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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진단분야 로봇기술로 Up - Grade

플랜트 진단분야 로봇기술로 Up - Grade

  • 기자명 황무선 기자
  • 입력 2010.12.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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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유화학 리포머 진단 ‘내게 맡겨라’
정밀진단, 비용절감, 위험감소 일석삼조

시간에 맞춰 알아서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돌아가 충전하는 청소로봇이 등장하면서 우리생활은 더욱 편안해졌다.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현장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사람이 하던 일들을 로봇이 대신하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로봇 기술이 적용되기 어려웠던 분야가 바로 정유, 석유화학 설비들이 즐비한 장치산업 분야였다. 고온 고압의 복잡한 시설로 구성된 장치산업은 언제나 많은 위험요인 속에서 운전이 이뤄진다. 따라서 이들 설비의 건전성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진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그 정확도가 바로 설비의 안전을 좌우하는 척도가 된다. 최근 정부의 차세대 에너지안전관리시스템 개발 사업을 통해 정유, 석유화학 장치산업에 로봇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진단시스템이 등장했다. 이 기술은 해외에 의존하던 진단업무를 국내 기술로 대체하는 동시에 연간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다.

장치진단분야 국내 첫 로봇기술

기술의 융·복합시대를 맞아 에너지 안전기술도 새로운 기술과 만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중앙대 윤기봉 교수를 단장으로 차세대 에너지안전관리시스템(ETI : Energy Technology Innovation Program)개발 사업은 지난 10월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달부터 상용화를 위한 2단계 업그레이드를 시작한다. 총 10개 과제로 구성된 이들 과제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이 바로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유양기술이 함께 개발한 ‘공정설비 개질로(Reformer)/가열로(Heater) CMMS 개발사업’이다.

CMMS란 Computerizing Maintenance Management System의 약자로 정유, 석유화학 공정의 핵심설비 중 하나인 개질로와 가열로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분석이 가능한 장비의 개발, 해당설비의 예방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제는 2006년 11월 시작해 3년간의 1차 사업수행을 완료, 현재 관련 장비의 개발과 측정데이터의 분석관리 프로그램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곧 2단계 사업을 통해 현장 적용을 진행함으로써 장비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현대오일, YNCC, SK에너지, S-Oil 등 실제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장비의 효용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개발된 장비는 가열로, 개질로 등에 설치된 튜브에 장착해 운용할 경우 전체적인 상태(외경, 크랙, 침탄, 두께)를 한 번에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진단 로봇이다. 또한 측정된 데이터를 정밀분석해 고온크리프 손상에 의한 재료열화나 구조적 손상 및 열화에 의한 Integrity 분석, 감육에 의한 잔여수명까지도 예측 가능한 시스템과 연동된다. 결국 사람이 직접 비계를 쌓고 올라가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제한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던 검사업무를 앞으로는 이 로봇을 통해 보다 손쉽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은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장치설비 분야에 처음으로 적용된 로봇기술이란 점에서 또 해외에 의존해오던 기술을 국내 기술로 대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

기술가치만 연간 수백억원대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개질로와 가열로는 제품을 생산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공정이다. 2010년 현재 GS칼텍스를 비롯 현대 오일뱅크 등 일부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의 지속적인 증설로 해당설비의 증설은 아직도 계속 진행형이다. 각 운영회사들을 대상으로 파악된 수량만도 현재 840여기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중 약 300여기가 노후로 인한 지속적인 관리대상이기도 하다.

개질로와 가열로의 설계수명은 10만 시간. 하지만 실제 교체되는 주기는 기업마다 상이하나 운전여건에 따라 3만 시간에서 8만 시간 정도 사용되는 것이 국내 기업들의 일반적 상황이다. 결국 제대로 된 안전성 평가와 관리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설계수명까지 제대로 운영되는 설비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사용 중인 해당 플랜트의 가동을 단 하루만 연장해도 최소 2억원에서 최대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결국 효율적인 진단과 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성· 정량적 평가만 제대로 수행해도 플랜트의 정수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설비의 사용수명을 극대화할 수 있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가치의 기대효과는 플랜트 한 기당 연간 수십억이상의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질로, 가열로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독일 MP사 및 일본 지오다사 등 해당 장비와 진단 기술을 가진 전문기관에 진단을 의뢰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의 진단 비용도 설비 하나당 적게는 5000만원(튜브 5본 검사기준)에서 1억5000만원(튜브 300본)을 요구하고 있어 연간 5억 이상이 관련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 반드시 외국 전문검사기관의 진단을 받지 않더라도 가열로 튜브는 재래식 방법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비계를 쌓아 설비의 상태를 비파괴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설비 진단의 한계점은 설비의 현 상태를 부분적으로만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일회성 검사에 그친다는 점에서 제대로 설비 상태를 확인하는 데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차라리 일찍 설비를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가 된 것이다.

