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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경평, 국감 대응인력과 방만경영

공공기관 경평, 국감 대응인력과 방만경영

  • 기자명 정욱형 기자
  • 입력 2014.05.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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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및 공공기관에 대해 경영평가를 실시한 것이 30년, 한 제너레이션이 흘렀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30년간이나 제도를 운영하면서 올바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입니다.

에너지산업은 공익성이 강하다보니 유독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많습니다. 매년 봄이면 경영평가를 받는다고 수많은 인력들이 투입됩니다. 가을에는 국정감사를 받느라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20여년을 에너지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출입해온 필자 입장에서 보면 경평이나 국정감사는 공기업의 불필요한 인력을 양산하는 가장 큰 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기업의 방만경영, 특히 인적 방만구조를 말한다면 민간 기업에 비해 유난히 많은 인력들이 평가나 감사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경평이나 국감이 진행되는 시기에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대부분의 인력들이 최소한 업무만을 진행한 채 경평이나 국감에 매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업무 효율이 오를리 만무합니다. 음식에 양념 하나 마음대로 못 넣게 하는 시어머니의 눈치 보랴, 남편의 월급까지 관리하는 시아버지 눈치 보랴, 이리 저리 휘둘리는 며느리가 살림살이며, 아이들 키우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가의 잣대나 기준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다고 해도 광속으로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가지 못하는 것이 자명합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사업을 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하나의 잣대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아무리 공익성이 강하고 주인이 국가나 국민인 공기업,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정해주고 경영진(CEO)에게 자율권이 부여되어야 합니다. 경영진(CEO) 선정시 역량과 자질을 제대로 평가해 뽑고, 그 이후에는 나름의 소진이 담긴 경영전략을 펴도록 온전한 권리와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주어진 임기가 마무리됐을 때 냉정한 평가를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요? 밥을 할 때 밥이 제대로 되었나하는 염려에 냄비를 자주 들춰 밥맛을 보면 밥이 설 익거나 타기 마련입니다. 밥이 다 된 후에 밥맛을 평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 과정, 주 업무보다 보조 업무가 더 큰 과정을 제거하는 것이 방만경영을 줄이는 첩경입니다. 과다한 평가와 감사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최대 적입니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자율경영, 책임경영이 장기적 측면에서 이들의 인력과 부채를 줄이는 전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CEO ENERGY>2014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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