후 발견량과 생산량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요 생산국을 포함해 이미 여러 나라에서 생산의 정점을 지났으며, 이는 세계석유 생산의 정점이 임박했음을 제시해 주고 있다. 타당한 자료만 있다면 정점시기와 감소추세를 알아내는데 간단하겠으나 애매 모호한 자료와 허술한 보고 체계 때문에 그렇지 못하다.

석유회사들은 주가를 의식해 보고서를 신중하게 다루고, OPEC 국가들은 한때 생산 쿼터를 많이 받으려고 생산량을 늘린 적도 있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전 매장량의 절반을 넘어서면 나머지 반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자원의 고갈성 때문에 불가피하다. 그리고 정확한 생산 정점에 관해서는 아직도 치열한 논쟁이 지속되는데 오히려 문제의 요점을 흐려놓고 있다.

문제의 요점은 석유자원이 갈수록 줄어들어 이제 곧 보이지 않던 벽 뒷면의 실상을 보게 된다는 안목을 가지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석유자원 종말로의 이행은 국제사회에 크나큰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정치, 경제, 전쟁 등으로 걷잡을 수 없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위험을 피한다 하더라도 석유를 가진 자와 필요로 하는 자와의 갈등이 고조돼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인류는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인 즉 석유생산 정점론을 중요한 주제로 받아 들여 그 대책을 사전에 마련해 실천하는 것이 마땅하다.


석유낙관론(오는 세기에는 석유가 넘쳐 흐를 것이다.)

석유업계의 통설인 석유정점설을 반박하고 나선 사람은 이태리 출신 레오나르도 마우게리氏다. 저서로는 ‘석유시대(The Age of Oil)’와 ‘석유시대 이후(Beyond the Age of Oil)’가 있으며, 이태리 최대 석유회사 Eni의 선임 부사장이자 MIT의 객원 학자이기도 하다.

석유낙관론은 전통적인 지혜를 아주 무색하게 만든다. 그리고 수십년 동안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때마다 석유 부족사태를 예견하면서 재앙을 부추기던 비관론자들에게는 아주 엉성한 진실이라고 할 것이다. 그래도 21세기에는 석유가 넘쳐 날 가능성이 있다. 그럴만한 이유는 적어도 3가지나 있다.

첫째, 석유 매장량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렇긴 하지만 어떻게 유한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땅속에 묻혀있는 석유자원의 총량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래의 공급곡선을 그려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오늘날 의존하고 있는 자료는 부적합한 바 이 자료는 미국 지질조사에 의한 것이다. 이 조사에 의하면 재래식 석유자원의 재고는 7~8조배럴에 달하며 회수 가능한 양은 2조가 좀 넘는다. 그런데 일반적인 확정매장량은 대략 1조2000억배럴이다.(세계 연간 석유 소비는 약 300억배럴) 그리고 비 재래식 석유인 초중질원유, 오일세일, 타르샌드 등을 합하면 재래식 석유와 동등한 수량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매장량은 2배로 늘어난다. 이렇듯 석유자원의 매장량은 다분히 역동적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탐사와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석유의 새로운 프론티어 개척을 가능케 했고, 또 이를 발전 시켰다. 더욱이 미국지질조사는 저평가됐다. 인류가 1조 배럴을 이미 사용했지만 총 사용 가능한 매장량은 계속 늘어난다. 땅속의 절대 매장량은 일정하나 사용 가능한 통계수치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둘째, 새로운 기술은 당초의 예상보다 더 많은 기름을 뽑아 낸다. 오늘날 알려진 유전에서 평균 35% 정도 회수하는데 1980년도에는 20%에 불과했다. 실제로 땅속으로부터 더 많은 기름을 뽑아 내는 기술이 있다. EOR(Enhanced Oil Recovery)는 기술로서 저류층(貯留層)에 화학약품, 열, 증기,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주입해 지하의 압력을 높여 기름이 나오도록 한다. 세균과 자력을 이용하는 방법도 연구 시험 중에 있다. 20세기에는 싼 기름값에 비해 EOR의 비용이 높기 때문에 그 사용이 제한적이었으나 그 효과는 상당했다. 점차 유가는 상승하고 EOR 기술은 개선돼 경제적·기술적으로 타당해져서 동일 유전에서 더 많은 기름을 뽑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 새로운 석유 매장 층을 찾으려고 시도한 탐사시추는 전 지구의 1/3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지난 반세기 동안 값싼 석유가 풍부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곳은 탐사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구상에 뚫은 석유 탐사시추정의 90%가 미국과 캐나다가 포함된 북미에서 일어났다. 이 사실은 깜작 놀랄 만한 일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를 들어보자. 석유시대가 시작한 이래 미국의 수십 만 정에 비하여 이 왕국에서는 단지 300개의 탐사정이 시추됐을 뿐이다. 이보다 더 현저한 대조는 이란, 이라크 등 대규모 석유 생산국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세기 전반에 초대형 유전의 발견으로 축복받은 바 구태여 복잡하고 비싼 석유 탐사를 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15년 전만해도 심해 시추(수심 1만 피트이상에 1.5만 피트 이상의 해저심도)는 생각조차 못했었다.

