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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전국에 보일러 다 놨어요?”

“여보, 전국에 보일러 다 놨어요?”

  • 기자명 특별취재팀
  • 입력 2009.09.0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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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변천사로 읽는 보일러 회사의 경영 변화
난방 전문에서 이제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하다

1대도 없던 국산 가스보일러 시장이 매년 100만대 되는데 20년도 안 걸렸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셀틱, 롯데기공, 린나이(자음 빠른 순) 등 5개 보일러 회사가 만든 성적표다. 2001년부터 매년 100만대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드럼통에 ‘보일러’라고 써도 잘나가던 1990년대 초반에는 업체가 무려 37개사였다. 보일러를 생산하거나 수입, 판매하는 폭발적인 시장이었다. 현재 시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보일러 춘추전국 시대를 통과했던 지금의 보일러 5개사의 경쟁은 더욱 쟁쟁해 졌다. 정말 피 날 만큼의 경쟁 상황이다. 보일러 신기술 경쟁, 해외시장 개척, 신규 사업 추진 등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경쟁 업체를 앞지르고 있다. 국내 보일러 회사들의 경영 성장을 확인하기 위해 CEO에너지는 그들의 광고(지면, 영상)를 분석해 봤다. 지난 10년 가까운최근 광고에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예전 광고까지, 기업의 경영 변화는 알타이동굴의 벽화처럼 광고에 그대로 녹아있었다.

특별취재팀= 이권진 차장, 지혜현 기자, 곽대경 기자

생활환경 창조하는 패러다임, 경동나비엔

▲ ‘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 겠어요’라는 문구로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만들었던 광고 캠페인이 있었다. 바로 경동나비엔의 1991년 ‘효심’캠페인이다.
지난 2008년 경동나비엔은 다시 ‘효심’으로 돌아왔다.

1991년 광고로 잘 알려진 카피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 겠어요”다. 90년대 인기 광고를 살려 온기를 전한다는 메시지다. ‘부부’ ‘모녀’ ‘부모’편 등 총 세 편의 TV광고가 선보였다. 역시 광고의 키-카피(keycopy)는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다.

“지난 2006년 경동보일러에서 경동나비엔으로 사명을 바꾸기 전 ‘경동보일러’란 브랜드를 소비자들 마음 속 깊이 각인시켰던 ‘효심(孝心) 캠페인’을 새롭게 재구성해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광고를 제작했었죠.” 경동나비엔 마케팅팀 최용준 차장의 말이다. 과거 ‘아버님 댁에 보일러….’라는 광고카피로 기억되는 정직하고 따뜻한 기업이미지를 최근 우리들의 생활 사례를 통해 친밀하게 전하고자 한다는 의도였다.

최용준 차장은 설명한다. “지난 2008년도 광고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 후원, 환경 기금 마련 등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의 소명적 가치까지 담겨 있습니다.” 생활환경 창조 기업으로 변신한 경동나비엔의 감성경영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006년 9월 1일 27년간 사용해 온 사명 경동보일러에서 경동나비엔으로 전격 변경했다. 또한 에어컨, 환기시스템, 홈네트워크 시스템까지 그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경동나비엔은 생활환경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 제품군으로 무장했다. 당시 사명 변경과 함께 총 4개 사업부문별로 전문성을 강화해 난방부문, 냉방부문, 공조부문, 홈네트워크부문 등으로 조직개편했다. 4개 사업부문별로 기술개발및 영업력을 집중해 세계일류기업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사명변경과 사업영역확장을 알리는 ‘°C(씨)-Creator(크리에이터)’편 CF광고를 제작했다. 쾌적한 공부방 온도, 따뜻한 거실 온도, 행복한 침실 온도, 뜨거운 욕실 온도 등을 보여주며, “당신에게 필요한 온도는 몇 °C 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 사명 변경후 경동나비엔의 첫 광고다. 행복한 가정을 표현하며 보일러, 에어컨, 환기시스템, 홈네트워크까지 4대 영역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동나비엔 류호진 마케팅 팀장은 말한다. “경동나비엔은 사명 변경과 함께 ‘쾌적한 생활 온도를 창조하는 세계 일류기업’으로의 재탄생을 보여주기 위해 이러한 CI광고를 기획했습니다. 기존의 보일러뿐만 아니라 생활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의 행복 온도를 찾아 주겠다는 것이죠.”

