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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뷔 25주년 민영기, “‘민막심’은 더 애절해졌다…세월의 힘 느껴”

[인터뷰] 데뷔 25주년 민영기, “‘민막심’은 더 애절해졌다…세월의 힘 느껴”

  • 기자명 정아람 기자
  • 입력 2023.10.24 03:00
  • 수정 2023.10.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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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10주년 기념 공연서 최다 출연 ‘막심’ 영광
드라마 ‘7인의 탈출’ 로 연기 지평 넓혀…“끝까지 무대 지키는 배우 될 것”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K컬쳐] 뮤지컬 배우 민영기(50)가 데뷔 25주년과 함께 뮤지컬 ‘레베카’ 10주년을 맞이해 가진 인터뷰에서 "막심 역을 통해 무대에서 맘껏 화내고, 슬퍼하는 등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며, “10년간 나와 함께 성장한 배역”이라고 뮤지컬 ‘레베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올해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레베카’에서 민영기는 총 다섯 시즌의 ‘막심 드 윈터’ 역할을 맡았다. “‘민막심’이라면 믿고 볼 수 있다”는 팬들의 지지 답게 2014년 재연을 시작으로 2016년, 2017년, 2021년에 이어 올해까지 역대 막심 배역 중 최다 시즌 출연을 기록했다.

뮤지컬 작품이 10주년을 맞이하는 건 한국뮤지컬 역사에서도 뜻깊은 일이다. 민영기 역시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에 남다른 준비를 기울였다고. 그는 “이번 시즌 연습을 시작하면서 OTT를 통해 영화 ‘레베카’ 컬러버전을 찾아봤다. 막연히 상상으로 그려왔던 도시의 모습, 풍경을 풍부한 컬러로 간접 경험하고 하니 무대에서 표현할 때 디테일이 더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특히 민영기는 막심이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털어놓는 넘버 '칼날같은 그 미소'를 부를 때 10년간 갈고 닦은 ‘민막심’의 깊이가 폭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년 전에는 40대 초반이었고, 지금은 50대에 들어섰다. 어떻게 보면 그때보다 지금의 내가 극중 막심 캐릭터와 나이가 비슷하지 않나. 예전에는 이 넘버를 힘으로만 밀어붙이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의 힘을 조절할 수 있게 돼 ‘나(Ich)’에게 외치는 감정이 더 애절해졌다. 아마 세월이 주는 힘 아닐까(웃음).”

민영기는 학창시절 합창 무대에서의 희열을 잊지 못해 돌고 돌아 뮤지컬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일반 대학에 진학했던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히 그만 두고, 성악가가 되기 위해 한양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했다. 1998년 오페라 '돈 조반니'로 데뷔한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 ‘화성에서 꿈꾸다', '이순신', '삼총사', '잭 더 리퍼', '모차르트!', '레베카', '그날들', '맘마미아' 등 작품에서 풍부한 성량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성악을 전공한 뮤지컬 배우가 흔치 않았던 시기에 데뷔해 중후한 톤의 목소리를 무기 삼아 이순신, 정조 등 시대극의 무게감 있는 역할로 그의 존재를 알렸다. 그는 “’해보고 싶은 걸 하자’라는 마음으로 진로를 바꿨고, 후회는 없었다. 성악을 공부한 덕분에 대무신왕, 무령왕, 공민왕 등 세종대왕 빼고 무게 감 있는 왕 역할은 원 없이 맡아본 것 같다.”고 회상했다.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25년차 배우 민영기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에서 내려오는 법도 배워야 했다. 바로 뮤지컬 ‘모차르트!’ 때의 경험이 그랬다. “’콜로레도’ 역할이 들어왔을 때 처음에 굉장히 화를 냈다. 심지어 극 전체를 통틀어 네, 다섯 번 밖에 등장하지 않는 역할이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엄홍현 대표가 모차르트가 ‘6’의 비중이라면, 콜로레도의 비중은 ‘4’라면서 나를 설득했다. 엄 대표가 내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특별히 게런티를 더 얹어줘서 서운하지 않았다.(웃음)”

민영기는 최근 방영 중인 SBS드라마 ‘7인의 탈출’의 ‘이휘소’ 역할로 ‘김순옥 월드’에 합류해 활동 영역을 넓혔다. ‘엄유민법’ 맴버들 중 가장 늦은 매체 진출로 무대를 고집하는 그를 아는 팬들은 놀라워했다. 민영기는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땐 고사했다. 25년 동안 무대만 지켜 온 사람인데, 왠지 무대를 배신하는 것 같아서다. 그런데 아내(이현경)가 해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제작진들도 계속 설득해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특히 함께 출연하는 엄기준 배우가 ‘감정이 이끄는 대로 연기하면 된다’고 조언해 준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2023 뮤지컬 '레베카']  막심 역 배우 민영기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마지막으로 민영기는 뮤지컬 배우로서 지나온 25년의 소회를 밝혔다. “열심히 달려온 뜻깊은 25년의 여정이었다. 무대를 지키면서 세월의 무게도 느꼈고, 어깨가 무겁지만 나름대로 잘해온 것 같다. EMK의 엄홍현 대표님과 80세까지 무대에 서기로 했는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웃음) 25주년을 새로운 발판 삼아 앞으로의 25주년도 무대에 남아있기를 바란다.”

한편, 뮤지컬 '레베카'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막심 드 윈터’가 몬테카를로 여행 중 우연히 ‘나(Ich)’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에서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영국의 대표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이 원작이며, 알프레도 히치콕의 동명 영화로도 유명하다. 뮤지컬 ‘레베카’ 는 11월 19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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