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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같은 직원의 딜레마

사장 같은 직원의 딜레마

  • 기자명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 입력 2011.12.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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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락 크레벤 아카데미 대표강사.
리더십을 강의하다 보니 많은 CEO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미 어느 정도 규모를 키운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시작 단계에서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중인 분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저에게 털어놓는 고민도 같지 않고, 질문도 한결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바라는 직원상을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 자신 같은 직원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찾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고민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부분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나(CEO,사장) 같은 직원이란?

대부분의 기업체 대표-CEO인 경우도 있고, 창업자이거나 사장으로 계신 분들도 계신 만큼 호칭을 통일하겠습니다-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그 분들의 생각 속에는 현상 유지보다는 성장, 확대, 확장 같은 개념들이 훨씬 더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말은 일정한 성장은 당연한 것이라는 논리가 되고, 현상유지는 잘못되거나 실패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도 됩니다.

또한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경우가 많고, 설사 그렇다 하지 않더라도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책임감도 투철한 편이고, 자신이 세운 비전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찾아 가까이 두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 보니 누군가의 비전에 동참하거나 자신이 기여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진 않는 편입니다. 적어도 누군가의 ‘명령’을 받는 상황이라면 견디지 못하거나 불합리하게 느끼거나 심지어 잘못된 상황이라 생각해서 조직을 그만두거나 그 환경을 뛰쳐 나가버리겠다는 분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기업체 대표님들이 계시다 보니 사회는 늘 성장하게 되고,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가능해지며, 상상도 못한 제품들이 우리의 손에 들려지게 됩니다. 덕분에 살기 좋아지고, 덕분에 풍요로워지기까지 하죠. 중요한 건, 그런 대표님들이 계신 건 좋은데, 과연 그런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회사를, 그것도 그런 대표분들과 함께 일하는 상황이라면 과연 좋은 결과를 낼까 하는 것입니다. 앞서 제가 언급한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있다면 어떨까요?

사실 자신과 같은 점을 지닌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쉽게 호감을 표현하곤 합니다. 인간관계를 연구해 보면 작은 공통성만으로도 사람들이 쉽게 친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문제는 서로 동질감이 많아진다는 것은, 장점 뿐 아니라 단점도 같아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기 싫어하는 직원을 데리고 있는,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기를 바라는 대표... 아무래도 잘못된 동거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는지요?

시너지는 다르지만 함께 갈 때 생겨납니다!

말단 사원으로 들어와서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르는 멋진 성공담을 우리는 좋아합니다만, 확률적으로 봐도, 현실적으로 봐도 그건 극소수의 예외 사항이지 대부분의 사원은 어디까지나 직원으로서는 최고여도 CEO로 성장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직원들끼리도 개발팀과 영업팀이 다르고, 같은 팀 안에서도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기호가 다릅니다. 그런 이질성이 부딪히면 문제가 되기도 하고,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만, 그걸 잘 다스리게 되면 오히려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하는 제3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서 배우고, 서로의 것에 익숙해지면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갑니다.

이런 상황을 문화적으로 잘 관리하게 되면 그 회사만의 독특한 문화로 형성되고, 그 문화는 그 회사만의 경쟁력으로 승화될 수 있습니다. 즉, 모두 똑같은 사람들만 모인 조직은 오히려 정체되기 쉽고, 서로의 강점만큼이나 약점도 증폭되면서 오히려 불안감이 가중되기 쉬워집니다. 대표처럼 행동하는 신입사원이 신입사원으로서 적합한가 하는 논란은 오래도록 이어져 왔습니다만, 대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 건 좋지만, 그런 성향이 일정한 선을 넘기 시작하면 오히려 조직이 가진 결속력을 해칠 수 있게 되거나, 그 조직의 결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직원들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사람을 뽑을 기회가 생겼을 때, CEO라면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차기 경영자감을 뽑는 게 아니라면, 지금 뽑으려는 사람이 일에 적합한지, 조직에 어울리는지를 봐야 하지 자신과 얼마나 닮았는가 를 보는 건 훌륭한 리더의 역할로 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성장의 기회는 필요합니다!

직원은 직원으로서, CEO는 CEO로서 각자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조직은 성장합니다. 따라서 많은 기업체 대표님들이 갖고 있는 ‘나 같은 직원’은 사실 존재하지도 않거나 유지되기 힘든, 잘못된 인식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수십, 수백 명의 직원 중에는 그 역할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이들이 존재할 수 있고, 자신이 더 뛰어난 성과를 내거나 더 높은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나 훈련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CEO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수많은 사람들과 조직으로부터 훈련을 받아 왔듯이 우리 역시 수많은 사람들을 훈련시켜서 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는다면 조직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요? 따라서 저는 오늘의 제목을 다음과 같이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 글의 결론이기도 하구요.

사장 같은 직원이 아니라
사장이 될 기회를 부여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CEO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1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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