물론 비평가들은 실제로 땅속에 풍부한 석유가 있다 치더라도 손쉽고 값싼 원유는 영원히 사라졌다고 논쟁을 벌릴 것이다. 그들의 주장이 일리는 있으나 오늘의 어려운 기름이 기술의 발전과 기존의 기술을 대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손쉬운 기름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소비와 매장량은 오랫동안 함께 변화해왔다. 석유사용 가능년수의 예측(R/P: R-매장량, P-년간 생산량)은 생산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석유대체론(석유에너지의 조속한 대체)

지난 100년 동안 지구표면의 평균 온도가 화씨 1도(섭씨 0.56도)상승했는데 대부분 최근 50년 사이에 일어났다. 세계 곳곳의 빙하가 줄어들고, 북극의 해빙은 반박할 여지없이 온도변화를 입증한다.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화석연료를 태우고 열대 우림을 대대적으로 파괴하는데 기인한다는 증거가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대기 중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의 지속적인 증가는 화학적 구성요소를 바꾸어 놓았다. 태양열은 지표를 가열하고, 지구는 에너지를 우주공간으로 발산시킨다. 즉 대기 중의 가스가 이에너지의 일부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지구 표면을 애워싸고 있어 온실효과가 일어나게 한다.

지구온난화는 인류를 아주 불편한 처지에 놓이게 하는 방법으로 그 영향력을 나타낸다. 맹렬한 폭풍과 장기간의 가뭄으로 기후는 극심해지고 있다. 북극과 남극 지역의 온도가 3~4도나 상승해 그 곳의 빙하가 전례 없던 수준으로 녹아 내렸다. 과학자들은 만약 우리가 화석연료의 사용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처절한 결과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어떤 조치없이 현재의 상태로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면 100년 후에는 지구 표면의 온도가 섭씨 5.8도로, 한계점인 2도를 넘게 돼 석유의 종말이 아니라 지구의 종말을 맞게 될 지도 모른다.

절대적 진실은 없지만…

석유에 관하여 비관론, 낙관론과 대체론을 간단하게 요지를 정리한 내용에서 보다시피 나름대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진실인지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 다만 석유산업에 있어서 절대적 진실이라는 것도 정확한 과학이라는 것도 없다는 것만은 진실이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 문제도 크게 과장 됐거나 또는 과소 평가 돼 왜곡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몇 년 전 엘 고어 전 미국부통령은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을 발간해 노벨상까지 받은 바 있으나 영국의 한 연구소에서는 상당히 과장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로 극심한 상황이 세계전역에서 일어나고 있고, 석유로 인한 전쟁은 이라크, 아프카니스탄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은 석유 자원을 확보하고자 치열한 외교전과 차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세 보다 20~30% 이상을 더 주고 사들이고 있다. 그리고 청정에너지와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독일, 중국, 일본, 인도 등의 국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막대한 투자를 서슴지 않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에너지 혁명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창한 이론보다 우선 실행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소비의 대체와 절약을 문제 해결의 첫걸음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 절약은 개개인의 이익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에너지가 절약되고 재정부담도 줄일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가 줄어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대중교통의 이용, 승용차 요일제, 카풀제 등을 개인이 솔선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는 정책적 차원에서 간접적으로라도 강제성을 띄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향후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적극 유도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개발도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중동의 어느 왕자가 한 말을 인용하며 맺으려 한다.

“내 할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다녔고, 내 아버지도 낙타를 타셨다. 나는 벤츠를 탄다. 내 아들은 랜드로버를 타고, 그 아들도 랜드로버를 탄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다시 낙타를 타게 될 것이다.” 석유의 종말은 매장량이 부족하던 넘쳐 흐르던 관계없이 심각한 기후 변화 때문에 에너지 혁명이 일어나서 오게 될 것으로 사료된다. 과거 장작으로 불을 때다가 석탄으로 대체되고 석탄은 석유로 대체됐다. 지금도 산에 나무는 무성하고, 석탄은 수백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석유도 불가피하게 보다 효과적인 에너지로 대체 될 것이다. 다만 이전이 순조롭게 되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아가야 한다.

글: 계충무 국제아동돕기연합 고문

계충무 고문은 서울대 경제학을 전공했고 한국전력, 대한석유공사(현 SK), 동아건설 등을 거쳐 한국석유공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얼상사와 코람자원의 대표이사 활동으로 국제 자원개발 사업에 남다른 성과를 내기도 했으며 현재 HI&T 사장으로 취임해 이라크 할파야 유전개발 사업을 협상중이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1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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