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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환 퇴임식 "신고리 5·6호기 영구중단 결정 신중해야"

주형환 퇴임식 "신고리 5·6호기 영구중단 결정 신중해야"

  • 기자명 박선호 기자
  • 입력 2017.07.2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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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퇴임식서 국민 대다수 공감대 형성 및 신중검토 필요성 언급

[에너지코리아뉴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탈원전과 친환경 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에너지도 산업'이라며 신고리 5·6호기 중단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신고리 5·6호기 영구중단은 매몰비용과 향후 보상 문제, 원전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형환 장관은 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해 "지난해 국회에서 밝혔듯이 매몰 비용과 향후 보상문제, 원전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영구중단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 장관은 에너지정책과 관련해 '친환경적 에너지 생산'과 '효율적 소비'라는 큰 틀이 세워졌고, 그 틀 내에서 전력 믹스부터 개선하는 과정에서, 신재생 발전원은 대폭 확대, 신규 석탄발전소는 금지, 노후 석탄발전소는 폐지키로 했다는 점을 회고했다.

특히 과감한 인센티브와 규제완화를 통해 전기차, 태양광, ESS와 같은 에너지신산업을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키워냈고, 12년만에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전기요금 누진제도 개편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주형환 장관의 퇴임사 전문.

1.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재임시 성과

사랑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장관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고락을 함께 했던 정든 산업통상자원부를 떠납니다. 수출이 –20%까지 급전직하한 상황에서 취임하자마자 수출 현장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주력산업 구조조정에 대해 국민들의 걱정도 많았고, 4차 산업혁명 준비가 늦었다고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이상 폭염과 경주 지진,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더 나아가 탄핵으로 인한 국정 리더십의 차질에 이르기까지, 555일간의 짧고도 긴 여정이었습니다만, 참으로 많은 어려운 도전들을 여러분과 함께 헤쳐 왔던 것 같습니다.

국민생업과 기업활동은 단 한시도 쉼 없이 돌아가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실물경제의 주무부처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동분서주하며 전력투구해 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덕분에 소중한 성과도 참 많았습니다.

우선, 사상 최장인 19개월간의 수출 감소를 끊고 수출 플러스 전환을 당당히 이뤄냈습니다. 취임 첫 달 -19.6%라는 수출성적표를 받았을 때 정말 눈앞이 막막했지만, 금년 4월에는 최대 24%까지 늘었고, 올 상반기는 전체적으로 15.4%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수출품목·시장·주체 등 수출구조 혁신에 집중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아 다행스럽고 뿌듯합니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과 미래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구조조정에 관해서는 시장원리에 따라 회생 가능성의 원칙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기업활력법을 제정해, 선제적 구조조정의 틀로 확실히 자리잡은 것은 큰 소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산업정책의 틀도 마련했습니다.

업계·학계의 전문가들과‘신산업민관협의회’를 구성했고, 규제개선, 집중지원, 융합플랫폼 등 혁신생태계 창출을 위한 3대 대응전략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자율주행차,로봇, IoT가전 등 12개 업종별 전략도 시의적절하게 수립해 추진중에 있습니다. 스마트 공장은 자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센서·로봇 등 관련 산업의 초기 시장 창출까지 가능합니다.

2025년까지 스마트 공장을 3만개로 확산키로 한 대책도 중소·중견기업, 나아가 산업정책에 의미있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에너지의 경우, 수급안정과 산업경쟁력 차원을 넘어 이제는 안전, 환경, 온실가스 감축 등 소비자 후생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기입니다.

'친환경적 에너지 생산'과 '효율적 소비'라는 큰 틀이 세워졌고, 그 틀 내에서 전력 믹스부터 개선하는 과정에서, 신재생 발전원은 대폭 확대, 신규 석탄발전소는 금지, 노후 석탄발전소는 폐지키로 했습니다.

과감한 인센티브와 규제완화를 통해 전기차, 태양광, ESS와 같은 에너지신산업을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키워냈고, 12년만에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전기요금 누진제도 개편했습니다.

통상 분야에서는 중미 5개국과 FTA를 타결했고, 이스라엘 FTA는 실질 타결이 임박했습니다. 무섭게 성장하는 인도, 아세안, 칠레 등과 FTA 개선협상을 시작했고 메르코수르와의 새로운 협상도 곧 착수할 것입니다.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입규제와 사드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산업계와 함께 적극적이고 의연하게 대처해 왔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갤럭시노트 7, 전기안전법 논란 등 최근 소비자 안전 문제가 빈번했지만, 제품안전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존경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엊그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어느 기자분이 ‘취임식때 했던 약속들을 지킨 장관’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돌이켜보니 어느 것 하나 쉬운 문제가 없었습니다. 두 분 차관님을 비롯한 직원 여러분 한분 한분의 헌신과 열정 덕분에 그 어려운 약속들을 모두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든 성과는 각본을 잘 써 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잘못이 있다면 배역을 잘못 소화한 제 탓으로 돌려주십시오.

 

2. 지속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한 과제들

벌려놓은 일은 많은데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만, 상공부 시절부터 전해 내려온 열정과 끈기, 네트워크와 같은 우리부 DNA를 바탕으로 새로 오신 장관님과 호흡 맞춰 잘 해주실 거라 믿고 몇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노력을 계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업들 사정이 어렵습니다. 급속한 기술변화로 시장경쟁 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상당합니다.

