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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의 변화를 읽자

기축통화의 변화를 읽자

  • 기자명 정욱형 발행인
  • 입력 2010.08.0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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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욱형 발행인
문제는 석유 등 에너지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통화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적으로 조성되는 풍향 변화와 잠재적인 충돌 가능성에 늘 주시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세계 기축통화의 변화를 읽는 것도 에너지안보의 중요축이다.


지난해 9월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 달러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은 생각보다 빨리 마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화폐전쟁의 저자로 유명한 쑹훙빙(宋鴻兵)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은 “미국 달러 시스템의 내재적인 문제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가 도래했으며 달러 시스템은 언젠가 붕괴하고 이번 금융위기는 이 같은 고민의 첫 발단이자 심판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달러 붕괴 이후의 대체 기축통화는 금이나 이산화탄소가 가장 적합하다는 의미 있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산화탄소는 탄력적일 뿐만 아니라 청정하고 향후 우리 경제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지표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도 올 가을 달러 가치 상승이 끝나고 곧 ‘통화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로운 기축통화로는 엔화와 유로화가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는 석유 등 에너지자원의 결재수단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석유라는 전략상품과 불가분의 관련을 맺고 있다.

이란은 지난 2월 터키와 새로운 협정을 체결해 이란의 천연가스를 터키를 통해 유럽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란은 같은 달 석유거래소를 개장했다. 개장식에서 이란 석유장관이 모든 주요국의 통화들이 이란 석유 거래소에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발언해 미국과의 긴장관계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란의 움직임은 지난해 말 중국의 기축통화 선언,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를 중심으로 한 남미 지역의 지역통화 움직임, 구소련 중앙아시아국가들의 지역 단일화폐 구축 주장과 맞물려 달러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도전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란 측의 언급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달러 대체 통화 구축의 배경에 석유가 깊이 관련돼 있음을 드러낸다. 이라크 문제도 석유를 둘러싼 기축통화 문제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다. 미국의 전면적인 침공을 받기 전에 이라크는 석유 대금 결제를 유로화로 대체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의 지위, 나아가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행위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석유 등 에너지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원과 통화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적으로 조성되는 이런 풍향 변화와 잠재적인 충돌 가능성에 늘 주시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세계 기축통화의 변화를 읽는 것도 에너지안보의 중요축이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09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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