이렇듯 경동나비엔의 생활환경 창조사업은 4개 사업부문에서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 냉방부문은 이미 2006년 3월부터 캐리어코리아와 손잡고 판매를 시작했고, 공조부문은 환기시스템 판매를 시작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홈네트워크 부문은 각방별온도제어와 디지털도어록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 내·외부 어디에서나 전화나 인터넷으로 실내 장치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4개 사업부문의 시너지효과로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더욱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이해하는 마케팅, 귀뚜라미보일러

▲ 귀뚜라미의 CF광고는 1990년대 초반 디럭스보일러를 시작으로 근래 들어 ‘귀뚜라미홈시스’ 등의 다양한 사업을 알리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의 광고 전략에 가장 큰 고민은 보일러 기술을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는 데에 있었다. 엔지니어적인 발상과 마케팅적인 발상을 결합해 탄생된 것이 현재 ‘거꾸로 타는 보일러’가 탄생하게 된 원동력이다.

아래로 한번 위로 한번 두 번의 열 교환 방식의 새로운 기술을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가스비 만만치 않을 텐데, 두 번 데워주니까 가스비도 거꾸로, 귀뚜라미 거꾸로 타는 보일러’라는 광고 카피를 시작했다. 거꾸로의 이미지를 유지한 일관된 캠페인을 통해 국내 보일러 브랜드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보일러 성수기 시장을 대비해 9월부터는 ‘거꾸로 타는 보일러’에 이어 난방시장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귀뚜라미의 야심작 ‘4번 타는 보일러’를 본격 출시한다. 역시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포함해 광고홍보 활동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보일러 성수기에 집중된 광고홍보 전략에서 벗어나, 에어컨, 보일러, 냉난방기 등 각 제품군들의 성수기를 고려하여 1년 내내 광고홍보 활동을 집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귀뚜라미는 에어컨 부문에서 히트펌프라는 어려운 기술을 소비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여름한철 사용하던 에어컨을 거꾸로 돌려 1년 내내 쓰게 하자’는 광고 컨셉을 내세우기도 했다. 귀뚜라미 거꾸로 냉난방 시스템 에어컨을 홍보하는데 집중했다.

귀뚜라미는 산업용 냉동공조부문에서 1위 업체로 올라섰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가정용에어컨 부문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 대우일렉 에어컨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에어컨총괄본부가 신설된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 대리점을 통해서만 판매해오던 가정용에어컨을 지난 7월 할인점에 첫 진출한데 이어서 홈쇼핑까지 진출하는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이해하도록 돕는 광고전략은 TV와 지면을 떠나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고객 접점 마케팅을 강화하는 활동으로 국․내외 전시회에 대규모 독립부스를 마련해 적극 참여하는 귀뚜라미그룹은 제품 개발자들이 직접 시연을 통해 최신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20년 전부터 보일러 사용이 많은 동절기에 대비해 하절기에 미리 찾아가는 사전 무상점검 순회서비스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보일러 건강검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홈 에너지 닥터’라는 에너지 주치의를 육성하고 있다. 전국 660여개 센터 2600여명의 서비스 기사들이 홈 에너지 닥터로 고객들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절약 요령을 지도해주고 있다.

귀뚜라미 간판 광고모델 ‘오! 경수’

▲ 가장 최근 광고인 ‘거꾸로 경제학’편에 오경수 모델이 열연을 했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 신규 CM 모델 선정 당시 회의실, ‘눈에 띄는 개성있는 마스크’ ‘연기력은 기본’ ‘참신한 얼굴’ ‘메인 타깃인 주부에게 어필’ 이 모든 걸 부합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모두의 눈길이 순간적으로 같은 곳을 향했다.

그리고는 약속이나 한 듯 무릎을 치며 깨달음의 웃음을 터뜨렸다. 그곳에는 바로 그 당시 제일기획 제작본부의 아트디렉터 오경수 차장이 있었다. “가스비 만만치 않을텐데….” 회의 참석자들의 박장대소와 함께 경비 아저씨 배역은 그대로 결정됐다. 친근하면서도 코믹한 모델 오경수씨는 이제는 귀뚜라미 아저씨로 많이 알려져 있다.

