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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석유를 말하다

2009 석유를 말하다

  • 기자명 이권진 기자
  • 입력 2010.08.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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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전망에서 국내 가격구조까지

지난 2007년도 국제유가는 150달러를 달리고 있었다. 국제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골드만삭스는 수급의 불균형으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안에 배럴당 200달러까지 국제유가가 치솟을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를 가장 근접하게 추론한 기관은 다름 아닌 삼성경제연구소였다. 지난 2008년 유가 전망을 60~70달러로 전망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평균 유가는 94.29달러였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다. 좀 더 안으로 파고들면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석유분석실이 있다. 이번 삼성경제연구소의 유가분석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자문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라서 여론에 크게 회자되지 않았다.
결국 삼성경제연구소의 역할도 주요했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내실 있는 분석력이 컸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원유가격에 미치는 주요 요인들을 토대로 새롭게 올해 국제유가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CEO에너지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2009년 국제 원유시황과 유가전망’을 국제유가, 공급, 수요 전망치 등으로  정리해봤다. 이와 함께 국내 휘발유 가격에 대한 변동 요인과 주유소 가격구조 실태를 취재해 함께 담았다. 국제유가 전망에서 국내 가격구조까지 한눈에 확인해보자.


①경기불황 속 국제유가 전망
*고유가 시나리오 68달러  /  *저유가 시나리오 41달러
 전년대비 45% 하락한 저유가 시대

올해 원유가격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에는 수많은 것들이 있다. 우선 세계 석유수급 상황을 전제로 하고도 이외에 OPEC의 생산정책, 지정학적 불안정성 등이 거론될 수 있다. 여기에 기타 석유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달러화 가치, 기후 및 사건·사고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 때문에 불경기로 인한 석유소비 감소가 주된 요인임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따져 볼 때 올해 상반기까지 세계적으로 극심한 경기불황의 여파로 석유소비의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하반기부터 매우 완만하게 실물경제 회복이 나타나 석유 수급 상황의 점진적인 개선을 가정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세계 석유수요는 지난해 대비 50만 배럴 순감소로 돌아서며 석유공급은 연중 OPEC의 감산합의 이행률이 70%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가정했다. 

고유가 시나리오
고유가 시나리오는 OECD 및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로 올해 3/4분기부터 본격적인 세계경제 회복 추세로 전환되고 석유소비도 늘어가는 상황을 전제한 것이다. 당초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세계 석유수요를 촉발할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50만 배럴의 석유수요가 증가되지만 OPEC이 감산합의 이행률을 90% 내외 수준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하반기 수급여건은 점차 타이트해지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에 따라 고유가로 볼 때에 올해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연평균 약 68달러로 전망된다. 분기별 평균 가격은 2/4분기 60.9달러를 최저로 4/4분기 78.6달러까지 오를 전망이다.

저유가 시나리오
극심한 세계경지 침체 상황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그 여파로 석유소비 감소폭은 더욱 확대되는 것을 가정으로 했다. 세계 석유수요는 전년대비 1% 이상인 140만 배럴의 감소를 기록하는 한편 석유공급은 OPEC의 감산합의 이행률이 50% 미만으로 저조해 연중 초과공급 상황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따라서 저유가 시나리오에서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약 41달러로 전망된다. 분기별 평균가격은 상반기에 35달러 미만에 그치며 4/4분기에는 53.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국제유가 45% 하락
이러한 기준별 유가 시나리오를 종합해 본다면 지난해 국제유가 94.29달러 보다 41.9달러가 하락된 51.92달러가 평균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08년 평균유가의 45% 하락한 수치다.
결국 현재의 경기 하강세에서의 탈출여부에 따라 나타날 세계 석유수요의 반응, 그리고 OPEC의 추가적인 생산 감산정책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요 전망기관인 CGES, CERA, EIA(에너지정보국) 등의 올해 원유가격 전망은 기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전년 대비 평균적으로 배럴당 40달러 수준의 하락세를 예측하고 있다.

