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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건설 인수설, 정의선 승계 안정화 포석?

현대차 건설 인수설, 정의선 승계 안정화 포석?

  • 기자명 뉴스토마토
  • 입력 2010.07.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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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의 현대건설(000720) 인수설이 무성한 가운데 현대차가 건설을 인수하게 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현대건설이 인수매력을 느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고 과거 현대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을 가진 회사를 현대가가 남의 손에 넘어가게 하진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잘 아는 사람들은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현대차가 건설을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정 회장은 철저하게 사업성과 이익을 고려하지, 대의명분이나 주변의 시선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재 정 회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현대차를 굴지의 명차기업으로 만드는 것이고 현대건설 인수는 이것과 무관한 일이라는 게 현대차 안팎의 인식입니다.
 
장자로서의 책임감을 거론하지만 그렇다면 과거 2001년 현대그룹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등 주력계열사들이 채권단의 손에 넘어갈 때, 이미 정 회장이 손을 썼을 거란 얘깁니다.
 
따라서 현대차가 건설을 인수한다면 알려지지 않은 동기가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현대차가 과거 현대그룹의 재건을 시도할 가능성입니다.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현정은 회장 체제하의 현대그룹을 장악해 과거의 현대그룹을 다시 복원한다는 시나리옵니다.
 
지금 현대그룹은 현대상선(011200)을 통해 현정은 회장이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는 구좁니다.
 
그런데 현대건설은 상선의 지분 8.3%를 가지고 있고 다른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009540)그룹과 KCC(002380)가 가진 지분까지 합하면 40%에 육박해 현 회장의 지배권을 압박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 2003년 현대중공업과 KCC가 현 회장의 경영권을 뺏으려는 시도를 했던 전력을 감안하면, 현대가가 현정은 회장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 하나는 현대건설이 새로 계열사로 편입되면 현대차그룹의 후계 승계 시나리오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차의 물류계열사 글로비스는 향후 후계승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삽니다.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현대모비스(012330)의 지배권을 글로비스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예상입니다.
 
그런데 글로비스는 현대차의 건설계열사인 엠코의 최대주주고, 현대건설이 인수된다면 엠코와 합병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통해 글로비스와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건설과 엠코 합병회사의 상당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현대건설의 현재 규모로 볼때 엠코와의 합병회사는 그룹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글로비스의 위상과 가치도 덩달아 높아져, 추후 글로비스가 모비스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과정은 더욱 쉬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가 건설 인수에 흥미를 느낀다면 바로 이러한 점이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현대차는 건설 인수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단호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수설이 불거진 이후 '절대 안한다'에서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식으로 미묘하게 바뀌었습니다. 가능성은 열어 놓은 것입니다.
 
현대건설의 상품가치가 갑작스레 높아진 것도 아닌데 현대차의 입장이 이렇게 변화한데는 현대차가 전체 현대그룹 차원의 구도에서 후계승계 문제까지 연결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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