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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노조 통합에 거는 기대와 우려

공기업노조 통합에 거는 기대와 우려

  • 기자명 정욱형 발행인
  • 입력 2012.08.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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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무더위로 익어갔던 것 같습니다. ‘죽음을 부르는 폭염’이라는 말의 의미를 피부로 이해한 달이었습니다. 이번 8월도 찜통더위가 예상됩니다. 올해는 평균기온도 예년에 비해 높지만 전력부족 현상으로 에너지절약에 적극 동참하다 보니 늘 땀과 함께 했네요. 특히 7월말부터는 런던올림픽 개막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더위 때문에, 한편으로는 올림픽 심야시청으로 잠 못 이룬 밤이 많았습니다.

에너지업계로 보면 7월에는 19대 국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정부와 공기업, 공공기관 모두 바쁜 달을 보냈습니다. 이번 임시국회의 가장 큰 이슈는 비리와 안전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원자력과 가격정상화를 기다리는 전력요금이었습니다.

또 지난해 달에는 한국노총산하 전력노조와 공기업연맹이 통합에 합의하는 자리가 마련돼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을 더하게 됩니다. 양측은 국정감사와 연말대선을 고려해 9월까지 통합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 3만의 거대 노조가 탄생하는 샘인데요.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모인 이유입니다. 통상적으로 노조는 사측과 대립하는 것이 일반이나 이들 공기업 노조는 정부와 올바른 정책대결을 펼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지금 공기업은 회사에 경영진이 있지만 정부가 경영평가를 통해 성과급 등을 결정하다보니 경영진의 목소리는 작아질 데로 작아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정권말기에 접어들면서 대선이후 상당수의 기관장이나 CEO들이 변경될 수 있어 입지는 더 좁아진 상태입니다.

문제는 현재 한전은 정부가 물가안정을 내세워 전기요금 인상폭을 제한하는 등 공공요금의 비정상적 통제로, LH공사는 보금자리 정책사업 등 밀어붙이기 정책추진으로, 수자원공사는 4대강사업으로 역시 엄청난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인천공항 등 알짜 공기업의 민영화도 서두르면서 정부의 공기업 개입을 공기업 노동자 스스로가 힘을 모아 막아내기로 한 것입니다. 정부는 경영평가와 인사 등으로 공기업의 기관장이나 CEO를 관리하는 상태라 진정한 공기업의 주인인 국민을 대신해 목소리를 낼 사람은 노동자 뿐이라는 것이죠.

현 정부 들어, 어쩌면 그 이전 정부도 마찬가지였지만 많은 공기업이 정부나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해온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입니다. 몇몇 대기업이나 정권 측근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공기업이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해온 것이죠.

하지만 공기업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을 내세워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공기업 노동자들은 그동안 철밥통으로 불리며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까요. 공기업들이 원래 설립의 목적에 따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이번 공기업노조 통합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나길 기대해봅니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2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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