*OPEC은 줄이고 非OPEC은 늘리고
석유공급 전망치 살펴보니

올해 非OPEC 산유국의 석유생산은 2008년 4960만 배럴 보다 약 53만 배럴이 증가한 5012만 배럴로 전망된다.
非OPEC의 원유생산량 증가는 구소련 가운데 러시아를 제외한 카스피해 국가, 미국 멕시코만, 호주, 남미의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증산이 이뤄진다는 예측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그동안 허리케인 등으로 인한 멕시코만의 생산시설 피해의 복구가 완료돼 정상적인 생산 활동으로 복귀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생산은 올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해유전(영국과 노르웨이 포함)도 매장량 고갈이 가속화돼 감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미지역에서 멕시코의 석유생산도 부진할 것으로 본다. 이외에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바이오연료와 캐나다의 오일샌드 프로젝트 개발을 통한 증산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 주요 전망기관들은 올해 非OPEC 공급량 증감을 전년 대비 최저 41만 배럴에서 최고 64만 배럴까지로 증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OPEC의 원유생산은 1월부터 적용된 감산합의 이행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OPEC은 2008년 9월 생산량 대비 총 420만 배럴의 감산합의를 했다. 감산합의 이행률이 70% 미만에 그치는 경우 OPEC은 연평균 2945만 배럴로 2008년 대비 약 270만 배럴의 생산량 감소를 기록할 것이다.
세계 주요 전망기관의 2009년 OPEC 원유생산 전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945만 배럴로 전년 대비 270만 배럴의 감소, 미국 EIA가 160만 배럴 감소, CGES와 PEL은 각각 310만 배럴과 220만 배럴 감소로 전망했다.
IEA와 OPEC은 별도로 OPEC 생산량 전망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2009년 국제유가 기준전망의 수급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기관별 對OPEC 원유 수요를 비교해 보면,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980만 배럴로 전년 대비 150만 배럴 감소로 내다봤다.
미국 EIA는 3080만 배럴로 전년 대비 160만 배럴 감소를 전망한 반면 IEA는 3060만 배럴로 전년대비 70만 배럴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OPEC은 전년 대비 140만 배럴이 줄어드는 3020만 배럴을 전망했다.

*전망기관 최대 50만 배럴 수요수축 예상
 석유수요 경기불황으로 감소

지난해 세계 석유수요는 전년대비 약 20만 배럴 줄어든 8584만 배럴로 추정된다. 세계 석유수요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고유가 여파가 나타났던 1983년 이후 25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지난해는 9월 이후 밀어닥친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4/4분기 들어서면서 석유수요가 급속히 둔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미국을 포함해 OECD의 경우 연평균 수요가 4754만 배럴로 전년대비 163만 배럴이 감소해 非OECD 수요 증가를 상쇄했다. 이러한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세계 석유수요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불투명한 경기회복과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약 50만 배럴이 줄어든 8530만 배럴 수준으로 내다본다. 권역별로는 OECD 선진국의 수요가 전년대비 약 90만 배럴 감소하고 반면에 非OECD 권역에서는 중국과 인도, 중동 및 중남미 지역에서 신흥 경제성장국들의 둔화된 소비증가세의 영향으로 40만 배럴의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OECD 선진국의 2009년 석유수요는 4660만 배럴로 북미지역, 유럽지역, 아태지역의 고른 소비감소가 예상된다. 북미지역은 전년대비 소비 감소폭이 둔화되며 유럽과 아태지역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각각 30만 배럴과 20만 배럴의 수요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非OECD 경제권역에서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석유수요 증가율이 크게 둔화돼 총 석유수요가 3870만 배럴로 전년대비 40만 배럴 증가에 그칠 것이다. 소비증가 예상국가 또는 지역으로는 중국과 인도, 중도지역 및 중남미 순으로 점쳐진다. 러시아 등 구소련 국가의 석유수요는 2008년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IEA를 제외한 세계 주요기관들은 대부분은 2009년 세계 석유수요를 전년대비 15만~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의 CGES가 에너지경제연구원과 같은 50만 배럴의 감소치를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45만 배럴의 감소, 영국의 PEL이 40만 배럴 감소, OPEC은 15만 배럴 감소 등 대부분 마이너스로 내다본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일하게 올해 세계 석유수요를 2008년 보다 44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석유수요 전망은 세계경기 침체 전망의 영향에 따른 불가피한 분석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의 하향 조정이 이어졌던 12월 중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②휘발유 가격 결정의 요인
국제유가 하락해도 환율에 따른 도입가격이 관건
고환율 및 국제가격 변동의 ‘이중고’

