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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아빠,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기자명 정욱형 발행인
  • 입력 2010.09.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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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욱형 발행인
대학병원 중환자실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지난여름 계속된 폭염으로 수많은 노약자분들이 아까운 목숨을 놓아버렸다는 뉴스를 자주 접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가족에게도 슬픈 소식이 있습니다. 폭염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팔순이 가까우신 제 아버지가 폐렴으로 입원을 하신 겁니다. 어머니와 저희 4남매는 당연히 쉽게 털고 일어나시리라 믿었습니다. 담당의사도 계속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했고... 저흰 평소 엄살이 심하셨던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하신다고 생각하기까지 했답니다.

하지만 입원 3주가 지나도 여전히 호흡수가 많아 숨쉬기가 어려워지자 중환자실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일단 숨 쉬는 가슴조직들이 너무 힘드니까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빌어보자는 것이었죠. 하지만 중환자실로 들어가신 아버지는 곧바로 심장마비를 일으키셨고 심폐소생술로 목숨은 돌아오셨지만 의식은 깨어나지 못하셨습니다. 다음날 한 차례 더 심장마비가 왔고 힘든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2주일을 보내시고 있는 아버지를 보면서 참 많이 울고, 참 많이 후회했습니다. 또 수없이 많이 ‘아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외쳤습니다.

평소 아버지와 저는 그리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연배에는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분이셨거든요. 같이 여행도 자주 다니고, 저희 집에서 손주들을 봐 주신 날도 많았지만 저에게는 늘 어머니가 우선이었고 아버지께는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못했답니다.

저는 지금 중환자실 담벼락에서 매일 후회합니다. 면회시간마다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제 아버지께는 수도 없이 감사와 사랑을 반복해 전하지만 제 아버지는 아실까요? 제가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하는지요. 깨달음의 순간은 늘 늦다고 했던가요.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계신 이후 왜 그리 아버지에 대한 글과 말이 많게 느껴지던지요. 사실 그 이전에도 존재했을 문구들인데 전 잘 모르고 지나쳤나봐요. 그래서 제게 대학병원 중환자실은 사랑과 감사를 매일 확인하는 곳입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그 나마의 아쉬운 만남도 끝이 나겠지만...

9월은 민족의 명절 한가위가 있는 달입니다. 부모님은 물론 온가족이 모이겠지요. 여러분, 이번 명절에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 보세요. 많이 감사한다고도 하시구요. 표현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랍니다. 아버지, 어머니, 오빠, 언니 사랑해요. 동생, 조카, 손주야 사랑한다. 마음을 다해 크게 말하세요.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0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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