2000년부터 모델로 활동한 오경수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다양한 옥외 광고물 등 대한민국의 온갖 장소에서 귀뚜라미 그룹을 알리고 있다.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다, 린나이코리아

▲ 장마철에도 빨래를 건조할 수 있는 린나이 가스 빨래건조기 광고. 이밖에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비움’ 등 다양한 생활문화 기기를 광고했다.
린나이코리아의 보일러 광고는 스타일과 실용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제품과 함께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델을 기용해 감각적인 광고를 선보인다.

‘생활문화의 향상’을 앞세워 보일러와 가스레인지, 가스오븐레인지 등 가정용 가스기기를 생산하면서 주방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가스기기 전문업체로서 명성을 쌓은 린나이코리아는 지금도 가스레인지와 가스오븐, 그리고 보일러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기존 사업과 전혀 다른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가스기기 산업의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 모델들을 개발했다. 근래 들어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비움과 프리미엄 생활가전 브랜드인 쎄인트웰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가스 빨래건조기 등 생활 속 가스기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먼저 2000년대 초반 린나이 광고를 살펴보면 ‘디지털’ ‘인터넷’과 같은 시대를 앞서가는 하이테크 제품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의 생활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술들을 통해 린나이 보일러만의 특징들을 광고 컨셉으로 활용했다.

2002년 ‘디지텍 레볼루션’ 광고에서는 그 동안 보일러 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디지털 가스보일러의 편익을 보여줬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트랜드를 포착해 린나이 디지텍 가스보일러 브랜드 인지도를 한 층 높였다.

2003년에는 청순미를 가지고 있는 박주미를 모델로 인터넷을 통해 작동을 제어할 수 있는 ‘인터넷 가스보일러’ 광고를 선보였다. 인터넷이나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을 이용해 집 밖에서 통제할 수 있는 제품의 특징을 ‘여자를 앞서가게 하는 기술’이라는 카피로 잘 녹여냈다.

▲ 지난 2005년 가수 비를 내세워 제작한 린나이 보일러 광고.
2004년에 비가 광고 모델로 나온 ‘Be Happy’ 광고에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간편하게 집안의 온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린나이 인터넷 보일러의 특징을 잘 표현했다.

2005년에는 에릭이 ‘365일 Always On’ 보일러 광고 캠페인으로 린나이의 꽃미남 광고 모델 바통을 이어받았다. ‘365일 그녀만을 생각합니다, 365일 그녀의 체온을 지켜주고 싶습니다’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광고는 추운 겨울 모피코트를 입고 들판에 있는 에릭을 여성모델이 감싸 안는 순간 따뜻한 거실로 배경이 바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그녀의 따뜻함을 지켜주기 위해 에릭과 같이 린나이코리아의 준비된 따뜻함을 표현했다.

2008년부터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김래원을 내세워 잔 고장 없는 보일러의 중요성을 강조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추운 겨울 갑작스러운 보일러 고장과 늦은 A/S로 고생하던 김래원 모자가 잔 고장 없는 린나이 보일러로 바꾸고 따뜻한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는 에피소드다. 언제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갖춘 린나이 보일러의 특징을 따뜻하고 포근하고 따뜻한 스토리와 영상으로 잔잔하게 표현했다.

대성셀틱의 잘 빠진 S라인 전략

대성쎌틱의 최초광고 모델은 2004년 채시라였다. 2005년에는 신구와 정애리가 함께나온 광고가 있었고 2006년부터는 현영이 전속모델로 중간에 정종철과 함께 나오기도 했다.

최근 모델이 김정은으로 바뀌었다. 현영은 ‘S라인 콘덴싱’을 외치며 대성쎌틱 보일러 모델을 4년 했는데 마케팅상에서 보면 4년 이상 한 브랜드의 광고를 하면 브랜드파워보다 모델파워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 교체된 것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대성쎌틱의 경영방식도 한 몫을 했다. 대성쎌틱 관계자는 김정은은 주로 로맨틱코미디 작품에 많이 출연해 밝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밝은이미지와 잘 어울려 김정은으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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