기업들 현장의 목소리에 가장 먼저 귀 기울여 주십시오. 산업정책의 힘은 결국 기업 현장과의 소통에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한해 산업계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했듯이 산업 현황과 미래 트랜드에 대한 정확한 분석, 경쟁 국가, 선진 기업의 경쟁력에 관한 고찰, 그리고 우리만의 틈새(niche)를 찾는 노력을 많이 해 주십시오.

우리 산업경쟁력과 수출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면서 역동성을 제고하는 길이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중견기업 정책이 우리부에 다시 맡겨졌습니다.

우리 경제 역동성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과 기술기반의 창업기업과 함께 중견기업의 글로벌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기업 1차 벤더들인 중견기업은 이미 히든챔피언입니다. 중견기업들에 씌워진 전속거래 제약을 풀어주고, 세계 시장 개척과 그에 걸맞는 상품개발을 도와준다면, 저는 우리 중견기업도‘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둘째, 수출은 대외 경쟁력의 다름 아니며, 우리가 가진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첩경입니다. 작년 한해 집중적으로 추진한 수출구조 혁신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주었으면 합니다.

어떠한 글로벌 수출시장 변화에도 버틸 수 있으려면 구조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과 체력을 기르는 길 外, 다른 왕도는 없습니다.

아울러 우리같이 내수시장이 작은 나라는 밖의 큰 시장과 통합하는 것에 결코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지금 진행중인 RCEP협상과 TPP 11 논의에서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적극 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계층이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합니다. 피해 계층이 다른 분야로 옮기고 적절히 적응할 수 있도록, 사업전환과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관련 사회안전망도 확충해야 합니다.

셋째, 글로벌 이슈와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국제적 역량 함양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국제기구에서도 근무했고, 숱하게 많은 국제회의와 협상도 경험했습니다.

비록 나라 크기나 경제규모는 우리보다 작지만 다른 나라가 공감할 수 있는 이슈를 선점해서 지적 리더십(Intellectual Leadership)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웠습니다.

여러분의 경쟁자는 세종에 있는 이웃 부처가 아니라, 선진국의 산업, 통상 및 에너지 분야의 공무원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정책 경쟁력을 美 상무성, USTR과 견주어 냉철하게 비교해보고, 정책상황 분석능력은 물론, 우리가 부족한 정책적 상상력과 국외 소통능력에도 각별히 신경 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도 산업입니다. 에너지산업도 네트워크 중심의 他 플랫폼 산업과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창의와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작업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혜택은 에너지 산업을 넘어 국민 모두에 돌아갈 것입니다.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 되는 전력믹스 개편과 관련해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면서 원전도 적정규모화 해야 한다는 입장은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그 속도와 강도는 정확한 수요예측을 토대로 전력수급, 요금부담 및 대체자원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와 일반 국민들 사이에 원자력에 관한 생각이 다른 마당에 공론화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론화 과정에서 앞서 말씀드린 요인 외에도 원전 안전문제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원자력 산업발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정부정책의 신뢰성 등 까지 충분히 고려해 국민 대다수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신중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국회에서 밝혔듯이 매몰비용과 향후 보상문제, 원전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영구중단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없습니다.

다만, 새 정부에서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공약했지만, 우리부가 중단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과 문제점을 관련기관과 긴밀히 협의하였고 공론화를 거쳐 중단여부를 결정키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국무회의 안건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영구중단이 아니라, 영구중단 여부에 대한 공론화 관련 안건이었습니다. 다만, 지난 정부에서 임명되어 퇴임을 얼마 앞둔 장관으로서 더군다나 실무적으로 긴밀히 협의된 안건에 대해 개인적 소견을 개진하는 것이 앞으로 이 업무를 계속해야 하는 우리부 사정을 생각할 때 도움이 될까 하는 점을 고민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3. 맺음말씀

사랑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가족 여러분 ! 가급적 많은 분들과 만나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여러분들의 애로사항도 많이 듣고자 노력했지만, 세종에 계신 직원 여러분 모두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습니다.

앞으로 어디서든 다시 만나면 반갑게 인사 나눕시다. 이제 저는 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인생의 2모작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공직에 있으면서 노자에 나오는 공수신퇴(功遂身退)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았습니다. ‘일을 이루고 자리를 떠난다’라는 뜻입니다. 비록 제 경우에는 아직도 미완이고 부족하지만, 이제 제 소임을 마쳤기 때문에 자리를 떠납니다.

한편으로 설레면서 솔직히 떨리기도 합니다. 공직생활에서 그랬듯이 앞으로도‘어느 자리에서든 지금 있는 자리를 꽃방석’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다만, 공직생활에서는 완전연소 했지만, 이제는 불완전 연소라도 자족하면서 살아가려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랑스러운 산업통상자원부의 OB가 될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위해 밖에서도 열심히 돕고 응원하겠습니다.
 

새로 오시는 훌륭하신 백운규 장관님과 함께 더 큰 산업통상자원부를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산업통상자원부 직원 여러분들과 그 동안 함께 일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고 가슴 깊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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