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좀 불편한 에너지의 진실

좀 불편한 에너지의 진실

  • 기자명 정욱형 발행인
  • 입력 2011.04.01 10:5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욱형 발행인
유난히 지루하게 길었던 겨울 탓인지 꽃처럼 피어난 눈부신 봄날에 감사하게 됩니다. 어쩌면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태로 우울했던 3월이 지나갔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도 지난 3월은 에너지의 음과 양을 함께 재조명해본 달이었습니다.

지난달 초 한국국제협력단의 에너지 국제원조사업을 취재하기 위해 타지키스탄을 다녀왔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년을 거슬러 과거여행을 떠나온 듯한 그 나라 에너지현실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아파트의 방안에서 자면서도 발에 동상이 걸릴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뼈 속을 파고드는 추위에 뜬 눈으로 밤을 세워야 했습니다. 그 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데도 제대로 된 난방은 어려운 현실이었습니다.

수도인 두산베도 유사해서 가스관은 잠긴지 오래고 전기는 제한 송전으로 온 나라가 겨울에는 얼고 여름에는 데워지는 형편이었죠. 드라이기도 없는 호텔에서는 머리감기가 두려웠을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타직 정부가 전기시설 설치를 원하는 곳은 우리가 묵고 있던 수도에서 일반 짚차로 3시간을 달린 소도시에서 탱크를 개조한 듯한 대형트럭을 타고 다시 4시간반을 온몸에 멍이 들어가면서 어렵게 찾아가야 했습니다.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생 바라본 그 어느 곳보다 공기는 상쾌하고 맑았으며 너무 순수한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친절 또한 평생 잊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외딴 지역의 그 마을은 각 가정마다 작은 전구 1개씩 하루 2시간만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중국의 원조로 물레방아를 돌려 생산된 전기를 마을 전체가 나눠쓰고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는 학교도 있어서 제 개인적으로라도 꼭 전기시설을 해주고 싶다고 느꼈을 정도입니다. 에너지가, 특히 전기가 인류의 복지와 직결된다는 것이 온몸으로 와닿았죠. 그 당시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생활에서 전기나 가스 등 에너지가 빠지면 어떨 것 같습니까? 지난달 있었던 일본 대지진과 그에 따른 원전사태로 많은 일본인들이 추위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모습들이 연일 TV 뉴스에 보도돼 간접적으로는 그 불편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대지진 또한 과다한 에너지 사용이가장 큰 원인중 하나입니다. 마치 문명화된 인간만이 지구의 주인인양 한정된 지구 자원을 너무 사치해온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다행히 우리정부는 타지키스탄에 친환경 에너지발전인 흐름식 소수력발전시설과 기술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나라와 같은 빈국들마저 모두 우리와 같이 에너지를 넉넉하게 사용고 싶어지면 이 지구는 어떻게 될까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세계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온힘을 쏟고 있지만 우선 저들처럼 자연의 일원으로 돌아가 조금씩은 불편한 에너지생활에 몸을 맞추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합니다.

과연 우리 인류는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인 부만큼 행복한 것일까요? 타지키스탄 외딴마을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TV에서 본 일본 지진피해지역 사람들의 표정이 교차됩니다. 행복은 작은 것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아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요.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1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에너지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