사실상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 변동 보다 국제 휘발유 가격의 영향이 더 크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올해 초부터 들썩이더니 지난달까지 1500원대 수준에 진입했다. 여기에 오는 3월부터 원유와 석유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이 일제히 인상되면 휘발유 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원화의 약세와 달러 강세라는 고환율이 최근 들어 휘발유 가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국내 휘발유 가격의 오름세는 갖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휘발유 가격의 산정 기준이 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상승세인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세계적인 정유회사 몇몇이 가동을 줄이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한 시적 감소에 들어서고 있다. 그렇다고 국제 휘발유 가격이 마냥 하락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반대로 수출단가가 떨어져 국내 정유사들의 매출액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 휘발유 가격이 국내 가격과 연동된다고 해도 가장 큰 변수는 바로 환율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안정적인 반면에 국내 휘발유 가격이 치솟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국내 휘발유 가격에 그대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역시 원자재므로 수입 가격을 결정하는 환율의 가파른 상승은 적지 않은 문제로 불거졌다.
국내 정유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원 등락 할 때 업체마다 30억원 가까운 환차손익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단 1원이라도 오르면 바로 원유 수입가격에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휘발유 가격은 국제 금융시장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그 몸값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 하지만 여전히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폭은 관련 업계의 부담감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환율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국내 휘발유 가격의 인하는 낙관적이지 않다. 국제유가가 아무리 떨어져도 결국 환율이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으면 도입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휘발유 가격 결정에는 정부의 유류세 정책이 큰 작용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 일시적으로 시행한 유류세 10% 이하 조치가 지난 1월 1일부로 끝났다. 업계는 리터당 82원의 인상가격이 다시 적용된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휘발유 1리터에 붙는 유류세(교육세, 주행세, 개별소비세 등)는 약 745원(VAT별도)에 달한다. 휘발유 리터당 60%가 세금이다. 미국 15%, 일본 46%와 비교해도 과도한 세금 비중이라는 지적이다.

③주유소 가격구조 실태와 문제점
국내 74% 주유소, 판매 후 가격 확정
 주유소, 공급가격 ‘잘 모르겠는데요’

주유소 10곳 가운데 7곳은 정유사에서 공급받는 석유제품의 가격을 소비자에게 판매한 후에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주유소의 18%만이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기 전에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석유제품의 주유소 가격구조의 병폐적인 요인이 바로 자체적인 유통 이윤 확보에 있다는 것.
이로 인해 74%에 해당하는 주유소들은 공급가격을 모르기 때문에 자체유통마진 확보를 위해 일반 소비자에게 최대한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팔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주유소의 석유제품 거래 관련 실태조사’결과보고서(지식경제위원회 김태환 의원실)에 따르면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주유소 가운데 사전에 가격을 알고 제품을 주문하는 경우는 18%에 그쳤다. 공급당일 가격을 확인하는 경우가 8.5%, 공급 다음날 확인하는 경우가 4.0%였다. 공급받은 후 1주일에서 1개월 이내에 가격을 반영하는 주유소는 61.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말해 74%에 달하는 주유소는 자신이 팔고 있는 석유제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소비자에게 팔고 있는 셈이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가격을 알고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제품을 주문하는 일반적인 유통과정이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공급가격을 사전에 알지 못하는 경우, 주유소는 자체 영업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높은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밖에 없다.
실제 조사대상 주유소 가운데 약 41%의 주유소에서 이러한 사후 가격결정 방식이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그동안 관례화됐던 이러한 가격결정 방식에 대해 전면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품공급 후에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정유사와 주유소간의 가격 담합 등의 공정거래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게 조사를 담당한 김태환 의원 측의 입장이다.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전국에 영업중인 1만1070개의 주유소 가운데 3277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다.
이미 정유 5개사는 지난해 12월 24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전국 주유소에 자사 제품 판매를 강요하고 유리한 가격을 매기다가  시정명령을 받았었다. 오래전부터 1개 주유소가 여러 정유사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부 거래는 업계의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주유소의 가격구조에 대한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업계와 정부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정유업계 측은 사후정산은 주유소에서 요구된 상거래 관행이라는 주장이다. 가격 인하 요청을 수용하는 쪽으로 작용해 오히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CEO ENERGY 제4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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