결국 이 분야의 전문적인 진단장비 개발과 프로그램화를 통해 보다 선진화된 정성·정량적 평가가 가능할 수 있는 장비를 국산화 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외화지출을 막는 동시에 효율적인 설비의 운용을 통해 플랜트의 생산비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의 규모는 세계 4번째다. 세계적으로도 동남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신규 플랜트가 계속 증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 규모를 근거로 개질로, 가열로의 설비관리 비용만을 대략 추정해도 현재 연간 30억원이상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요설비의 지속적인 설비관리시스템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따라서 현재 개발된 장비와 프로그램의 우수성 및 효율성이 제대로 실증만 되도 국내 플랜트 기술이 속속 진출하고 중동 및 아시아 지역의 시장까지만 확보할 수 있다면 이 장비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기술적 가치는 최소 연간 500억원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차별화된 진단로봇의 특징과 기능

▲ ‘ACIT’로 플랜트 개질로 상태를 진단하고 있는 모습.
개질로와 가열로는 고온 튜브로 구성된다. 보통 고온 튜브의 설비관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자동 크롤링 장비에 의한 진단이 가능한가. 정량적 분석을 위한 평가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가. 설비통합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 3가지 기능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장비는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한 것이 유일하다.

자동 크롤링 장비를 이용한 검사장비로는 독일 MP사, 미국의 SRT社, 일본 지오다엔지니어링이 보유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중 MP社는 와전류 장치와 센서, 레이저 외경측정 장치를 탑재하고 있으며 SRT社는 레이저 내경측정 장치만을, 지오다社는 초음파, 와전류, 레이저 외경측정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개발된 장치는 와전류 장치와 센서, 레이저 외경측정, 초음파 측정이 동시 가능한 장비다. 또한 재료의 야금학적 분석과 초음파 열화측정까지 가능해 기능적인 면에서 크게 앞서 있다. 설비의 수명평가기법도 HP50, KHR 45A등 고 합금강의 고온 크리프 실험에 의한 θ상수를 구하여 수명평가를 할 수 있는 θ-projection method 기술을 적용했고 진단결과 및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저장해 설비의 상태와 경향분석을 통해 정성적인 수명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이 시스템은 이번 2단계 정부과제를 통해 추가적인 보완이 이뤄진다. 우선 기존 4개 채널로 이루어진 균열 및 침탄검사 센서를 8개 채널로 확장하고 두께 측정도 최소 기존 1개 채널에서 4개 채널로 확장해 장비의 검사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 크롤링 장치의 속도, 뒤틀림, 내구성, 디자인 등의 성능도 업그레이드해 구부러진 배관 등 다양한 현장에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경쟁으로 1000억원 해외시장 ‘사냥’

국내 정유, 석유화학산업은 이미 반세기 역사를 이룩하며 세계 4위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 플랜트 건설기술과 운전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고 제품 수출을 비롯해 플랜트 수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 안전진단 기술은 여전히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후진국 수준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사실 이 장비가 개발되게 된 배경은 오랜 시간동안 기술을 축적해온 한 기술자의 고집과 자존심에서 비롯됐다. 장비 개발을 주도한 가스안전공사 이태희 박사는 “우리도 할 수 있는데 왜?”라는 물음이 장비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라 말한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해외의 진단을 받고도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었던 것이 지금의 현실이었다. 이러다 보니 우리가 실정에 맞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세계적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특히 가열로나 개질로 튜브는 표면이 거칠고 비계를 쌓아 사람이 직접 높은 곳에 올라가 검사를 해야 함으로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기업으로 봐서도 검사를 위한 부수적인 비용손실도 크다. 또한 고온의 튜브는 검사를 수행하더라도 그 설비의 특성상 전체적인 검사를 수행하지 않고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또 연간 10여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국내 설비의 건전성 제고는 물론, 세계적인 기술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관련시설의 세계적인 검사기법은 첨단기기를 이용한 자동검사시스템(Auto-inspection System)을 적용해 인력 및 비용의 손실을 줄이는 한편 표면 조건에 관계없이 정밀한 검사를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객관적 상황만을 고려해도 이 검사장비가 갖는 가치는 연간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며 국내 시장규모는 37억원, 세계 시장규모는 1000억원에 달하는 보물 창고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 상기 기사는 에너지코리아뉴스의 자매지 월간 <CEO ENERGY> 2010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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