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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人으로 또 한해를 보내며…

에너지人으로 또 한해를 보내며…

  • 기자명 정욱형 발행인
  • 입력 2012.12.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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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아쉬운 것도, 속 시원한 것도 많은 연말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무엇을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할지 윤곽이 잡히지 않습니다. 아마도 올해가 MB정부의 5년이 마감되는 해이고 내년에 들어설 새 정부의 성격이 전혀 예측이 가지 않아서 나라전체가 어수선해서 인 것 같습니다.

에너지업계의 경우 올해 핫이슈 중 하나는 셰일가스로 대별되는 비전통에너지의 부각입니다. 비전통에너지는 전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것 같습니다. 특히 셰일가스는 정작 개발이 시작돼 경제적 효과를 보기 시작한 미국보다 국내에서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현 정부의 말미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필요가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녹색성장 선봉이었던 원자력이 후쿠시마원전사고에 이어 국내의 원전의 비리와 사고로 문제점을 드러냈고, 해외자원개발은 투자에 비해 아직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동안 수많은 자금이 투입된 신재생에너지의 경우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암초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에너지산업은 5년, 10년 그렇게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에너지산업은 업 스트림부터 다운 스트림까지 상당기간 투자가 따라야 하는 장치산업입니다.

에너지산업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말하기 좋아하는 분들이 이렇다, 저렇다 발빠른 반응을 보이지만 에너지산업은 그 속성을 유지하며 서서히 변화해갈 것입니다.

이번 달 커버인물로 다룬 세계에너지기구(IEA)의 호벤사무총장도 미국이 셰일가스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2020년에서 2025년에 세계 최대의 에너지생산국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잠시 일 것이고 여전히 OPEC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셰일가스 오일샌드 등 비전통가스가 확인됨으로써 세계 에너지시장이 안정화되는데 기여는 하겠지만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죠. 정확한 지적이라고 봅니다.

불과 1~2년 전에만 해도 우리는 원자력에 우리의 미래가 있는 것 처럼 호들갑을 떨다가 올해는 급 냉각돼 지금이라도 당장 원자력을 없애가야 할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대신 셰일가스에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켰습니다. 전 에너지산업이 들썩들썩하게 말입니다.

하지만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여전히 원자력은 필요하고(물론 영원하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만…), 셰일가스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가스가격이 지금보다 엄청나게 싸지지는 않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불행히도 셰일가스가 우리나라에 부존하지는 않으니까요.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정한 에너지원간 가격의 형성과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느냐입니다. 가공된(2차) 에너지가 원(1차) 에너지보다 싼 어처구니없는 가격정책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내년에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새로 개정되는 해입니다. 녹색성장이라는 거대 목표가 사라져서는 안되겠지만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는 계획은 혼란만 초래할 수밖에 없음을 모두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한 달 마무리 잘하시고, 느리더라고 서서히 올곧게 발전하는 새해를 맞으시길 빕니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2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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