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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창조의 이질적 공생에 도전하기

전통과 창조의 이질적 공생에 도전하기

  • 기자명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 입력 2011.09.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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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세계적인 조직은 저마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조직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유지되어 온 전통 덕분에 그 조직은 다른 조직과 차별화되면서도 우수한 조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조직의 전통 덕분에 고객들은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고, 주변 사회는 그 조직에게 좋은 평판으로 화답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통은 잘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며, 전통은 그 자체로 조직의 경쟁력이 됩니다.

그렇지만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은 자칫 새로운 변화의 수용을 거부하게 하거나,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그 어떤 조직보다 빠르다는 기업 조직조차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시대에, 이런 잘못된 분위기가 조직을 지배한다면 오랜 전통을 계승하기는커녕 조직의 토대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전통을 계승하는 것과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것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그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미래의 관점으로 바라 보아야 합니다!

전통은 과거에 만들어진 모든 게 아닙니다. 우리가 전통이라 부르는 것들은 대체로 현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도 아름답거나 가치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우리는 과거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켜 오거나 폐기시켜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는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전통이든 창조든 일단 미래적 관점에서 볼 때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들이어야 합니다. 현재의 관점으로는 존재가치가 충분해도 미래엔 그 가치가 현격이 낮아질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미래에도 가치가 유지되는, 아니 미래에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는 전통과 창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조직의 여러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래를 읽는 능력을 키우는 게 매우 중요한 만큼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이런 역량은 꾸준하게 훈련해서 키워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정신과 제도는 엄연히 다릅니다!

우리가 전통이라고 부르는 것들의 대부분은 어떤 ‘형태’로 이어져 오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통의 존재를 망각하기 쉽고, 전통을 계승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형태가 과거에 만들어지다 보니 현재에도 적합한 제도나 형태이긴 매우 어렵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제도와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 시대의 여러 정신을 헤치는 데 쓰여지기도 합니다.

정신과 제도는 엄연히 다릅니다. 좋은 전통이라고 부를 때, 우리는 그 전통이 가진 정신과 철학을 높이 사는 편입니다. 다만, 그 정신과 철학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시대의 여러 흐름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게 필요합니다. 창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변화의 본질은 보다 더 나은 쪽으로 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좋은 정신은 살리되 그 정신을 구현하는 방법은 항상 변화한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그러려면 늘 고민하고, 주의 깊게 형태를 결정해야 합니다.

좋은 전통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현재의 관점에서조차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형태로 결정이 나는 경우가 꽤 흔한 걸 보면, 이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쉽지 않기 때문에 더 가치 있는 게 아닐까요? 이런 주의 깊은 태도는 대체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만큼 세심하게 형태를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수의 공감대를 얻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수’는 조직 내 다수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조직 내 다수의 공감을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조직’이라는 게 만들어지다 보면 주위와는 다른 철학과 제도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건 문제가 안되는데, 옳지 못한 방향으로 갈 때는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조직의 다수보다 더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폭넓은 검증 대상을 가지고 있는 게 좋습니다.

사실 많은 조직들은 ‘고객’이라는 좋은 ‘다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잘 활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미 우리는 조직과 고객과의 사이에 ‘구매’라는 활동이 아닌 ‘관계’라는 관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수’ 고객들은 참여하길 바라고, 의견을 개진하길 희망합니다. 따라서 이런 다수의 ‘고객’들을 통해 ‘공감대’를 확보한다면, 전통과 창조는 오래도록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록 직원들만큼 일사분란하진 않겠지만, 매일 대화를 하는 건 아닌 만큼 조금의 노력으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전통 역시 한때는 창조이자 변화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거치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면서 우리에게 ‘전통’이라는 것으로 이어져 온 것입니다. 따라서 전통과 창조는 이분법적 관점으로 다뤄서는 안 되는 개념인 셈입니다.

좋은 전통을 가진 조직의 자부심을 관찰해 보십시오. 아마 전통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게 얼마나 보람된 일이고,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인지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입에서 떠나지 않는 ‘창조’, ‘변화’ 같은 단어들을 후세의 전통으로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다룬다면, 지금보다 훨씬 주의깊게, 훨씬 신중하게 다루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좋은 전통을 가진 조직은 대체로 창조적이고 변화에도 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좋은 전통을 물려주는 조직은 전통을 지키기만 하는 조직보다 더 오래 이어지고, 더 강력한 힘을 갖게 됩니다. 오늘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나부터 전통의 옹호자이자 창조자라 생각하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전통을 만드는 것도, 물려주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할 일이고, 결국 ‘내’가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 자매지인 월간 <CEO ENERGY> 2011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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